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035년 12월 어느 날.홍윤표 과장네 여섯 식구가 아침 식탁에 둘러앉았다. 숟가락질하는 속도를 보면 이들 여섯 명 각자의 일과를 가늠하기에 모자람이 없다.출근길을 서둘러야 하는 홍과장과 변두리 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부인 김난숙 여사는 그처럼 빠르게 운반한 밥이며 반찬이 다른 데로 가지 않고 모두 입으로 들어가는 게 신기할 정도인 데 반해 아흔여섯 살 할머니의 숟가락질은 오나라가 망하든 초나라가 흥하든 당신이 알 바 아니라는 듯 한정 없이 느리고 여유롭다. 일흔다섯 살의 아버지는 어느 사이 가발을 챙겨 쓰고 그 위에 기름까지 발랐고 어머니 역시 귀고리에다 팔찌를 착용하고 식탁에 앉은 품이 제법 중요한 행차가 예정돼 있는 모양이다.“어멈아, 오늘은 우리 용돈 좀 낫이 줘야겠다.”“말이 연말 대목이지 불경기라 장사가 통 안되는데… 그리고 어제도 두 분 용돈 받아가셨잖아요.”“어제 받아간 건 댄스학원 회비였고, 오늘은 스카우트 단원들 송년회하는 데 필요하다는데 그걸 못 주겠다는 것이냐?”“매월 나오는 국민연금도 고스란히 두 분이 쓰시잖아요.”“허이고, 해마다 반쪽으로 줄어드는 국민연금 그게 몇 푼이나 되는지 몰라서 하는 소리냐?”“아, 얼마가 됐든 필요하시다는 만큼 드려.”어머니와 아내의 티격태격을 보다 못한 홍과장이 필요 이상으로 소리를 내질러버렸다. 홍과장으로 말하자면 일흔을 훌쩍 넘긴 부모가 댄스학원에 가서 소일하는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실버스카우트’라는 게 생겨서 노인들을 몰려다니게 하는 풍토가 영 마뜩찮은 것이다.“요즘 일흔 살, 여든 살이면 팔팔한 청춘입니다. 이분들을 노인 취급해서는 안돼요.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전국의 단위부락이나 아파트 단지에 있는 경로당이니 노인정이니 하는 곳의 간판을 실버스카우트로 바꿔 달고 예산을 책정해서 대대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옛날 보이스카우트처럼 단복도 예쁘게 맞춰 입으시도록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서로 어울려 건전한 취미생활과 친목활동을 하시면서….”그런 공약을 내건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바람에 전국 방방곡곡에 실버스카우트라는 노인들의 사교모임이 탄생한 것이다.“네 친구 보람이는 지난주에 결혼했다던데, 너는 취직시험 준비나 제대로 하고 있는 게냐? 쯧쯧쯧, 군대까지 다녀온 녀석이 허구한 날 만화책 나부랭이에 빠져가지고….”밥상머리에까지 만화책을 가지고 와서 키득거리는 외아들 슬기 녀석의 태도가 눈에 거슬려 홍과장이 쏘아붙였다. 정부는 진작에 아무래도 젊은 나이에 결혼을 해야 자녀생산의 기회가 넓어질 거라는 계산에서 스물다섯 살 이전에 결혼하는 경우 신접살림할 주택을 무상 제공하겠다는 당근책을 내놓았었다. 하지만 출산율을 높여보겠다는 정부의 의도에 부응해서 아까운 청춘을 결혼이라는 ‘감옥’에 일찌감치 내맡길 만큼 요즘 젊은이들이 둔하지 않았다.“대학원에 가기로 했어요.”“어느 대학, 무슨 대학원?”“아무 데나요.”“으이고. 여보, 우린 생업전선으로 가자고.”홍과장 내외가 짧은 한숨을 뱉은 다음 출근길에 나선다. 그러니까 중앙행정부처의 만년 과장 홍윤표와 그의 아내 김난숙이 먹이를 물어 나르기 위해 바동거리며 뛰고 있을 뿐, 나머지 네 식구는 모두 ‘소비의 전사들’인 셈이다. 문제는 금년 쉰 살의 홍과장도 언제 공직에서 도태될지 모른다는 것이다.갓난아이를 직수입하자고?요즘 홍과장이 출근하는 곳은 그가 소속된 보건복지부 사무실이 아니라 예전에 대한가족계획협회였다가 출산장려실천운동본부로 이름을 바꿔 단 정부합동특별기구다. 기구가 기구인 만큼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책과 출산장려를 위한 회의며 세미나가 하루에도 서너 차례씩 열리는데 홍수처럼 쏟아지는 대책과 묘안들에 비해 좀처럼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90년대까지만 해도 이 자리가 인구팽창을 막기 위해서 산아제한 캠페인을 벌였던 곳입니다. 지금 캐비닛 속에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따위의 포스터가 쌓여 있는데, 이제 이곳에서 출산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벌여야 하다니 격세지감이네요.-재미있는 표어들이 많았지요. 어느 고등학교에서 뽑힌 표어 중에는 ‘한 집 건너 하나만 낳자’는 것도 있었어요. (웃음)-웃을 일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85세로서 세계 1ㆍ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출산율의 급속한 감소로 인구구조가 역피라미드 모양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에요.-남성의 경우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 다녀와서 취업을 한다고 가정할 때 28살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합니다. 직장인의 평균 퇴직연령이 55세가 채 안되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렇다면 28년간 직장에 다니다가 퇴직 후 28년간 놀다가 죽는다는 얘깁니다. 따라서 노인복지문제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평균수명이 길어졌다는 것은 축복받을 일이지요. 문제는 생산에 참여할 젊은 사람들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됩니다.-예전에 중국이 산아제한 정책을 추진할 때 두 자녀 이상 낳는 것을 강력하게 다스렸던 것 같은 법 제정이 필요합니다.-아, 산아제한이야 법을 제정해서 처벌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게 가능했겠지만, 자녀생산은 기본적으로 부부의 능력과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두 자녀 이상 안 낳으면 처벌한다, 이런 법을 만든다는 게 가능한 얘기요?-답답해서 하는 소립니다. 아, 지난번에 불임수술방지법이 제정되고 나서는 효과가 좀 나타나고 있습니까?-그동안 불법으로 정관수술이나 소파수술을 하다가 적발된 의사 500명을 긴급체포해서 구속 수감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해외에 나가서 불임수술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우리 산업자원부에서 집계한 바에 의하면 생산직에 종사할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서 일주일에 수십 개의 공장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그래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취업 자유화를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그것도 임시방편입니다. 그 사람들이 돈 벌면 보따리 싸들고 자기 나라로 떠나가지 여기 눌러 살지는 않지 않습니까.-지금 남녀의 성비도 극심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데 외국인과 국제결혼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어떨까요? 그 대신에 두 자녀 이상을 생산해야 한다는 옵션을 거는 겁니다.-그렇게 해서 출생한 아이들이 언제 커서 산업현장에 투입될 수 있겠습니까.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만….-그 방법이 뭐요?-국제결혼이다, 외국인 이민 장려다 해봤자 한계가 있습니다. 갓난아이들을 직수입하는 겁니다. 동남아가 됐든 아프리카가 됐든 중남미가 됐든 출신이 뭐 대수입니까?-그거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잖아도 군대 갈 자원이 모자라서 60만 대군을 자랑하던 군인의 수가 15만명으로 줄어들어 우리 국방부에서 골치를 앓고 있는데, 그 갓난아이들은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으니까 나중에 모두 군대에 데려올 수 있겠네요, 허허허.-그렇다면 국방부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들부터 외국의 어린아이 두 명씩을 시범적으로 입양하는 게 어떻소?-에이, 이 나이에 아들로 올리기도 그렇고 손자로 올리기도 그렇고….실버비즈니스가 최고야오전 10시. 이때쯤이면 텔레비전 채널은 노인들 차지다. 실버스카우트 송년회가 점심식사를 겸해서 열리기 때문에 연속극 두 편을 보더라도 여유가 있다.“영감, 왜 자꾸 채널을 돌려요? ‘신(新) 로맨스그레이’ 봅시다.”“그거 재미없어. 차라리 옛날에 김승호하고 김희갑이 나왔던 로맨스그레이가 더 낫지. ‘회춘남녀’ 보자고.”“그럼 그거 둘 다 보지 말고 공평하게 ‘자유노인’이나 ‘실버타운 연애사건’ 봐요.”노인인구가 급격하게 늘면서 사업이 성공하려면 노인의 구매욕을 자극해야 한다는 건 상식이 된 지 오래다. 방송산업도 마찬가지다. 여기를 돌려도 저기를 돌려도 아침 드라마는 온통 노인 얘기뿐이다, 그렇다고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주인공 얘기나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도덕교과서 같은 얘기 나부랭이는 외면받은 지 오래다. 노인들간의 삼각관계는 아침 드라마의 기본구도처럼 돼버렸고, 주인공 노인의 치정살인 같은 자극적인 내용이 인기리에 방송된 적도 있다. 얼마 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막을 내린 아침 드라마는 발기부전치료제를 생산하는 제약업체가 협찬한 ‘카사노바 정 노인의 연애기’였다.“으이고, 부럽다. 저 사람들은 무슨 팔자를 타고났기에….”홍과장의 어머니 이숙자 여사가 한숨을 내쉰다. 하필이면 ‘실버타운 연애사건’을 시청한 게 잘못이었다. 일부 부유층 노인들은 거금의 회비를 내고 실버타운에 들어가 지내는데, 에덴동산 같은 곳에 그림같이 조성된 골프장은 기본이고 전용 사냥터까지 갖추고 있었다.최고 수준의 의료진이 날마다 입주자 건강을 체크하고, 분기별로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한다.“쌍팔연도에 군대생활할 때 나도 명사수였는데 말이야.”칠순 노인이 엽총을 메고 사파리를 즐기는 모습을 지켜보던 홍종수 노인이 침을 꿀꺽 삼킨다. 젊어서 재산을 축적해 놓지 못한 게 한이요, 자식 놈이 부자가 아닌 것이 유감스러울 따름이다.“그만 갑시다. 참, 나 오늘 망년회 끝나고 이웃동네 실버스카우트 남자대원들하고 소개팅할 건데 간섭 마시우.”“허허허, 물론이지. 나도 연말 막바지에 미팅이 있는걸. 대신에 맘에 드는 파트너 생기거든 서로 소개시켜 주기야.”“물론이죠.”홍노인 내외가 거울에 맵시를 한 번 더 비춰본 다음에 집을 나선다.부양과 양육의 무게“뭘 해먹고 살아야 할지 앞이 캄캄하다.”김난숙의 아동복가게에 들른 대학동창 박정심이 오자마자 한숨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남편이 퇴출자 명단에 포함된 것이다.“교직은 철밥통인 줄 알았더니… 어쩌면 쉰다섯도 안된 양반을 교단에서 쫓아내니?”“붙어 있고 싶어도 가르칠 학생이 있어야 말이지. 지금 서울시내 초등학교들, 학생수가 모자라서 교실이 반도 넘게 비어 있으니 원.”그래서 명퇴자명단에 이름이 오른 교사들의 정년 보장을 요구하는 데모로 나라가 시끄럽다. 출산 감소로 피해를 보기는 김난숙의 옷가게도 마찬가지다.“하도 여기저기서 실버패션이다 뭐다 해서 노인들 옷가게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니까, 나는 아동복을 고집하자 했던 것인데 이렇게 파리 날릴 줄 누가 알았니? 점심때가 다 돼 가는데 아직 마수걸이도 못했다니까.”“장사도 안되는데 까짓것 일찍 문 닫고 어디 가서 소주나 한 잔 마시자. 남편 명퇴 기념으로 내가 한 잔 사지.”그러나 김난숙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늘은 홀로 사는 친정어머니를 찾아봬야 한다. 몇 년째 중풍을 앓고 있는 친정어머니는 갈수록 거동이 불편해져서 김난숙이 어려운 형편임에도 간병인을 붙여주었는데, 그렇더라도 사나흘에 한 번꼴로는 가족의 수발이 필요하다. 김난숙의 남동생이 하나 있긴 하지만 중풍환자의 수발을 올케에게 맡길 수 없어서 따로 살게 했던 것이다.“엄마! 세상에… 오늘 간병하는 여자 안 왔어요?”집안에 들어서자마자 악취가 진동한다. 누운 채로 똥오줌을 배설한 것이다. 간병인이 급여를 올려달라고 전화를 했었기에 사정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했던 것인데 그만두기로 작정을 한 모양이다. 어머니의 옷을 벗기고 오물을 처리하자니 울컥 눈물이 솟구친다. 친정어머니도 따라 운다. 김난숙은 음식점을 하는 남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야, 인석아. 자식이라고는 너하고 나 달랑 둘뿐인데 엄마가 죽는지 사는지 관심도 없단 말이냐? 에이, 나쁜 놈!”한바탕 쏘아붙이고 전화를 끊었으나 후련하기는커녕 가슴만 더 답답해졌다. 더군다나 중풍이나 치매의 경우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도 없으니 형편이 빤한 김난숙으로서는 친정어머니를 요양기관에 보낼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아무래도 맨정신으로 집에 들어갈 수는 없을 것 같아 박정심에게 소주 한 잔 마시자는 제안이 아직 유효한지 물어보려다 말고 송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대신 인근 슈퍼마켓에서 소주 두 병과 오징어 한 마리를 사들고 다시 친정어머니의 집으로 돌아왔다.주방 바닥에 퍼질러 앉아 소주를 마시면서 김난숙은 20년 혹은 3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았다.‘평균수명이 85세라…. 나도 그만큼은 살겠지. 일흔 살의 김난숙은 어떤 모습일까? 시어머니처럼 입술연지 진하게 바르고 칠십청춘을 외치면서 댄스학원을 다닌다? 아니야. 그런 모습의 노파가 되는 건 용납 못해. 여든 살이 되면… 나도 친정엄마처럼 중풍이나 치매에 걸릴 지도 몰라. 하나 있는 아들 녀석이나 며느리가 그런 어미를 거들떠보려고나 하겠어?’오물을 씻고 나니 개운한 듯, 어머니가 배시시 웃는다.‘나도 저 나이가 되면 꼭 저렇게 늙어서, 병든 몸을 눅눅한 방바닥에 꼭 저렇고 누인 채로, 하나 있는 자식으로부터 애증인지 경멸인지 모를 것들이 뒤범벅된 눈길을 대책 없이 받으면서 추한 노년을 맞이하겠지. 안될 말이야 그건. 그럼 어떡하지?’결론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죽자!’“엄마, 나 먼저 가요.”김난숙이 눈물방울을 매달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어머니는 괜찮다고, 어서 가보라고 손짓을 하곤 힘겹게 돌아눕는다.“내가 먼저 가겠다니까요.”재차 말했을 때도 어머니는 벽 쪽을 향한 채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아주 가겠다는데, 영 이별을 하겠다는데 중풍 어머니의 송별치레는 너무 간단하고도 허망했다.김난숙은 잔뜩 취한 채로 비칠비칠 승용차에 올라타서 핸들을 잡았다.연말인데도 거리는 한산했다. 형편이 넉넉한 사람은 해외로 스키장으로 콘도로 내빼버리고, 조금씩 춥고 조금씩 고단하고 조금씩 외로운 사람들만이 몸을 웅크린 채 한기 넘친 거리를 지나고 있었다.“이게 가진 것 다예요. 제가 가진 것 다 바칠 테니까 제발 좀 구세(救世)하세요.”김난숙은 차를 멈춘 다음 핸드백을 탈탈 털어서 구세군 자선냄비에 우겨넣었다.다시 차를 몰고 한강을 가로질렀다. 다리 한가운데 이르러 차를 세웠다. 혼자 남게 될 친정어머니가 걸리긴 했으나 그쯤에서 세상과의 인연을 싹둑 잘라내 버리겠다는 결심에 변함이 없었다. 차 문을 열려고 하는데 음악이 뚝 그치고 뉴스가 흘러나왔다.“긴급 뉴스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자살사건이 빈발하자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한창 일할 나이인 55세 이하의 젊은 사람들이 목숨을 끊는 것은 국가경쟁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매국행위라고 규정하고, 앞으로 이 나이에 해당하는 사람이 자살을 시도할 경우 사형에 처하기로 방침을 세웠습니다. 정부대변인의 발표에 의하면….”‘이놈의 나라는 자살도 맘대로 못하게 한다니까.’김난숙은 한숨을 내쉰 다음 하는 수 없이 차를 돌려 집으로 향했다.‘아니, 그런데 참, 자살하려는 사람을 사형에 처한다고?’현관 앞에 당도해서야 어째 그 뉴스의 내용이 좀 요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추운 날씨에 한강에 다시 가는 게 영 귀찮았으므로 까짓것 살아버리기로 결심했다.이제 다음날 아침이면 그녀는 쓰린 속을 콩나물국으로 달래면서 자선냄비에 털어넣은 지폐를 아까워하며 달라질 것 없는 일상을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