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을 많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그중에 성에 대한 것도 많은 차이점이 있다. 동물은 생존과 종족보존을 위해 자연스러운 성생활이 이루어진다. 여기에는 아무런 도덕심도 없고 양심이나 제한이 없다. 굳이 제한이 있다고 한다면 어떤 동물집단에서 소수의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다수의 수컷들간에 다툼이 일어나고 그 결과 힘이 가장 센 수컷이 암컷을 차지한다는 것이라고 할까.결국 힘에 의한 제한 이외에는 동물들의 생식본능을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런 동물들의 세계에서 과연 ‘성폭력’이라는 개념이 있겠는가. 그들은 힘이 세면 자연스럽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현대인은 다르다.과거 왕정과 계급이 존재하던 시대에는 권력자들에게 첩들이 있었다. 또한 특별히 권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더욱 아름답고 많은 첩들을 가졌다. 왜 그랬겠는가. 남성들은 본능적으로 성욕을 발산하고자 하는 욕망이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들을 데리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이런 시대에 여성의 존재는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그저 아기나 낳아 키워주고 살림을 꾸리는 일꾼 내지 일부 권력자들의 성파트너 정도로 여겨지지 않았을까. 이렇게 볼 때 과거에는 여성에 대해 진정한 인격적인 대우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마치 동물들의 사회와 흡사한 것 같기도 하다.오늘날 성폭력은 사회적으로 커다란 관심사가 됐다. 성폭력을 정의해 보면 일반적으로 성을 매개로 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가해지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이중에는 ‘강간’이 가장 심각한 형태이며 이외에도 ‘강간미수’, ‘근친상간’, ‘유아성범죄’, ‘음란전화’, ‘음란채팅’, 및 ‘신체의 노출행위’, ‘타인을 훔쳐보는 행위’, ‘대중교통기관 내에서 의도적인 신체밀착 행위’ 등 매우 광범위한 형태들이 있다. 이중에서 강간이 발생되지 않은 상황을 성추행, 혹은 성폭행으로 부르며 상대방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했거나 기분을 상하게 했을 경우를 통칭해 성희롱이라고 한다.성희롱의 유형으로는 상대방에게 보상을 제시하고 그 대가로 성적 요구를 하는 대가형 성희롱과 간접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는 환경적·언어적 형태의 성희롱, 그리고 직접적인 접촉을 시도하는 신체적·육체적 형태의 성희롱이 있다. 이런 성희롱에 대한 세계 최초의 법원 인정은 1974년 미국에서 있었고, 우리나라는 1993년에 성희롱에 대한 최초의 법원 판결이 있었다. 그렇지만 실제로 성희롱을 법적으로 제도화한 것은 6년이 지난 99년이었다. 통계적으로 볼 때 현대사회에서 성희롱자가 되기 쉬운 남자들은 주로 여성을 무시하고 남녀가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전형적인 가부장적 사회의 사람이라고 한다.이같이 남성이 여성을 향한 성폭력, 성희롱, 성범죄 등은 오늘날 갑자기 생겨난 새삼스러운 사건이 아니다. 비록 여성들의 동의는 없었지만 오래전부터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자행돼 오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이제 시대는 변했다. 산업화사회의 후기에 들어선 지금은 성을 토대로 한 인간차별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을 토대로 가치를 인정받는다.그렇다면 능력 없는 사람은 유린당해도 되는가. 그것도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고 존중받을 권리를 가진 영혼의 소유자다. 이 점이 동물들과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형편이 된다고 돈으로 성을 거래해서도 안된다. 조물주는 인간에게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성을 선물로 주셨다. 이것은 결코 사람 마음대로 빼앗는 것이 아니고 매매하는 것이 돼서도 안된다. 그리고 남녀 양성의 인격적인 존중과 평등이 바탕이 될 때 진정 건강하고 행복한 성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꿈꾸는 앞으로의 바람직한 성문화이고 건전한 부부의 성생활이라고 생각한다.조은석·강남 코넬비뇨기과 원장(www.conel.co.kr)삼성병원 수련. 비뇨기과 전문의. 의학박사. ISSIR(세계성의학학회) 정회원. APSIR(아시아태평양발기부전학회) 정회원. 대한남성학회 정회원. 대한전립선학회 정회원. 대한레이저학회 정회원. 대한지방성형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