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500호 (2005년 07월 04일)

연예주식회사, 돈·권력 ‘한 손에’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1

요즘 청소년에게 장래희망을 물으면 단연 상위권에 드는 직업이 바로 연예인이다. 저학년으로 갈수록 그 선호도는 더 높게 나타난다. 초등학생만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던지면 연예인은 리스트의 가장 윗자리를 장식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연예인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된 현상만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가 하나의 산업으로, 그것도 급성장세를 보이는 한국의 대표업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시대상이 반영된 데서 나타난 결과다.

TV드라마, 영화 등 한국문화에 열광하는 신드롬, 즉 한국문화의 조류를 일컫는 ‘한류’가 중국어사전에 정식 수록될 정도로 한국 대중문화는 강력한 힘을 자랑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대중문화산업은 그 규모 면에서만도 수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한국 영화ㆍ연예산업은 5조원 규모로 신발, 목재 등 전통적인 굴뚝산업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더욱이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이 같은 외형상의 변화로 연예산업 내부에도 몇가지 달라지고 있는 특징이 눈에 띈다. 한마디로 연예산업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에도 변화를 줘야 하는 시점이 됐다는 이야기다.

우선 ‘스타’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스타를 좇는 팬은 이제 단순히 인기도를 측정하는 수단이 아니다. 이들은 곧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소비주체로 연결되기 때문에 팬의 숫자는 스타의 권력을 의미한다. 예컨대 엄청난 일본팬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배용준의 인기는 일본관광객 증가라는 결과를 낳았을 뿐만 아니라 일본 내 한국 이미지마저 바꿔놓을 정도다.

따라서 스타의 사회적 지위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인기연예인끼리 맺어지는 ‘스타커플’이 많아진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1970~80년대에는 화려한 미모의 여자연예인이 부와 명예를 가진 재벌가와 맺어지는 케이스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 스타들은 연예인이라는 특수한 직업을 잘 이해하면서도 부와 명예를 동시에 누리는 동료연예인과 결혼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 보니 연예인을 보유한 연예기획사들의 위상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소속 연예인의 브랜드를 활용한 스타 마케팅으로 막대한 수입을 올린다. 또 자회사를 만들어 소속 연예인을 활용한 드라마나 영화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SM엔터테인먼트나 예당엔터테인먼트처럼 몇몇 기획사들은 코스닥 등록으로 기업을 공개하는 등 우량기업으로서 자신감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기업화된 기획사들은 자연히 수익을 위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게 된다. 가수를 키우는 가수기획사에서 연기자 매니지먼트를 겸업하는 등 연예인 자원을 원소스 멀티유스로 활용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멀티플레이어형 연예인이 성공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도 그래서다. 이효리나 그룹 신화의 에릭과 김동완, HOT 출신의 강타 등이 앞다퉈 TV드라마에 출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자연히 스타들의 몸값 변화도 엄청나다. TV드라마의 경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최고 출연료가 수백만원에 그쳤지만 현재는 회당 출연료가 2,000만원에 달하는 스타도 있을 정도로 몸값이 뛰었다. 영화 역시 마찬가지여서 5억~6억원의 출연료에 관객당 수입을 더 받는 러닝개런티를 함께 받은 경우도 있다.

스타들의 이름 석자가 이처럼 하나의 브랜드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사업가로 성공적인 변신을 거두는 연예인이 늘어난 것도 최근 엔터테인먼트산업 내에 일고 있는 변화상 중 하나다. 한마디로 일반 샐러리맨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트렌드처럼 ‘투잡스족’ 연예인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 연예인들이 직업의 불안정성을 떨쳐내기 위해 외식업 등에 종사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패션ㆍ뷰티 등 연예업종과 직접 관련이 있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배우 이혜영의 패션브랜드 ‘미싱도로시’가 꼽힌다. 그녀는 홈쇼핑을 통해 이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1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역시 패션사업을 시작한 이승연, 김완선의 경우 유통채널을 홈쇼핑 대신 동대문시장으로 잡았다. 동대문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연예인으로는 구준엽, 이현우 등도 있어 요즘은 아예 ‘스타를 보려면 동대문시장에 가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 같은 트렌드는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수 제니퍼 로페즈로 그녀는 직접 디자인한 패션브랜드 제이로(J.Lo)를 성공시켰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디자인과 품질을 바탕으로 제품을 구매한다. 하지만 스타의 이름이 갖는 브랜드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미국의 사례에서도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최근 한국 내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엔터테인먼트산업 변화의 한 축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공연의 수가 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 한국뮤지컬이 나오기 시작하는 등 한류 열풍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뮤지컬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대중스타들이 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오는 8월 말 공연되는 뮤지컬 <아이다>에 아이다 역으로 출연하는 가수 옥주현은 라디오 진행을 제외한 모든 연예활동을 접고 뮤지컬 연습에 매달리고 있다. 역시 비슷한 시기에 공연되는 뮤지컬 <뱃보이>에는 그룹 SES 출신의 슈가 출연할 예정이다. 또 현재 공연 중인 작품으로 8월 초까지 계속되는 뮤지컬 <그리스>에는 TV시트콤으로 인기를 모은 가수 겸 탤런트 지현우와 탤런트 조여정이 주인공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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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