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L·스타마케팅 대행사 (주)베니카 창업 6년 … 웨딩컨설팅 진출 노려

“1998년부터 준비는 시작됐고 회사를 설립한 것은 지난 2002년 초였어요. 그때가 마침 우리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인데 고정적 수입원이 될 수 있는 내 사업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예인은 늘 누군가가 필요에 의해 불러줘야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이잖습니까. 가장으로서 책임감도 들기 시작하던 서른살에 결심을 했던 거죠.”연기자로 또 가수로, 연예계의 ‘팔방미인’으로 통하는 손지창(36)을 만난 곳은 압구정동 (주)베니카 회의실이었다. 한때 방송국에서도 만나기 힘들었던 아이돌 스타에서 한 기업의 CEO로 변신한 그의 모습은 그다지 낯설지만은 않았다. 경력이 말해주듯 사업가 모습이 물씬 풍겼다.(주)베니카의 주된 사업영역은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스타를 통해 클라이언트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스타마케팅’을 비롯해 영화나 드라마에 특정 제품을 노출시키는 간접광고인 ‘PPL’(Product Placement), 세일즈 프로모션과 이벤트, 각종 광고에 필요한 모델을 섭외하고 제공하는 모델 에이전시 부문 등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의 CEO부터가 이름 석 자만 대면 다 아는 빅스타인 만큼 손지창이 확보하고 있는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으며, 전체 사업부문들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전체적으로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제 별명이 한때 동료 연예인들 사이에서‘협찬의 귀재’로 불렸어요.(웃음) ‘인터크루’라는 의류브랜드의 경우 결혼 전에 한창 활동할 당시 제가 그 회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저를 소개하고 옷을 입고 싶다고 컨택을 하기도 했죠. 다행히 그 브랜드는 제가 방송에서 입고 소비자들에게 선보인 이후로 매출이 급성장했고 스스로도 참으로 효율적인 마케팅 툴(tool)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사연을 듣고 보니 그의 스타마케팅 및 PPL 전문대행사 창업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결과였던 것 같다. 하지만 사업이란 것이 생각만 앞서서 될리는 없다. 그는 경제학 전공자(홍익대)답게 제품을 ‘어떻게’ 홍보할 것인가 방법론적인 전략을 수립할 때도 남다른 치밀함을 보인다. 이 점에 있어서 손지창이 가진 첫 번째 강점은 방송의 제작 시스템에 대한 높은 이해도. 두 번째는 그 자신이 16년간 몸담은 방송 및 엔터테인먼트 필드에서 확보된 탄탄한 네트워킹이다.“PPL 광고대행사들이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하나가 드라마나 영화 PPL 전략을 짤 때 제작진에 대행사에서 짠 대본을 요구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방식은 역효과를 내기 일쑤죠. 방송이나 영화 제작진이 가진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접근방식을 찾아야 해요. 창작을 하는 사람들의 정서를 이해해야 한다는 얘기죠.”손지창은 PPL 광고의 상품이 결정되면 먼저 제품의 특성을 파악한 다음 대본을 쓰는 작가와 연출자를 만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 시간을 가진다. 드라마나 영화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한 다음 최대한 자연스럽게 제품이 노출될 수 있도록 제작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다. 여기에 연기자로서 축적된 방송 제작 시스템에 대한 이해는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현재 (주)베니카에서 스타마케팅 대행을 맡고 있는 클라이언트는 스포츠 브랜드인 ‘휠라’, ‘코카콜라’, ‘스와로브스키’, ‘소니’ 등 국내외 굴지의 브랜드들. 여기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손을 댄 배용준, 이영애, 비, 다니엘 헤니 등 한류스타들의 국내외 광고모델 계약대행에 박차를 가해 총매출이 10억여원에 이른다. 내년도 매출목표는 14억여원. 하지만 창업 6년차인 그에게 승승장구의 시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한류스타’ 마케팅 주력“창업하고 3년째 되던 날 정말 회사를 접으려고 했어요. 수개월 이상 매월 1,000만원씩 적자가 나는 겁니다. 모 광고주한테 말할 수 없는 모욕을 당한 적도 있었죠. 근데 그때 더욱 힘들었던 건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등을 돌린 것이에요. 얼마나 함께 인내할 수 있을까 시험해 보는 뜻에서 감봉제의를 했는데 그 말 나오자말자 한 사람이 주도해서 한꺼번에 회사를 나갔거든요.”현재 (주)베니카에서 에너지를 불태우고 있는 9명의 직원은 그 이후 셋업된 인력들. 손지창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당시의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준, 현재 (주)베니카의 박재성 기획실장에게 ‘오늘’을 있게 해준 공로를 돌렸다.“한국기업들은 ‘한류 효과’를 체감하는 속도에서나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데 좀 더디다는 생각이 듭니다. <겨울연가>가 인기를 모으고 동남아에서 막 붐을 이룰 때였어요. 말레이시아에 여행을 갔는데 공항에서 직원이 저더러 <겨울연가>를 아냐고 대뜸 묻더라고요. 여권을 보더니 ‘미스터 배’랑 친하냐면서요.(웃음) 알아봤더니 지상파에서 그 드라마가 3번 이상 재방영을 할 정도로 파란을 일으키고 있었어요. 그래서 한국의 모 자동차 메이커에 그쪽 시장 마케팅에 배용준을 활용한 스타마케팅 전략을 제안했는데 거절당했어요. 나중에 모 외국자동차에 제안했는데 그 차는 ‘욘사마 카’로 불리며 엄청난 매출증대를 기록했죠.”그는 “정말 그렇구나” 하고 피부로 실감할 때는 “이미 늦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류 바람에 대해 일부에서 회의적인 논의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누릴 수 있을 때, 활용할 수 있을 때 ‘한국 마케팅’을 위해서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최대의 효과를 뽑아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손지창은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관련 상품의 발빠른 개발과 적극적인 국가적 홍보가 보다 원활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내년도에는 (주)베니카 직원들이 발걸음이 더욱 분주할 것 같다. 현재 주축을 이루고 있는 스타마케팅, PPL, 모델 에이전시 영역에 이어 모 업체와 파트너십으로 웨딩컨설팅사업 프로젝트에 착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컨셉은 이른바 ‘라이프 컨설팅’에 기반을 둔 웨딩 컨설팅. 결혼식 준비는 물론 신혼여행, 공항 픽업서비스 등을 최고의 퀄러티로 각 개인의 니즈(Needs)에 맞게끔 ‘맞춤형’으로 진행한다는 것이 특징이다.또 하나 결혼식 이후 5년간 가족사진 무료촬영 서비스를 비롯해 임신 후 출산과 육아, 보험 관련 상담까지 말 그대로 고객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라이프 컨설팅’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웨딩컨설팅사업 준비와 함께 홈쇼핑 관련 새로운 개념의 PPL 사업도 구상 중이다.“내년의 가장 큰 프로젝트는 아무래도 월드컵 관련 일이 될 것입니다. 저는 코카콜라와 관련된 프로젝트 진행에 더 매달려야 할 것 같아요. 3년의 내리막길 뒤에 어렵게 이룬 성과들인 만큼 더욱 내실을 다지는 한해로 만들 생각입니다.”2006년 손지창 대표의 캘린더는 벌써 빠듯하다. 사업가로서의 활동과 더불어 내년 초에는 아내인 오연수와 함께 새로운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연기활동도 재기할 생각이다.“너무 바쁘죠. 근데 뭐 별다른 보양식은 없고 일주일에 2시간30분씩 뛰는 농구랑 집사람과 함께하는 골프가 다예요.”요즘 골프의 재미에 빠졌다는 서른 중반의 젊은 CEO 손지창. 그는 “벤치마킹 중인 경영인은 잭 웰치와 ‘경영의 핵심은 사람관리’임을 깨닫게 해준 고등학교 선배인 이희열씨”라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