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500호 (2005년 07월 04일)

‘직원들에게 비전과 가치 제공’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1

LG전자 몬테레이 공장에서 만난 호세 프루히요 곤살레스(인사관리 서브 디렉터ㆍ40)는 늘 싱글벙글 웃는 모습이다. 처음 보는 기자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는 것이 한국식 예절에도 어느 정도 익숙한 것 같았다. 2001년 9월 입사한 그는 인사채용, 연봉협상, 사원교육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북멕시코의 한 운송업체에서 5년 이상 인사관리 매니저로 일했던 그는 몬테레이에 LG전자 공장이 설립되면서 스카우트됐다. 그는 LG가 이전 직장과 어떤 점이 다르냐고 묻자 “속도”라고 답한다. “이전 직장을 뒤돌아볼 때 느림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LG는 항상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이로 인해 사원들을 매우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기자가 재빨리 그럼 LG의 약점은 무엇이냐고 묻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제 눈에는 약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LG는 세계적인 기업입니다. 직원들에게 삶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갖게 합니다.” 해외진출한 기업들의 가장 어려운 점은 인사관리다. 그에게 인사관리에서 시급히 풀어야 할 문제가 뭐냐고 물었다. “적당한 곳에 적당한 인재를 배치하고 이들이 애사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도록 하는 겁니다.”

멕시코인인 그로부터 멕시코 근로자의 특징을 들었다. “우리는 동기가 분명할 때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하며, 일터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한국에 3번 가봤다는 그는 “결단력이 뛰어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희생하는 한국인의 정신을 숭배한다”며 LG에서 계속 성장하고 싶다며 빙그레 웃는다.

비핀 굽타 LG전자 인도법인 가전담당 사업부장

‘주요 의사결정 인도인에 위임’

비핀 굽타(Vipin Guptaㆍ38) LG전자 인도법인 사업부장(Product Manufactu-ring Head)은 인도 공장의 가전을 담당한다. 특히 컬러TV와 모니터의 기술개발(R&D), 품질관리, 구매를 책임진다.

“LG전자의 공장은 97년 델리 근교 ‘그레이터 노이다’(Greater Noida)지역에 건립됐습니다. 공장이 세워진 직후부터 LG에서 일했습니다. 8년째 LG맨으로 일하고 있는 셈이죠.”

굽타 부장은 88년부터 1년간 인도 YMCA에서 전자공학 관련 기술을 익혔다. YMCA 수료 직후에는 인도 가전기업인 오니다(Onida)에 입사, TV제조 일을 8년간 했다.

“오니다에서 LG전자로 옮긴 뒤 지금까지 만족하고 있습니다. 인도인 직원에게 재량권을 충분히 주는 LG전자의 기업문화가 마음에 듭니다. 주요 사안의 결정권을 인도인에게 위임하고 있습니다.”

그는 LG전자의 인도 내 성공을 부른 요인 중 하나로 성과급 제도를 꼽았다. LG전자의 본봉 자체는 인도의 다른 가전기업과 비슷한 수준. 반면 성과급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실적 좋은 직원은 월급의 10배에서 15배를 성과급으로 받기도 합니다. 다른 직원의 도전정신을 높이는 계기가 되더군요.”

굽타 부장은 LG전자의 해외연수제도 덕에 20여개국을 방문할 수 있었다. 한국에도 4~5차례 방문해 연수를 받았던 그는 LG전자의 구미ㆍ창원공장을 둘러볼 기회 또한 얻었다. 그는 “외국인들이 인도의 계급제도인 ‘카스트’를 오해하고 있다”며 “지금의 인도사회는 5~10년 전과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카스트 계급보다 개인의 노력 여부에 의해 직업이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인도 학부모의 자녀교육열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교육수준이 높아진 인도인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IT가 발달하게 됐습니다.”

굽타 부장은 “인도의 우수한 인적자원은 인도에 투자한 외국기업의 성과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장 인터뷰 - M. B. 아흐메드 사라콜드포지 사장

‘품질 대만산보다 뛰어나’

M. B. 아흐메드(Ahmedㆍ37) 사라콜드포지(Sara Cold Forge) 사장은 인도인 바이어다. 인도 첸나이지역에 본사를 둔 그는 한국의 축전기와 DVD플레이어, 중고기계, 볼트를 인도로 수입한다. 지난해에는 1,000만달러의 한국제품을 인도로 수입한 공로로 한국 산업자원부 장관의 표창까지 받았을 정도다.

“한국제품의 품질은 중국과 대만제품에 비해 월등합니다. 가격은 일본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죠. 또 유럽 표준에 맞춰 있는 경우가 많아 한국산 제품을 선호합니다.”

아흐메드 사장은 인도 산업 여건을 감안, 한국기업의 진출 유망품목 몇가지를 제시했다. 건축자재와 전기설비, 통신케이블, 섬유기계, 에너지 미터, 파이프, 컴퓨터, DVD, MP3, 자동차 액세서리 등이 바로 그것. “인도산업연구소가 지난 3~6월에 자본재, 기초 및 중간재, 내구소비재, 소비재의 산업동향을 조사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내구소비재를 제외한 모든 산업이 10%에서 30% 증가했습니다. 이 같은 인도의 산업성장은 한국의 큰 기회로 작용할 겁니다.”

그는 “인도인은 애프터세일 서비스를 중시한다”고 귀띔했다. 한국기업이 인도에 직접투자해 법인을 세울 때도, 인도기업과 제휴를 맺을 때도 서비스센터는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인도인은 수입을 하기 전에 거래처와 신용 쌓기를 매우 중시합니다. 신용을 쌓아가는 데 60일에서 120일 정도 걸리는 게 보통입니다. 인도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는 한국기업은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겁니다.”

아흐메드 사장은 휴대전화, 컴퓨터 등의 제품은 라이프사이클이 짧아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에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속담이 있듯이 인도에도 비슷한 속담이 있다. 아흐메드 사장은 “인도기업은 큰 거래 전에 시장 테스트를 위한 소규모 거래를 반드시 한다”며 “한국기업은 인도기업이 시험주문을 하더라도 처음부터 도매가격을 제시하라”고 조언했다.

jenny@kbizweek.com

애론 피어스 풀무원 미국법인 직원

‘한국직원들 성실함에 감동’

“어린 시절부터 두부를 먹고 자랐지요.” 미국 풀무원 법인에서 마케터로 일하는 애론 피어스(25). 농촌에서 자란 그는 어린 시절부터 두부를 즐겨 먹었다. 요즘도 두부는 식사 때마다 식탁에 오른다고 한다. 두부는 미국에서 대중적인 식품이 아니다. 그저 건강식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의 두부예찬론에 고개를 갸웃했더니 “한국인 아내를 뒀다”며 빙그레 웃는다.

그는 풀무원이 인수합병한 와일드우드의 마케터로 일했다. 와일드우드는 지난 78년에 설립된 미국 콩 전문업체. 풀무원이 적극적으로 미국시장 공략을 시작하면서 그를 스카우트한 것이다.

그는 풀무원에 대해 입사하기 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창업주인 원경선 원장이 풀무원을 설립한 과정을 알게 되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는 미국회사에서 한국회사로 옮아오면서 한국직원들의 성실함에 깜짝 놀랐다. “미국인들은 대체적으로 일을 할 때 직업윤리가 부족한 데 비애 한국직원들은 직업윤리가 강하고 더 열심히 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풀무원이 미국시장에서 성공할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물론”이라고 잘라 말한다. “우선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듭니다. 더군다나 R&D센터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소이푸드에서 충분히 미국의 리딩컴퍼니가 될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풀무원 직원으로서 회사 자랑 좀 해달라고 했더니 한참을 신중하게 생각하다 진지한 표정으로 말문을 연다. “풀무원의 기업철학은 환경과 가족을 생각한다는 겁니다. 어떤 회사는 제품만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풀무원은 나의 친구와 가족에게 먹일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그 철학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철학은 직원들의 이익에도 적용시키니 더욱 좋을밖에요.”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일하고 있는 동안 회사가 계속 성장해 미국에서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씩 웃는다.

jun@kbizweek.com

현장 인터뷰 - 레오니드 이바노프 LG전자 러시아지사 프로덕트 마케터

팀워크 중심 조직문화 ‘내 스타일’

러시아는 세계 휴대전화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활기를 되찾은 경제와 함께 등장한 중산층의 휴대전화 구매력이 여느 서방 선진국 못지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롭게 러시아에 진출하는 글로벌 가전ㆍ정보통신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낯선 시장에 정통한 직원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이에 따라 러시아 비즈니스가 짧지 않은 한국기업의 직원들은 누구나 탐내는 스카우트 대상이 된다. 레오니드 이바노프 프로덕트 마케터(45)도 그런 인재 가운데 한 명이다.

“1997년 금성에서 LG로 사명을 바꿀 당시부터 LG에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LG전자의 활약이 두드러졌거든요. 하지만 입사 당시에는 LG의 잠재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이바노프 마케터는 LG전자가 일반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는 과정을 고스란히 겪었다. 이제는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LG = 고급브랜드’란 인식이 확고하게 뿌리내렸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그래서일까. 그는 고객들이 LG제품을 구매하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가장 큰 보람을 찾는다.

“모니터, 오디오 등 5개 제품이 러시아 국민 브랜드로 선정됐을 때가 무엇보다 즐거웠습니다. 최근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플라스마TV, 휴대전화 등도 국민 브랜드로 선정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에 입사했으니 이바노프는 이제 5년차 LG맨이다.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이바노프는 골수 LG맨임을 자신한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조직문화가 자신과 잘 맞는다는 것. 특히 한국의 본사 및 다른 법인에서 방문한 인사들과 한자리에 모여 LG구호를 외칠 때는 LG맨이라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든다는 설명이다.

“한국기업은 목표를 설정하면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고 역동적입니다. 그것이 오늘날 한국을 만든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LG전자가 러시아와 CIS지역에서 명실상부한 넘버원 브랜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입니다.”

hjb@kbizweek.com

졸탄 캔첼 삼성전자 헝가리법인 인사부 사원

풍부한 기회ㆍ적절한 보상 ‘대만족’

올해 28살인 졸탄 캔첼이 삼성전자 헝가리법인에 입사한 것은 2003년. 이제 입사 3년차인 새내기 사원이다. 신문에서 직원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자마자 지원하기로 결심했다.

“삼성전자는 헝가리에서 매우 잘 알려진 기업인데다 모집하는 부서가 인사부여서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습니다. 대학에서 ‘인사학’(Human Resource)을 공부했기 때문에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죠.”

입사 2~3개월 후 삼성전자는 바깥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강한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캔첼은 말한다. 기업의 규모, 혁신성, 업적과 결과물 등 알면 알수록 ‘삼성은 미래 비전이 있는 회사’라는 확신이 선다는 것. 자신의 모든 가전제품을 삼성제품으로 구입할 정도로 신뢰가 깊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헝가리법인을 방문했을 때는 ‘영광스러웠다’고 말할 만큼 삼성과 깊은 유대감을 갖고 있다.

“직원으로서 삼성의 가장 큰 장점은 기회를 풍부하게 제공한다는 겁니다. 현지 직원들이 실력을 발휘해 업적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다른 다국적 기업에 비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기업에 비해 일이 많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에 따른 보상이 적절하게 주어지므로 피곤하긴 해도 직무 만족도는 오히려 더 높죠.”

캔첼은 일 욕심이 많다. 자신의 직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최대한 적극적으로 참여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현재보다 더 나은 위치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 하지 않겠냐는 것.

“근면, 열린 마음, 좋은 아디디어로 일하면 제가 생각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은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물론 약간의 운도 필요하겠죠.”

hjb@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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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