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게 많은 사람이 시련도 큰 법이죠. 까미유 끌로델도 재능과 열정이 넘쳤기 때문에 고통을 당한 게 아닐까요.”뮤지컬배우 배해선(32)이 보는 조각가 까미유 끌로델의 인생이다. 배해선은 지난 7월7일부터 뮤지컬 〈까미유 끌로델〉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뮤지컬 〈까미유 끌로델〉은 조각가 로댕의 연인이자 여류조각가였던 실존인물 까미유 끌로델의 비극적인 인생행로를 그린 작품으로 배해선은 작품 전체를 이끌어가는 까미유 끌로델을 연기한다.“끌로델은 천부적 재능을 가졌지만 로댕과 달리 사회와 타협할 줄 몰랐죠. 그래서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어요. 너무 순수했기 때문에 힘든 삶을 살았던 거죠.”연극무대로 데뷔한 배해선은 요즘 연기 경력 11년 만에 최고의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흥행과 연기력 면에서 모두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오랜 무명생활을 거친 이 배우가 걸어온 길은 언뜻 보아 끌로델의 인생과 닮아 보인다. 3년간 70만원을 받고 연극배우 생활을 했고 동네 갈비탕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출연 섭외 전화를 받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출연한 연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는 스칼렛 오하라 역을 맡은 탤런트 박상아의 대역이었지만 박상아가 한 번도 펑크를 내지 않아 무대에는 오르지도 못했다.“그렇지만 전 운이 좋았어요.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고 힘든 시절을 보낸 사람만이 진한 감동이 묻어나는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연기란 게 결국은 인간의 삶을 그린 것이니까.”끌로델은 사회의 벽에 부딪혀 결국 예술가로서의 삶을 꽃피워 보지도 못한 채 정신병원 신세를 져야 했지만 부모님이 반대하는 연기를 하면서도 늘 자신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던 배해선은 결국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컬배우로 거듭날 수 있었던 셈이다. 완벽주의자로 정평이 난 그녀가 ‘독종’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근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 역시 어려웠던 과거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조각가를 연기해야 하는 이번 작품을 앞두고는 홍대 작업실에서 직접 작품을 만들어보기도 했고 연습과정에서는 몸무게가 6㎏이나 빠졌다.사실 그녀의 이번 작품 선택은 의외였다. 지난해 뮤지컬 〈아이다〉로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그녀가 여러 제의를 마다하고 선택한 〈까미유 끌로델〉은 최근 한국 뮤지컬계의 트렌드에서 다소 벗어난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도 그렇지만 드라마가 강해 뮤지컬보다 연극에 가까워 보인다.“이번 공연으로 욕을 먹을지도 모르겠어요. 새로운 형식이기 때문에 더 하고 싶었던 작품이거든요. 도전이 되는 작품이기에 배우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관객에게도 문화의 다양성을 전파할 수 있는 큰 의미가 담긴 작품이라고 봅니다.”더욱이 삶의 기쁨이란 고통을 수반하는 가운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확신하는 그녀다. 그래서 그녀는 끌로델의 격정적인 삶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연기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지금이 그 깊이를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행복하다. 배해선의 연기력과 감성이 돋보이는 뮤지컬 〈까미유 끌로델〉은 오픈런(종연 미정)으로 신시뮤지컬극장에서 계속된다. q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공연&전시▶샹그리라 그랜드 아이스쇼피겨스케이팅과 서커스가 만나 ‘서커스 온 아이스’(Circus on Ice)라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로 재탄생됐다. 이번 공연의 주역이 될 엑스트라오디너리 아이스 서커스(Extraordinary Ice Circus)는 91년 연출가 세르게이 리쉬코프가 설립한 단체로 러시아에서도 새로운 형식의 아이스쇼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93년 해외투어를 시작한 이후로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애틀랜타올림픽까지 세계 각지의 초대형 행사에 초대될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8월19일~9월10일/목동 아이스링크/1588-6122▶안숙선의 〈흥보가〉안숙선 명창과 그녀의 제자들이 함께하는 무대다. 안숙선 명창은 국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도 널리 알려진 스타 국악인. 이번 공연에서는 만정 김소희제 〈흥보가〉를 유수정, 정미정, 김차경, 이영태 등 제자들과 완창 무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만정제 또는 김소희제로 불리는 소리제는 깊고 긴 호흡에서 나오는 소리가 특징이며 흔들림 없는 장단의 안정감에서 나오는 발림(손·발·온몸을 움직여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이 특징이라고. 8월12일/국립극장 하늘극장/02-2280-4115▶클래시컬 비틀스팝음악의 고전이 된 영국 그룹 비틀스의 음악은 일찌감치 베를린 필하모니 첼로 주자들로 구성된 12첼로에 의해 첼로 앙상블로 편곡되는 등 클래식 선율 속에서도 역시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즈의 ‘클래시컬 비틀스’는 비틀스의 음악을 바로크시대부터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편곡한 연주회다. 시대별 연주 양식에 대한 이해가 가능한 동시에 대중과 친숙한 자리가 되리라는 게 기획사측의 설명. 8월24일/DS Hall/02-3473-2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