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순신 유앤파트너스 사장은 멀티플레이어다. 항공사 승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현재 헤드헌팅·커리어 컨설팅업계 여걸로 자리를 잡은 그는 칼럼니스트,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명성을 날리고 있다. 틈틈이 나가는 대학 강의에 방송출연, 기업체 교육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1인다역이다.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역동적인 하루하루를 사는 그이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다. 고운 얼굴에 언제 어디서든 떠나지 않는 생기 있는 미소가 그것이다. 인터뷰하던 날 새벽에도 〈한국경제신문〉에 연재 중인 ‘한경에세이’를 쓰면서 이른 하루를 시작했다는데, 어디 하나 피곤한 기색을 찾을 수 없었다.유사장의 에너지 가득한 삶은 독서 레퍼토리에 그대로 묻어난다. 동시에 여러 책을 읽는 스타일인 그는 ‘편식’을 싫어한다. 침대 머리맡과 집무실 책상에는 언제나 20여권의 책이 놓여 있다. 모든 책의 책갈피 위치는 조금씩 다르다.애독서 스펙트럼도 넓은 편이다. 시집, 수필집, 소설에서부터 전문 경영서적, 자서전에 이르기까지 두루 망라하고 있다. 특별히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장르가 따로 없다.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선택하는 책이 다를 뿐이다.우선 류시화의 명상집, 박노해 시집, 법정의 에세이는 늘 곁에 두고 읽는 책들이다. 간혹 비즈니스로 정신이 없을 때는 이런 책들을 보며 ‘가슴이 저릿해지는 느낌’을 받곤 한단다. 유사장은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스스로를 되돌아보기에 좋고, 류시화의 〈잠언시집-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은 감성적인 휴식이 필요할 때 주저 없이 펴든다”고 소개했다.특히 박노해 시인에 대해선 ‘휴머니스트’라고 표현하며 시세계를 예찬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겨울이 꽃핀다〉 등에서 보여준 포용과 상생, 사랑의 시구들은 노동시인이라는 선입관마저 깨끗이 씻게 해준다는 설명이다.경영과 인재에 관한 책도 반드시 챙겨 읽는다. 요즘은 서두칠 전 한국전기초자 사장의 〈지금은 전문경영인시대〉를 꼼꼼히 읽고 있다. 유사장은 “마치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생생한 느낌이 좋다”면서 “책 한권으로 그의 경험과 노력, 공부의 결실을 모두 얻는 것 같아 송구스러울 지경”이라고 말했다.비슷한 이유로 GE코리아 이채욱 회장이 쓴 〈Passion 백만불짜리 열정〉도 좋아한다. ‘샐러리맨의 성공신화’라 불리는 이회장의 멘토링 한줄 한줄이 하나같이 소중하기 때문이다.톰 피터스의 〈에센셜 - 인재〉는 자신의 전문분야 책이라서 눈여겨보는 중이다. 경영의 ‘원조 구루’로 칭송받는 톰 피스터의 필력도 필력이지만, 책이 컬러풀하고 재미있어서 좋다는 평가다.유사장은 직접 선택해서 읽는 책 외에도 2주에 한 권꼴로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책이 따로 있다. 유앤파트너스 직원들이 만든 독서모임의 ‘지정 도서’다. 여기서 읽는 책 역시 다양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번주 도서는 연애소설인 〈도쿄타워〉. 바쁜 시간을 쪼개 읽는 연애소설 또한 ‘정신적 휴식’에 그만이라는 게 유사장의 설명이다.1992년 유니코써어치 대표로 경영일선에 뛰어든 유사장은 그동안 세 권의 책을 써서 모두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나는 고급두뇌를 사냥하는 여자〉(1997년), 〈변화의 두려움을 사랑하라〉(2001년), 〈나는 희망을 스카우트한다〉(2005년)를 비롯, 총 6권의 책을 직접 쓰거나 번역했다. 이만하면 인기저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진대, 그는 한사코 “아니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유사장은 “독자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더 노력해야 한다”며 다음 책에는 한층 더 공을 들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