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06 인터내셔널 CES’에 참석한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2006년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김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산업 사이클이나 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업구조와 비용구조를 갖춘 기업만이 수익성을 향유할 수 있다”면서 “2006년은 질적 성장 추구와 조직역량 확보에 주력해 고수익과 고성장의 기업체질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번에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오는 제품을 내놓으려 무리하기보다 기존의 다양한 제품을 차별화시켜 부가가치를 높이는 블루오션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전략이다.이에 따라 올해 LG전자는 이른바 ‘블루오션 경영’의 원년을 맞고 있다.LG전자는 1958년 금성사로 출발해 40여년간 전자·정보통신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개발, 한국의 전자산업을 이끌어왔다. 최근에는 디지털가전과 정보통신사업을 중심으로 세계 전자·정보통신산업을 이끄는 리딩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전자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디지털 미디어, 디지털 어플라이언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4개 사업본부 체제를 갖추고 세계 각국에 진출한 76개 해외 현지법인, 그리고 전세계에 걸친 마케팅 조직을 통해 글로벌 경영활동을 전개하고 있다.최근에는 디지털 기술 관련사업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과감한 R&D투자와 적극적인 글로벌 마케팅, 지속적인 혁신활동을 펼치는 가운데 디지털TV와 인터넷 가전, 차세대 이동통신단말기를 포함한 정보통신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성과만 보더라도 내수시장에서는 ‘초콜릿폰’이 대박상품으로 떠올랐고 디지털 전자산업의 경우 원유가 상승과 환율하락 등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6.3% 증가한 수출실적을 보였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따른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 확대와 PDP, LCD로 대표되는 평판 디스플레이의 매출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전자산업은 세계 IT경기의 견조한 성장과 월드컵 특수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LG전자는 2010년까지 글로벌 톱3의 전자·정보통신기업이 된다는 목표로 경영전략, 인재육성, 조직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과 변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이 회사는 ‘블루오션 경영’을 기반으로 2010년 전자정보통신 톱3 목표달성을 위해 2010년까지 매출 2배, 이익 2배, 주주가치 2배를 실현하는 ‘2BY10’ 슬로건(Slogan)을 확정했다.LG전자는 2010년까지 매출액의 30%, 수익의 50%를 블루오션 제품(Blue Ocean Product)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블루오션 제품은 매출 성장률 기준의 시장성장성, 세계시장 점유율 기준의 시장지배력, 수익성 기준의 이익기여도 등의 기준으로 선정된다. LG전자는 블루오션 경영을 키워드로 해 ‘고객중시의 경영’과 ‘기술경쟁력 강화’, ‘경영효율성 제고’ 등의 3대 경영방침을 설정했다.이중 고객만족경영은 지난 4월 초 300여명의 상품기획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김부회장의 ‘글로벌 경영과 상품기획의 중요성’ 강의에서도 나타났듯이 꾸준히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김부회장은 이 강의에서 “초콜릿폰이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킬러 디자인(한 기업을 대표하는 디자인)이라고 하는 디자인의 우수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통합개념인 ‘프로슈머(Prosumer) 마케팅’ 제도를 도입, 제품기획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고객의 의견을 수렴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적극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중동지역에서는 ‘대추야자 냉장고’를, 이슬람권에서는 ‘메카폰’을 내놓는 등 해외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는 것 역시 고객만족경영의 연장선상에 있다. LG전자측은 앞으로도 고객지향적인 경영을 강화해 제품의 품질, 기능, 디자인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어울리는 고객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따라서 PDP TV, LCD TV, 이동통신단말기 등 전략 프리미엄 제품 육성을 통해 2010년 북미, 유럽, 중국, CIS 등 주요 시장의 비보조 인지도(소비자에게 한 제품범주 내에 생각나는 브랜드들을 열거하도록 하는 것)를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전자측은 올해 중점육성사업인 이동통신단말기, 디지털TV를 비롯한 미래 성장엔진 발굴에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한편 LG전자측은 각 분야에서 세계의 리딩그룹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핵심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R&D인력을 대폭 늘리고 해외 우수인력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 R&D 석·박사 인력을 포함, 올해 2,700명의 R&D인력을 신규로 확보해 전체 R&D인력을 1만3,000명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지식재산 확보와 관리에도 온 힘을 기울여 지난해 국내 1만1,484건의 특허출원을 기록했다. 매년 특허출원 건수는 2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디자인 역량 강화 역시 전자정보통신 글로벌 톱3로 가기 위한 LG전자의 노력으로 꼽을 수 있다. LG전자는 ‘2007년 디자인부문 글로벌 톱’을 목표로 디자인 경영에 본격 나섰다. 올해 3대 경영과제의 하나인 ‘기술경쟁력 강화’의 핵심으로 ‘디자인 경영’을 선정했으며 ‘가장 잘 팔리는’(Best Selling), ‘가장 고급스러운’(Most Advanced), ‘세계 최초’(World First)를 1등 디자인의 3대 핵심가치로 꼽았다.올해 LG전자는 매출목표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4조원으로 설정했다. 또 기술경쟁력 강화와 고수익 사업구조 기반 확보를 위해 2조5,000억원(시설투자 1조1,000억원, R&D 1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글로벌 톱3 달성을 위한 비약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제품, 사업모델, 일, 시스템, 그리고 사람 등 경영의 핵심이 되는 다섯 가지 영역에서 고성장·고수익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조직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한다는 각오다. qselfzone@kbizweek.com돋보기 / 김쌍수 부회장의 독서경영‘사자·얼룩말 입장에서 생각하라’김쌍수 부회장은 올 초 경주 현대호텔에서 LG전자 국내외 전임원과 해외법인장 등 3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GMM 2006’(Global Manager Melt-in) 워크숍을 주관하면서 “올해는 ‘이기는 LG전자’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문난 독서광인 김부회장은 ‘이기는 LG전자’에 대해 호아킴 데 포사다가 쓴 <마시멜로 이야기>를 인용하며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 책에 소개된 사자와 얼룩말의 우화를 예로 들어 “사자는 얼룩말을 잡아먹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리며 얼룩말은 잡히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달린다”면서 “사자보다 느린 얼룩말은 잡아먹히고 얼룩말보다 느린 사자는 굶어 죽는 것처럼 경쟁자들이 언제나 최선을 다해 달리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도 앞서지 못하면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기업은 때로는 사자의 입장에서, 때로는 얼룩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며 “‘이기는 LG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생존하기 위한 우리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를 환경변화를 극복하고 세계 최고 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 이기는 LG전자를 만들기 위해 제품, 조직, 시스템 등 경영 전반에서 혁신을 한층 강화해 나가는 해로 삼겠다는 이야기다.김부회장은 또 2006년을 블루오션 경영의 원년으로 선포하면서 스펜서 존슨의 <선택>이란 책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올 초 사내강연에서 “상품기획에서 신중한 선택을 위해 고객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제품(기술)인지, 고객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Yes·No 시스템’을 도입해 기획단계부터 철저하게 고객의 니즈(Needs)를 반영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