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컴퓨터정보통신대학원의 최고위 ICP 20기 교육프로그램은 지난 3월 시작됐다. 고려대 컴퓨터정보통신대학원에서 개설한 최고위정보통신과정은 1996년 9월 1기 모집으로 시작됐다. 20기는 매주 월요일에는 야간수업을, 목요일에는 조찬강의로 진행된다. 수업은 크게 컴퓨터실습과 전문가를 초청한 강의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탁승호 서울대 컴퓨터신기술연구소 박사의 ‘스마트카드, e-뱅킹 & e-페이먼트(Paym-ent), DSCM’, 어윤대 고려대 총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혁신전략’, 오명 전 과학기술부 장관의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향해’, 김홍기 전 동부정보기술 사장의 ‘디지털시대의 기업경영’ 등의 강의가 이어졌다. 아울러 임경택 목포대 교수의 ‘현대인의 건강과 올바른 호흡’, 하민회 이미지21 대표의 ‘CEO 이미지 리더십’, 전승훈 개그작가의 ‘유머 매니지먼트’ 등 실생활과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전략 포인트를 수업에 담기도 했다.월요일 저녁의 컴퓨터 실습은 맞춤형 교육으로 이뤄진다. 실제 업무에 요긴하게 쓰이는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다. 디지털CEO, 디지털인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강의로 짜여져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 네트워킹과 ICP 커뮤니티’라는 강의에서는 노트북의 특성인 이동성을 활용하기 위해 무선인터넷 연결과 유선인터넷 연결을 직접 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유비쿼터스와 인터넷’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는 쇼핑몰, 도서관, 박물관, 홈네트워크를 교육한다. 정보검색 능력을 한 단계 높여 사이버도서관·박물관에 들어가 보기도 한다. ‘IT와 RT의 연결’이라는 강의도 흥미롭다. CEO 가운데 사원들의 메신저 사용을 무작정 금지하기만 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동시에 사원들은 메신저를 도대체 어떤 용도로 활용하는지 궁금해하기도 한다. ‘나도 메신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만, 속내를 내비치지 않는 CEO도 적지 않다. ‘IT와 RT의 연결’에서는 직접 메신저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고 설치해 보도록 했다. 사이버상의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고, 메신저로 파일을 자유롭게 교환하도록 교육했다.‘디지털 콘텐츠’에서는 디지털카메라 활용과 액자를 만드는 등의 이미지파일의 가공을 수업 내용에 담았다. 또 인터넷상의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검색해 보고, 다른 사람들의 미니홈피를 구경하도록 했다. 자신의 미니홈피를 직접 꾸미기까지 커리큘럼에 들어 있다. 이 밖에 ‘데이터의 가공과 계산력’에서는 직장인의 필수 프로그램인 엑셀 활용, ‘프레젠테이션의 변신’에서는 발표용으로 빈번하게 쓰이는 파워포인트의 사용법을 익힌다.지난 3월 입학한 20기는 1~19기에서 업그레이드됐다. 20기부터는 김창헌 원장이 취임해 제2의 도약기를 맞았다. 20기는 입학식부터 달랐다. 기존에는 ICP 총교우회 회장과 사무총장, 사무차장만이 자리를 같이했다. 반면 지난 3월20일 입학식에는 ICP 총교우회 회장을 비롯한 상임이사회 의장, 명예회장 등 회장단 20여명이 참석, 20기의 입학을 축하했다.매주 월요일의 컴퓨터 실습시간에는 실습 외에도 성공한 ICP 출신 인사를 초청,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또한 수업이 끝나고 갖는 시간(Social gathering) 에도 선배들이 찾아와 정담을 나눈다. 지난 4월 부부동반 제주도 연수에도 선배 기수가 참여했다. 선배와 후배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고 인관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ICP의 강점 가운데 하나인 총교우회는 방대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ICP 총교우회는 1기부터 20기까지 1,400명의 교우로 구성돼 있다. 총교우회는 김영삼 총교우회 회장, 박기석 명예회장(시공테크 회장), 이대봉 고문(참빛그룹 회장), 임무성 상임위 의장 등의 회장단과 조성옥 수석부회장을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송년회에만 교우 700명이 모이며 수료 이후에도 단단하고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친목을 위해 ICP 골프회, 등산회, 기우회, 여성회 등 각종 원우회도 창립됐다. 골프회 300여명, 등산회 300여명, 기우회 50~60명, 여성회 30~40명 등 수료한 기수와 함께 활동한다. 골프회와 등산회, 기우회는 ICP 최고위과정 설립 첫해인 96년에 출범했다. 올해 첫선을 보인 여성회 역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20기 골프회 회장인 최현일 현우데이터시스템 사장은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 골프회를 가지려고 한다”면서 “6개월 동안 제주도에 두 번 투어를 다녀왔는데, 9월부터 정기적인 모임으로 발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사장은 이어 “ICP를 수료한 지 10년이 된 교우도 골프모임에 참가하고 있다”며 “유대관계를 끈끈하게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프라는 취미를 중심으로 모여 정보를 지속적으로 교류하게 된다는 것. 최사장은 “ICP과정에서 컴퓨터 교육도 좋지만, 목요일 조찬강연 가운데 특히 받아들인 게 많았다”며 “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20기 회장인 정홍희 로드랜드 회장은 “최고위과정은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며 “자신의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경영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정회장은 이어 “기업인끼리 골프와 문화생활 등 취미를 공유하며 교우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면서 “상호신뢰를 기반으로 친교에 목적을 둔 원우회를 통해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교우와도 오래된 친구처럼 인간관계를 쌓아 올리게 됐다”고 덧붙였다.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INTERVIEW 김창헌 고려대 컴퓨터정보통신대학원장‘정보화시대 기본 마인드 심어줍니다’정보화시대의 특징 중 하나는 정보기술의 급격한 변화다. 최고위과정에서는 시시각각으로 일어나는 변화를 주도면밀하게 전달하고 있다. 아울러 최고위과정은 정보기술 교육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의 추세와 기술동향을 제시한다. 김창헌 고려대 컴퓨터정보통신대학원 원장을 만나 ICP는 어떤 곳인지 들어봤다.ICP에 대해 한마디로 설명한다면.석사과정, 최고위과정을 갖춘 컴퓨터정보통신대학원입니다. 특히 최고위과정은 국내 최고의 인맥을 자랑합니다. 1기에서 20기까지 1,400여명의 동문을 배출했습니다. 이들은 수료 후에도 동문의식을 갖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인맥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20기는 기존과 어떻게 달라졌는지요.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재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들이 서로 교류하도록 했습니다. 정보화시대의 기본 마인드를 기르고, 컴퓨터 기초지식을 익히는 맞춤형 교육을 펼칩니다. 너무 어려운 이론 위주의 교육보다 CEO 현실에 맞는 눈높이교육을 합니다. CEO가 비서에게 시키는 일들 가운데 사실 직접 해야 하는 업무도 있습니다. 실무교육을 통해 CEO가 몸소 익히도록 합니다. 19기와 달라진 점은 해외연수를 획기적으로 바꿨다는 겁니다. 기존 골프여행 위주에서 미국 스탠퍼드대학, 실리콘밸리 등에서 수업을 듣고 견학하도록 연수 프로그램을 변경했습니다. 배우자과정인 ‘숙녀회’에서는 20기의 부인들을 중심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장애우와 독거노인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펼쳐집니다. 한마디로 20기부터는 정보화 마인드와 IT지식의 기초 소양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공헌 또한 강화하도록 했습니다. 매주 목요일에는 리더십에 대한 조찬강의를 진행합니다. 사회 저명인사를 초빙해 IT시대의 미래비전 등 꼭 듣고 싶었던 프로그램 위주로 짰습니다.ICP의 강점은 무엇입니까.1기부터 20기까지 종횡으로 잘 연결돼 있다는 겁니다. 고려대의 전통, ICP 최고위과정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전체를 아우르는 교우회를 기반으로 교우들은 끈끈한 연대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 구성원의 다양성에서도 강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 배우, 정부 고위관료, 경찰부터 각기 다른 분야의 CEO까지 각양각색의 구성원을 자랑합니다.향후계획은 무엇입니까.과정을 보다 고도화하려 합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등 정보통신의 세계적 대가를 강사로 초빙할 계획입니다. 최고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저명인사를 섭외하려 합니다. 사회공헌활동 또한 더욱 강화할 방침입니다. 더불어 사는 최고위과정을 만들겠다는 얘기입니다. 앞으로 새롭게 다가오는 10년을 구상하는 최고위과정으로 만들겁니다. 훌륭한 인재들을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네트워크화할 예정입니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컴퓨터 지식을 습득하고 정보화 마인드 갖게 되면 이는 곧 국가 공헌의 길과 맞물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