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내놓은 언더웨어ㆍ주얼리 브랜드 ‘엘리프리’ 빅히트

“사실 기대치를 상회하는 결과가 나오고 주변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해줘서 너무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언더웨어와 주얼리에 이어 내년에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잡화도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에요.”‘조각 같은’ 마스크로 대한민국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연기자 황신혜(42)가 비즈니스우먼으로 또 한번 ‘신데렐라’가 됐다. 지난해 9월 현대홈쇼핑을 통해 독점출시한 ‘엘리프리’(ELYPRY)라는 언더웨어ㆍ주얼리 브랜드가 ‘황신혜’라는 스타의 후광을 업고 큰 인기를 끄는 등 대박행진을 거듭해 오고 있기 때문.엘리프리는 엘레강스(Eleganceㆍ우아함)와 프리티(Prettyㆍ아름다움)의 조합으로 탄생한 브랜드네임으로 제품의 컨셉은 크게 ‘로맨틱’, ‘섹시’, ‘스포티’로 요약된다. 홈쇼핑의 특성상 고객의 상당수는 주부들이다. 제품을 내놓은 지 1주년을 바라보고 있지만 여전히 방송 회당 평균 1억5,000만~3억원의 주문접수를 이끌어낼 정도로 ‘엘리프리’는 여심을 확실하게 사로잡았다.홈쇼핑서 회당 주문액수 1억5천 웃돌아“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게 돼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마음처럼 몸을 관리하기가 힘들잖아요. 바로 이런 여성의 바람을 엘리프리라는 브랜드에 녹였습니다. 40대 여성이 주는 엘레강스와 20대 여성이 주는 프리티한 이미지가 양대 맥이죠. 타깃은 심리적으로 20대를 지향하는 30~40대 여성입니다.”그녀가 (주)IBW와 손을 잡고 탄생시킨 ‘엘리프리’의 성공에는 홈쇼핑의 ‘생리’를 제대로 읽은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예를 들면 언더웨어 상품구성시 한 패키지에 로맨틱과 섹시, 스포티 스타일을 모두 녹여넣어 구매자가 그때그때 기분과 용도에 따라 선택해서 착용할 수 있게 선택의 폭을 넓힌 것. 여기에 연령을 초월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이지웨어를 포함시켰다. 현재 ‘엘리프리’는 실구매자 타깃은 30~40대로 설정해두지만 디자인이나 스타일에서는 20대의 그것을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한다.현대홈쇼핑측은 ‘엘리프리’가 다분히 섹시한 이미지로 포지셔닝될 것을 예상했으나 황신혜가 여러차례의 디자인 컨셉 수정을 요구해 트렌디하고 큐트한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전했다.액세서리의 경우에도 그는 자신의 스타일을 제품디자인에 그대로 반영했다. 이것과 동시에 ‘스타일 바이 씨네’라는 무형의 마케팅 컨셉을 불혹을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황신혜의 미모와 몸매가 완벽하게 프리젠트했던 것이 판매를 위한 기폭제가 됐던 셈.(주)IBW 관계자는 “언더웨어와 주얼리에 비해 잡화가 예상 외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며 “컨셉을 리뉴얼해 재탄생하는 잡화 아이템들은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사실 홈쇼핑 채널에서 연예인을 내세워 쏠쏠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품은 많다. 그래서 ‘황신혜’라는 톱스타를 언더웨어로 브랜딩하겠다는 전략은 현대홈쇼핑측에서도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일이었다. 하지만 ‘엘리프리’는 첫 방송때부터 소위 ‘대박’을 화끈하게 터뜨리면서 화려하게 데뷔를 했다. 아름다워지겠다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잠재된 욕구를 시원하게 긁어준 브랜드 ‘엘리프리’는 언더웨어에 이어 주얼리, 잡화에까지 아이템 영역을 확장했다. 동시에 스타 브랜딩을 활용한 국내 최초의 언더웨어 브랜드라는 기록을 남겼다.현대홈쇼핑 담당 MD인 권진미 대리는 “20~40대 여성 가운데 안티 황신혜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 고객들에게 좋은 반향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며 “황신혜는 미팅 때마다 외국에서 사온 속옷을 가져와 소재에 대한 제안을 할 정도로 프로페셔널”이라며 사업가로서의 황신혜에 대한 평가를 전했다.“불혹이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웃는 그녀에게 ‘속옷 춘추전국시대’ 상황에서의 생존전략을 물었다.“그건 간단합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정확히 읽는 품질과 디자인이 생명력의 원천이죠.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너무 앞서지 않는 디자인감각을 유지하면서 한 번의 구매로 다양한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제품구성을 하고 있어요. 타 브랜드에서 우리를 벤치마킹하고 있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엘리프리의 강점이요? 무엇보다 황신혜 스타일을 따라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황신혜 파워’가 브랜드 파워데뷔 20여년이지만 아직도 연기, 광고에서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는 것은 황신혜만의 매력이다. 이는 대중이 식상하기 전에 또 다른 이미지를 창조함으로써 새로운 자기 마케팅분야를 확장해 가는 서바이벌 전략 때문이다. 지난해 엘리프리 출시 3개월 전인 6월 자신의 몸매관리 노하우를 담은 피트니스 비디오 ‘스타일 바이 씨네’(STYLE BY CINE)를 내놓으며 완벽한 몸매를 대중에게 미리 선보인 것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다.“사실 비디오를 제작할 때는 저만의 건강관리 비법을 담고 싶었어요. 그런데 건강한 몸매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몸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연스레 언더웨어를 생각하게 됐어요. 사실 패션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매에서 시작되는 거잖아요. 그러한 배경과 함께 평소 주변 사람들의 꾸준한 권유를 용기를 바탕으로 런칭에 이르렀죠.”중년 여자연기자의 자기관리를 통한 완벽한 몸매 공개는 석 달 후 언더웨어 출시를 위한 환상적인 ‘전주곡’이 됐다. 실제 제품의 타깃이기도 한 그녀 자신이 엘리프리의 모델로 나섰고 그것은 부언의 여지없이 제품의 컨셉을 가시적으로 보여준 셈. 홈쇼핑을 지켜보던 대한민국 여성들은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황신혜의 완벽한 아름다움에 빠져 너나 할 것 없이 앞다퉈 주문 전화번호를 눌렀던 것이다.평소 연예계에서 옷 잘 입기로 소문난 그녀는 엘리프리의 디자인에도 만만치 않은 입김을 발휘한다. 신규 아이템을 위한 브레인스토밍 또는 이미 제작에 착수한 샘플 품평회 성격인 마케팅회의에서 그녀는 언더웨어와 주얼리에 대한 신선한 아이디어를 수시로 쏟아낸다. 보름에 한 번씩 (주)IBW와 갖는 이 미팅에서 황신혜는 누구보다도 깐깐하고 욕심 많은 참석자다.“주로 외국여행 다녀올 때 디자인 아이디어를 많이 얻어오는 편입니다. 이거다 싶은 게 있으면 사진으로 담거나 간단한 스케치를 해 뒀다가 마케팅회의 때 구체적으로 제안을 하는 식이죠. 그것을 실마리로 서로 얘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독특한 디자인의 컨셉이 나오거든요.”(주)IBW 마케팅담당 조철연 대리는 그녀를 가리켜 ‘깐깐한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마케팅회의 때 샘플 디자인 수정을 꼼꼼하게 요구한 후 승낙할 정도라고.회당 주문액이 2억원을 상회하는 주얼리 디자인의 경우 아이템의 90% 이상이 황신혜가 직접 제안한 스타일이라는 사실은 그녀가 이미 홈쇼핑 고객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엘리프리의 올 하반기 목표는 온라인 마켓의 적극적 개발이다. 인기 높은 포털사이트를 통해 판매망을 확장, 고객들과 보다 가까워진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오는 9월12일 일본에서 개최되는 ‘국제 패션&뷰티 박람회’를 계기로 일본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이를 위해 현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계획도 적극 추진 중이다.연기자로서 녹록지 않은 비즈니스 전장에 뛰어든 그녀. ‘투잡족’ 대열에 들어선데다 상품이 히트를 치고 있어 자연히 수입도 늘었을 법하다.“(웃음)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다하고 있으니까 수익이나 매출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지금은 디자인개발과 마케팅에 대한 재투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돈은 그다음 문제가 아닐까요? 더욱이 제 본업이 연기자라는 것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사업가로서의 황신혜가 30%라면 나머지 70%는 아직 배우거든요.”차후에 ‘황신혜’라는 스타 브랜드가 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해 ‘파워’를 과시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