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이 많을 때는 작품별로 각각 어떤 수상경력이 있는지 살펴보는 게 좋은 관람 팁이 될 수 있다. 무대와 의상, 구성 등은 그대로인 채 배우만 한국배우로 바꿔놓은 라이선스 공연은 수상경력이 작품의 특징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돈키호테>는 초연 직후인 1966년에 토니상에서 베스트 작곡, 작사상, 베스트 남우주연상, 베스트 무대상, 베스트 연출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이다. 그리고 2002년 리바이벌 버전으로 또다시 무대디자인상을 거머쥐었다.따라서 이번 돈키호테 한국공연은 우선 무대디자인을 눈여겨보는 게 색다른 감상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작가 세르반테스가 직접 돈키호테 이야기를 극중극 형식으로 들려주는 구성으로 무대 전환이 빠르고 극적인 게 이 작품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지하감옥이 주요 무대여서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을 주지만 이내 관객 정면에 위치한 내벽이 돈키호테의 여정을 보여주는 화려한 세상으로 끊임없이 모양새를 바꾸는 게 일품이다.작사상과 작곡상을 받았다면 역시 음악에 대해 기대감을 가져볼 만하다. 이 작품의 음악은 여러가지로 지난해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지킬앤하이드>를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이 같다(돈키호테 더블캐스트인 류정한은 지난해 지킬앤하이드의 주인공을 맡았다)는 점 말고도 남자주인공의 뮤지컬넘버가 단독으로 유명하게 불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킬앤하이드>에 ‘This is the moment’가 있다면 <돈키호테>에는 ‘The Impossible Dream’이 있다. 이 곡 역시 ‘This is the moment’처럼 각종 대형 행사에서 여러 유명 가수들에 의해 불려져 왔다.주인공을 맡은 김성기와 강효성뿐 아니라 조연급 배우까지 뛰어난 가창력을 갖춰 음악의 탁월함은 더욱 돋보인다. 스페인 음악의 맛을 살려주는 기타리스트를 포함, 18인조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음악은 다른 작품에 비해 유난히 생생하게 들린다.하지만 사실적인 묘사로 파격적인 무대를 이끌어낸 미국인 연출가 데이비드 스완의 ‘미국식 연출’이 관객에게 어떻게 비쳐질지는 미지수다. 예컨대 1막의 마지막인 알돈자 윤간장면은 지나치게 사실적이어서 일부 관객을 당황스럽게 한다. “지극히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 놓인 알돈자마저도 돈키호테의 이상향에 대한 의지에 설득당하는 것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함”이라며 “현재의 삶을 힘들어하는 관객에게도 희망을 주고자하는 했다”는 연출자의 설명에도, 여전히 영상예술도 아닌 무대예술로 표현하는 적나라한 강간신은 일종의 ‘문화충격’으로 다가온다.현실을 직면하고 충격을 받아 쓰러졌던 돈키호테는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한 번 이상향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다. 각박한 현실을 잊고 돈키호테처럼 ‘이길 수 없어도 싸우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하는 것. 이것이 이 작품의 메시지이자 매력이다. 8월28일까지/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556-8556공연&전시▶청소년을 위한 해설음악회 <여름에 만난 비발디>매년 여름방학 시즌에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를 마련해 온 한국공연예술매니지먼트협회가 이번에는 ‘비발디’를 주제로 무대를 꾸민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곡들을 선곡, 클래식을 흥겹고 친숙하게 즐길 수 있게 구성한 무대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오병권 공연기획팀장의 쉽고 재미있는 해설을 통해 청소년의 클래식에 대한 이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리라는 게 기획사측의 설명이다. 8월24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85-6843▶연극 <에쿠우스>뉴욕비평가상과 토니상을 수상한 극작가 피터 셰퍼의 작품으로 1975년 국내 초연 이후 ‘알런’ 역의 강태기, 송승환, 최재성, 최민식, 조재현 등이 최고의 배우로 거듭난 계기가 됐던 작품이기도 하다. 극단 실험극장의 대표작으로 창단 45주년 기념공연으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르게 됐다. 2004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한 김광보 연출로 남명렬, 김영민, 장지아 등이 출연한다. 9월9일~10월30일/학전블루 소극장/02-766-2124▶가족뮤지컬 <로빈훗과 나무요정들>12세기부터 13세기 무렵에 활동한 것으로 전해 내려오는 영국의 전설적 영웅 로빈 후드 스토리를 뮤지컬로 꾸몄다. 의로운 도적 로빈 후드와 귀여운 나무요정들의 만남 속에 용기와 사랑, 우정을 녹여냈다. 부모의 과잉보호로 나약한 인격을 가질 우려가 있는 한국 어린이에게 강인한 정신을 키워주고자 했다는 게 기획사측의 설명이다. 8월23일~9월4일/대학로 동숭무대 소극장/02-780-2021<디즈니온아이스-정글어드벤처>얼음판에서 벌어지는 정글이야기1980년부터 디즈니는 러시아의 아이스발레처럼 전문 스케이터가 출연하는 일반 아이스쇼와 차별화되는 어린이를 위한 쇼를 만들기 시작했다. 수많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레퍼토리를 은반 위에 쏟아부었다. 디즈니의 모든 캐릭터와 유명 주제곡이 총출동한 지난해 디즈니 탄생 100주년 기념 <디즈니온아이스>와 달리 이번 <정글어드벤처>는 정글북과 라이온킹, 타잔 등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형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양한 안무를 통해 정글 동물들의 특징을 잡아냈고 이를 스케이트의 스피드 위에 담아 움직임을 극대화했다. 8월19~28일/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02-2113-68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