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의 생명력은 적절한 타이밍이다. 구사하고자 하는 유머의 타이밍을 놓쳤다면 그 유머는 버리고 다음 타이밍을 기다리는 게 낫다.연극 〈노이즈 오프〉는 그런 면에서 상당한 내공을 자랑한다. 〈노이즈 오프〉는 영국의 대표적인 희곡작가 마이클 프라이언의 작품으로 런던에서 1982년 초연된 이래 영화와 책으로, 더욱이 38개국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초연 당시 이브닝 스탠더드 시어터 어워드에서 베스트코미디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이번이 초연이다.극 속의 극 〈낫씽온〉이 있고 이를 만들어가면서 생기는 연출과 배우, 스태프 사이의 사랑과 오해를 빠른 언어와 템포감 있는 마임으로 리드미컬하게 풀어낸다. 3막에 걸쳐서 연극의 리허설 현장과 첫 공연모습, 마지막 공연모습을 정신없이 보여줘 2시간20분 내내 관객에게 포복절도할 웃음을 선사한다. 극 중 극 형식을 취하고 있다 보니 관객이 곧 이 작품의 또 다른 스태프가 되는 색다른 경험도 하는 것도 〈노이즈 오프〉만의 매력이다(매표소에서는 437석 규모인 동숭홀을 찾는 관객 모두에게 스태프 명찰을 나눠준다). 첫 공연모습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공연의 주 배경인 6m 높이의 2층집 세트가 180도 통째로 뒤집혀 백스테이지가 공개되는 것은 일종의 보너스다.어떤 상황설정이나 말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또 하나의 원칙이 있다. 유머를 구사하는 화자는 진지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노이즈 오프〉의 주인공들은 관계만 얽힌 게 아니라 동선도 복잡하다. 우연히 넘어지고 얻어맞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정확하게 계산된 기계적인 동선에 의해 나오는 코미디다. 진지한 모습으로 역할에 충실히 임하는 모습에서 관객은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에 감탄하는 동시에 그들을 우습게(?) 보게 된다.동선은 복잡하고 수없이 많은 언어유희가 등장해 정신없이 지나가지만 또 그 야단법석 이후 ‘중요한 것은 싱싱한 정어리’라는 엉뚱한 결론을 내버리는 게 〈노이즈 오프〉의 메인스토리다. 그런데 사실상 이 작품에서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는 이미 관객이 잘 알고 있다. 바로 ‘싱싱한 웃음’이다. 〈노이즈 오프〉는 유치하지 않으면서도 정말 원 없이 웃을 수 있게 해주는 연극이다. 5월28일까지/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66-3390 q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뮤지컬 - 〈달고나〉추억의 노래는 현해탄을 건너일본 엔터테인먼트기업 아뮤즈(AMUSE)가 투자해 뮤지컬 〈달고나〉가 내년 중 일본에서 무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뮤즈는 〈공동경비구역 JSA〉, 〈내 머릿속의 지우개〉 등의 한국영화에 투자했던 회사로 이번에는 한국 공연계에 관심을 갖게 된 것. 현재 이 업체는 〈달고나〉의 기획사인 PMC프러덕션과 함께 한국 공연을 자막과 함께 그대로 일본 관객에게 선보일지 또는 공동제작 형식으로 일본배우들이 서는 무대로 꾸밀지를 협의 중이다. 시나리오작가가 꿈이었지만 옛 물건을 판매하는 홈쇼핑 구성작가가 된 세우가 첫사랑의 추억이 담긴 구형 타자기를 홈쇼핑에 내놓으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추억과 꿈이라는 주제를 친숙한 가요와 함께 구성해 연령·성별에 관계없이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다. 6월30일까지/PMC대학로 자유극장/02-721-7668공연&전시▶양방언 내한공연〈Evolution 2006〉재일교포 뮤지션 양방언은 2002부산아시안게임 공식음악과 MBC 특별기획드라마 〈상도〉의 메인타이틀을 작곡하는 등 각종 영화와 텔레비전 음악프로그램을 맡아 세계적인 아티스트로서 맹활약을 펼쳐왔다. 한국에서도 그의 음악은 각종 TV CM과 드라마의 주제곡으로 쓰일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6월3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543-1601▶얌모얌모 콘서트2001년 초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시작된 이후 연 200회 이상 이어가고 있는 공연이다. 기존의 지루하고 딱딱했던 클래식 콘서트에 아이디어와 유머를 가미해 어린아이들이 주된 관객이 될 수 있게 했다. 국내 음악대학 교수나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들이 널리 알려진 가곡뿐만 아니라 라밤바, 마징가Z 등 대중성 있는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독특한 퍼포먼스와 함께 선사한다. 5월27일/마포문화센터(퍼포밍아트홀)/02-583-1863▶연극 〈나생문〉연극 〈나생문(羅生門)〉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원작을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영화화한 영화 〈라쇼몽〉의 무대 버전이다. 이 영화는 1951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52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간은 그 자신에 대해 정직해질 수 없다’는 구로자와 감독의 말에서도 느껴지듯 연극 〈나생문〉은 한 가지 사건에 대해 각각의 인물들이 털어놓는 엇갈린 진술을 통해 사람 사이의 신뢰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6월10일~7월2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741-3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