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출신의 토니 자는 1970년대 이소룡, 80년대 성룡, 90년대 이연걸을 잇는 21세기 아시아 최고의 액션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이중에서도 정통 맨몸 액션을 구사했던 이소룡과 가장 닮아있다. 태국 전통무예 무에타이의 달인인 그의 무술실력은 프라차 핀캐우 감독의 태국영화 <옹박>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컴퓨터그래픽과 스턴트맨을 쓰지 않은 주인공의 액션은 에너지와 박진감을 끌어올렸다. 감독과 주연이 전편과 동일한 <옹박: 두 번째 미션>은 전편에 비해 화려한 무대와 액션을 보여준다.전편에서 사라진 불상을 찾아 모험에 나섰던 캄(토니 자)이 여기서는 도난당한 코끼리를 되찾기 위해 호주에 온다. 밀렵꾼들은 대도시 조직폭력배의 하수인이다. 캄의 코끼리 찾기 여정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험로에 접어든다.영화는 토니 자를 이소룡에 비견하고자 시도한다. 4층 건물에서 40여명의 악당들과 싸우는 중반부 결투신이 대표적이다. 캄은 각 층마다 버티고 있는 악당들을 격퇴하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간다. 이소룡이 유작 <사망유희>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며 고수들을 꺾었던 장면에 대한 존경의 표시 같다. 롱테이크(길게 찍기)로 처리된 이 장면은 주인공의 출중한 기량과 정교한 연출이 수반돼야만 가능하다.절정부인 거한 역의 네이탄 존스와 캄의 격투신은 <사망유희>에서 농구선수 출신 꺽다리 흑인 액션배우와 이소룡의 대결신과 유사하다. 월등한 신체조건을 지닌 적을 제압하는 왜소한 주인공에게 관객은 연민의 눈길을 보내기 마련이다. 두 영화는 이런 요소를 극적으로 부각시켰다. 존스는 <트로이>에서 브래드 피트와 대결했던 괴력의 거구다. 그러나 <트로이>에서는 두 배우가 칼을 들고 싸우기 때문에 신체적 우열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존스를 비롯한 네 거한이 캄과 싸우는 최후의 결투신은 이소룡이 주연한 <용쟁호투>의 무술경쟁 장면을 연상시킨다. 네 거한은 얼마든지 총을 사용할 수 있지만 무술시합에 임한 선수들처럼 자신의 완력으로만 캄과 대적한다.캄이 70명을 상대로 벌이는 절정부 격투신은 압권이다. 적의 팔과 다리를 하나씩 비틀어 꺾는 액션은 이소룡의 액션에서는 볼 수 없다. 이소룡은 적을 가격해 쓰러뜨리는 스타일이다. 또한 야수처럼 괴성을 질러 적을 두렵게 했던 이소룡과 달리 주인공은 절제된 행동으로 공격한다. 여기서 그는 충실한 불교신자로 등장한다.이소룡의 액션철학은 싸움에 임해 최대한의 몸짓과 표정으로 적을 두렵게 만드는 것이었다. 반면 토니 자는 최소한의 동작으로 최대한의 공격효과를 거두고자 한다.이 영화에는 전편처럼 도시화 과정에서 문명에 침탈당하는 전통사상의 위기가 담겨 있다. 주인공이 빼앗긴 불상이나 코끼리는 마을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아끼고 숭배하는 영물이다. 시드니에서 캄은 같은 민족인 태국계 형사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형사가 어린 범법자를 속죄하라고 풀어주는 장면은 문명사회의 법질서보다 마을공동체의 인정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다.8월18일 개봉, 15세 이상.▶박수칠 때 떠나라미모의 여성이 살해되고 용의자가 7명으로 압축된다. 수사과정이 생중계되면서 새로운 양상들이 거듭 노출되는 블랙코미디. 영화를 보는 동안 킥킥거리는 웃음이 계속 나올 만큼 유머가 풍부하다. 감독 장진, 주연 차승원, 신하균▶판타스틱4우주광선에 노출되는 사고로 유전자변이를 겪은 과학자들이 투명인간, 돌근육인간, 불덩이인간, 고무줄인간으로 변해 환상적인 모험을 펼친다. SF액션이지만 과학적 지식의 부족으로 판타지영화 같다. 감독 팀 스토리, 주연 마이클 시크리, 이안 그루퍼드, 제시카 알바▶웰컴투동막골박광현 감독의 전쟁코미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남북한 군인과 미군이 오지마을에 스며들어 주민들에게 서서히 동화된다. 전쟁의 어리석음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한다. 주연 강혜정, 스미스 태슐러, 신하균, 정재영▶친절한 금자씨이영애가 주연한 박찬욱 감독의 스릴러.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를 잇는 복수 3부작의 완결편. 13년 만에 출소한 금자가 백선생을 상대로 복수극을 계획한다. 창조적인 장면구성과 개성적인 캐릭터 묘사가 일품이다.▶가발가발을 소재로 만든 한국 공포영화. 질투와 욕정이 빚는 비극을 담았다. 암환자인 수현은 언니에게서 선물받은 가발을 쓰자 생기 있는 여자의 모습으로 변한다. 그러나 기쁨과 함께 저주가 다가오는데…. 감독 원신연, 주연 채민서, 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