커버스토리 제 500호 (2005년 07월 04일)

‘중국공장ㆍ미국판매’ 대세 정착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1

한국경제의 성장모형은 ‘수출주도형’이다. 미국ㆍ일본의 내수의존적 발전패턴과는 사뭇 다르다. 주력업종 역시 서비스보다 제조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제조업의 성장기여도가 70%를 차지한다. 그중 수출기여도는 95%에 육박한다. 전형적인 대외의존형이다. 무역의존도(수출+수입)는 최근 70%에 이르렀다. 1990년 50%대에서 꾸준히 느는 추세다. ‘Made in Korea’로 상징되는 ‘무역입국’이 여실히 증명된 셈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국경철폐와 글로벌화에 힘입어 아예 나라 밖에서 만들어 팔자는 움직임이 중대한 코드로 정착됐다. 생산ㆍ판매라인 자체의 해외진출이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ㆍ벤처기업까지 가세했다.

한국기업의 해외진출은 90년대 이후 부쩍 늘어났다. 수출입은행 통계를 보면 68~80년 누적순투자(총투자-회수) 금액은 1억2,700만달러(279건)에 불과했다. 그러던 게 지난해에는 51억524만달러(3,549건)로 급증했다. 특히 2000년대 이후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올해는 4월 말 현재 22억7,502억달러(1,610건)에 달한다. 이대로라면 기록 경신이 무난할 전망이다. 전세계에 진출한 총투자 건수는 2만5,407건에 금액은 541억1,792만달러다. 순투자규모는 2만3,513건ㆍ421억1,346만달러다. 지역별(누적치)로 보면 아시아가 ‘No.1’이다. 179억4,679만달러(1만6,348건)로 북미(112억2,524만달러)ㆍ유럽(69억722만달러)ㆍ중남미(35억6,983만달러) 등을 현격한 격차로 따돌렸다. 국경 없는 경제활동이 낳은 산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KOTRA에 따르면 6월23일 현재 해외진출 한국기업 숫자는 7,152개사다. 지난해 말 6,623개사에서 조금 늘어난 규모다. KOTRA 해외진출지원센터 관계자는 “이 숫자는 현지 무역관에서 파악한 것”이라며 “신고하지 않거나 공개를 꺼리는 기업까지 포함하면 전체 규모는 수출입은행의 투자건수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도별 진출현황을 보면 97년에 가장 많이 진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약 500개사가 나라 밖에 법인을 세웠다. 반면 2003년은 90년대 이래 진출성적이 가장 저조했다. 약 180개사에 불과해 평균을 까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의 해외투자 효시는 한국남방개발의 인도네시아 진출 케이스다. 68년의 일로 이후 본격적인 해외진출의 물꼬가 터졌다. 클라이맥스는 90년대다. 정부의 국제화 노력과 국내 생산비용의 급격한 상승이 해외투자를 가속화시켰다. 물론 외환위기 이후에도 금액은 증감을 반복했지만 투자건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최근 한국기업의 새로운 해외둥지로 부각되는 곳은 중국과 베트남이다. 국내 역수입을 노린 중국진출과 현지 수출기지로서의 베트남이 투자적지로 떠오른 결과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투자계획ㆍ의사를 가진 제조업체가 52%로 조사(2004년 6월 보고서)될 만큼 해외투자가 붐”이라며 “특히 생산기지로서 중국ㆍ아시아가 압도적으로 높다”고 전했다.

역시 중국은 지역별 진출현황에서도 1위(43%)로 나타났다. 2위는 아시아지역(25%)이다. 북미(11%)와 유럽(7%)ㆍ중남미(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 현재 중국 진출기업은 모두 2,888개사다. 중국 내에서도 산둥성(887개사)이 한국기업의 전초기지로 나타났다. 톈진시(336개사)ㆍ상하이시(272개사)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기업이 산둥성에 둥지를 틀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56%(2,052개사)로 집계돼 22%의 무역업(397개사)을 앞섰다. 한편 홍콩(161개사)과 대만(54개사)은 중국 현지보다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의 해외진출 형태는 주로 법인(72%)이다. 사무소(12%)와 지점(10%) 형태는 일부에 불과했다. 본사에서 파견된 직원은 5,575명이다. 한 업체당 2~4명 정도가 파견된 경우가 모두 2,298명으로 가장 일반적이었다. 특히 중국에 파견된 인원이 가장 많았다. 현지직원의 고용현황은 10명 이하와 300명 초과 케이스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투자진출 상위 10개국은 중국(2,673개사)ㆍ미국(698개사)ㆍ인도네시아(408개사) 순으로 집계됐다. 베트남ㆍ일본ㆍ필리핀ㆍ홍콩ㆍ멕시코ㆍ태국ㆍ러시아가 나머지 ‘톱10’ 멤버로 나타났다.

한국기업의 해외진출은 대기업이 선도 중이다. 특히 그룹사의 해외진출이 아주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돋보이는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현재 95개의 해외 현지법인ㆍ지점을 갖췄다. 판매ㆍ물류법인(41개), 생산라인(25개), 지점(29개) 등이 세계 각국에 나가 있다. 판매망이 주로 선진국에 위치한 반면, 생산라인은 중국과 동남아가 과반수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삼성SDI는 2억3,000만달러를 투자해 브라질에 브라운관 생산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모두 12개 해외법인이 활동 중이다. 삼성물산(11개)ㆍ삼성중공업(1개)ㆍ삼성코닝(3개)ㆍ삼성생명(6개)ㆍ삼성화재(4개) 등도 활발한 생산ㆍ판매활동을 벌이고 있다.

LG그룹도 만만찮은 해외진출 성적표를 갖고 있다. LG는 지난해에 해외매출 비중이 73%에 이를 만큼 해외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82조원 가운데 수출ㆍ해외법인 매출 등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이 60조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총매출액의 86%(30조2,000억원), LG필립스LCD는 90%(7조2,981억원)가 해외매출이다. LG화학 역시 올해는 총매출의 과반수인 4조6,000억원을 해외매출에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현지법인수는 2003년 말 141개에서 지난해 말 150개로 늘어났다. 세부적으로는 LG전자(76개)ㆍLG화학(21개)ㆍLG필립스LCD(7개)ㆍLG상사(7개)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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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