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전쟁>은 할리우드 흥행 파워 1위 감독과 배우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크루즈가 <마이너리티 리포트>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SF액션이다. 놀랄 만한 상상력으로 충격적인 광경들이 펼쳐지지만 플롯에는 상당한 허점이 엿보인다. 이 때문에 스필버그 감독의 전작들에서 만끽할 수 있었던 신나는 모험과 짜릿함은 크게 부족하다.<우주전쟁>은 외계인이 지구에 침공해 인류를 절멸로 몰아넣는 상황을 그려낸다. 비슷한 소재의 <화성침공>과 <인디펜던스데이> 등과 달리 이 영화의 주인공은 외계인과 당당히 맞서는 영웅이 아니다. 톰 크루즈가 맡은 주인공은 부권을 상실한 채 희망 없는 나날을 보내는 평범한 노동자다. 그것은 거대한 외계인 앞에서 보잘 것 없는 인간존재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영화가 시작된 지 1시간이 흐른 뒤에야 인간의 반격이 개시되지만 이 또한 무용지물이다. 외계인을 물리치는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다.이런 구성으로 인해 이 작품은 SF액션이라기보다 <투모로우>식의 재난영화에 가깝다. 주인공의 적대자가 기상이변이 아니라 외계인으로 대체됐을 따름이다. 두 영화의 중심인물은 엄청난 재난에서 자식을 구출하기 위해 분투하는 아버지다. 주인공이 외계인과 조우하는 장면에서 그들을 몰래 숨어서 관찰할 뿐이다. 외계인은 마치 기상이변처럼 인간과 소통이 불가능하다. 그것은 공포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사람들로부터 이성을 빼앗고 만다. <우주전쟁>에서 외계인에게 맞서는 주인공과 지구인의 행동에는 아무런 비전도 전략도 없다. 스필버그 감독의 와 <클로스 인카운터> 등에 엿보였던 외계생명체에 대한 경이로움이 사라졌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제시됐던 미래세계에 대한 비전도 상실했다.오로지 외계인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인류를 살육하는 참경만이 가득하다. 외계생명체에 대한 미국인의 공포심이 가장 극단적으로 표현된 작품이다.외계인들이 수백만년 전에 지구 땅 밑에 트라이포드(세발괴물)를 묻어 놓았다는 설정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문명도시에서는 땅이 여러 번 파헤쳐졌을 것이고 따라서 괴물의 정체도 발각됐을 것이다.그러나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답게 볼거리들은 풍성하다. 땅에서 솟구치며 주변 인간들에게 살인광선을 날리는 세발괴물, 추락한 항공기 잔해의 섬뜩한 광경, 불에 탄 채 달리는 기차 등은 인상적이다.이 작품에 영감을 준 것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한다. 20세기 오손 웰스 감독이 라디오 방송프로그램 <화성침공>에서 가상의 외계인 침공장면을 진짜처럼 보도해 사람들의 경악스러운 반응을 그대로 전달했던 실화가 하나이며, 웰스의 19세기 동명소설이 다른 하나다. 7월7일 개봉, 12세 이상개봉영화▶여고괴담4: 목소리여고괴담시리즈의 4번째 작품. 목소리를 공포의 도구로 사용한 호러. 살해된 친구의 목소리가 여고생의 귓전에 맴돌면서 공포가 다가온다. 감독 최익환, 주연 김옥빈, 서지혜, 차예련▶분홍신탐욕이 가져오는 저주를 그린 공포영화. 지하철에서 발견된 분홍신을 가지려는 여인과 주변 인물들에게 비극이 일어난다. 김혜수가 <쓰리>, <얼굴없는 미녀>에 이어 극단적인 정서를 선보이는 여주인공을 맡았다. 감독 김용균▶마다가스카뉴욕 동물원에서 사육되던 동물들이 마다가스카의 원시림으로 떠나 겪는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 풍성한 패러디가 3D화면에서 유머러스하게 그려진다. 감독 에릭 다넬, 톰 맥그레스, 주연 벤 스틸러, 크리스 록▶배트맨 비긴즈배트맨의 탄생과정을 담은 이 시리즈의 5번째 영화. 사실적인 액션과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인다. <메멘토>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했다. <아메리칸사이코>의 크리스천 베일이 배트맨 역을 맡았고 게리 올드먼, 리암 니슨, 마이클 케인, 와타나베 켄 등이 출연한다.▶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섹스심벌인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가 ‘킬러부부’로 출연해 총과 칼로 부부싸움을 벌이는 액션코미디. 피트와 졸리 부부가 주방에서 벌이는 부부싸움과 외부킬러들과의 갖는 자동차추격전 등이 볼 만하다. 감독 덕 라이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