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500호 (2005년 07월 04일)

먹거리 이어 자동차도 ‘코리아 원더풀’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1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다운타운에서 택시를 타고 1시간쯤 달리면 풀무원 두부공장이 나온다. 풀러톤에 위치한 이 공장은 풀무원의 국내외 두부공장을 통틀어 가장 시설이 좋은 곳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하루 16시간을 가동해 4만모를 생산하는 대형공장이지만 현장근로자는 5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자동화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셈이다.

풀무원 두부는 한국에 이어 미국시장에서 또 다른 성공신화를 일구고 있다. 1995년 LA에 첫 공장을 설립한 이래 2002년 뉴욕에 제2공장을, 2003년 LA에 제3공장을 잇달아 세울 정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매출액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1,86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에 비해 48% 성장했다.

게다가 2001년에는 미국 서부 최대의 두부업체인 와일드우드(Wildwood)까지 인수했으니 그야말로 욱일승천의 기세가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해외에 생산거점을 갖추는 기업들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이나 신발ㆍ섬유업체 등이 대다수다. 일부 제과 및 식품업체들이 해외진출을 했지만 어디까지나 한국과 식생활문화가 비슷한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장에 그쳤다.

미국에 공장을 세워 직접 ‘메이드 인 USA’로 시장을 공략한 것은 식품업계에서 풀무원이 처음이다. 풀무원이 미국에 진출한 것은 지난 1991년. 처음에는 한국에서 두부제품을 들여와 교민을 상대로 영업했다. 그런데 당시 한국교민사회의 두부시장은 80% 이상을 일본 두부업체인 히노이치가 차지하고 있었다. 소규모 한인 제조업체가 2개 정도 있었으나 갈수록 품질과 가격 면에서 일본업체에 밀리며 경쟁력을 잃어갔다.

풀무원은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95년 6월 주요 설비를 한국에서 들여와 하루 생산 1만5,000모 규모의 소형 두부공장을 설립했다. 이후 풀무원의 ‘소가’(SOGA) 브랜드는 고급두부의 대명사가 됐다. 풀무원의 존 심 세일즈디렉터는 “일본업체들이 PB브랜드로 들어가는 고급매장에도 풀무원은 자체 브랜드를 고집하고 있을 정도로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러다 보니 현지생산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상황이 역전돼 지금은 한국교민시장의 70%를 풀무원 두부가 차지하고 있다.

풀무원의 두부공장은 최첨단 시설을 자랑한다. 기자가 방문한 3공장만 하더라도 60억원을 들여 최신설비를 설치했다. 위생문제를 해결하고 품질을 높이기 위한 수순이었다. 게다가 현지화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와일드우드를 인수한 것도 현지 브랜드로 교민시장이 아닌 미국인 상대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법인의 송재열 부장은 “기존 풀무원의 제조능력과 와일드우드의 유통 및 브랜드 파워를 결합시켜 미국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품기업의 미국진출은 꼬리를 물고 있다. 농심은 최근 5,500만달러를 투자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쿠카몬가시 소재 라면공장이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대지 1만5,600평, 건물면적 7,450평이며, 봉지라면 1라인과 용기라면 2라인이 설치됐다. 주요 생산품은 신라면, 너구리, 해물탕면, 육개장사발면, 김치사발면, 신라면, 큰사발면 등이며 생산능력은 연간 2억개에 달한다.

미국 내 라면소비량은 연간 40억개, 1인당 소비량 약 14개로 한국의 1인당 연간 라면소비량 약 80개에 견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회사측 분석이다. 미국지역 수출 초기에는 주소비층이 교민위주였으나 최근에는 아시아계, 중남미계 등으로 소비층이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14개의 해외생산거점을 갖고 있는 CJ는 LA 인근에 베이커리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한국기업 최초의 베이커리 생산시설이 될 전망이다.

미국에 생산공장을 세운 한국기업은 1,270여개(2004년 6월 말 기준ㆍ수출입은행)다. 그러나 이는 휴폐업 기업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로 실제로는 1,000개 정도이다. 주요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가 앨라배마주에 자동차공장을, 삼성전자가 오스틴에 D램 반도체공장을, SKC가 조지아주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현대차가 앨라매마 공장을 준공한 것은 한국기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현대차 미국공장은 몽고메리시 210만평 부지(건평 5만6,340평)에 총 11억달러를 투자해 연산 3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이 세계 최대의 시장이자 자동차의 본고장이라는 점에서 한국자동차의 ‘메이드 인 USA’의 출시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더군다나 미국에 생산법인을 설립한 것은 글로벌 기업으로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현대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전체의 14.5%에 불과하다. GM 57.5%, 포드 49.4%, 도요타 41.0%, 르노 51.9%, 폭스바겐 62.7%, 혼다 60.9% 등임을 감안하면 해외생산 확대는 미룰 수 없는 급선무였던 셈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시장이다. 미국시장을 잡으면 세계를 잡을 수가 있는 셈이다. KOTRA 관계자는 “(미국이) 임금수준은 높지만 기업경영 여건이 뛰어나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노동력의 수준도 뛰어나다”며 “향후에도 한국기업의 진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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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