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단순히 아카펠라 뮤지컬이라는 타이틀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작품이다. 모든 배우들이 악기 없이 몸을 이용해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지만 이들의 몸은 악기뿐만 아니라 때로는 배경으로, 또 소품으로 변하며 종횡무진 무대를 누빈다.극단 단원 평균나이 28세, 단원 대부분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학교의 지원금 100만원을 받아 2004년 11월에 탄생시킨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 잔잔히 퍼진 소문대로 재치가 넘친다. 지난 4월부터는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사로 나서 의상이나 무대는 세련돼 졌다.무대에 조명이 들어오면 다소 어설픈 듯 아마추어 느낌의 아카펠라로 연주를 시작하는 모습에서는 여전히 소박함이 묻어난다. 하지만 단 8명의 배우가 매미가 우짖는 숲을, ‘백조의 호수’를 몸과 몸을 이어 표현하는 모습에서는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이번 무대의 가장 큰 특징은 영화관에서 하는 뮤지컬이라는 점이다. 서울 목동점과 압구정점을 중심으로 CGV 라이브관을 도입한 CJ엔터테인먼트측은 “작품성을 지녔음에도 대중으로부터 소외당해 사장된 작품들에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연극과 공연 문화 전반의 대중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영화관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공연에 대한 큰 기대를 나타냈다. CJ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공연의 또 하나의 주체가 되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는 관객이 찾아오기보다 관객을 직접 찾아 공연을 배달하러 가겠다는 모토로 극단명도 ‘간다’로 지었다. 한국의 트렌드를 이끄는 서울 강남지역이지만 공연에서만은 유독 강북에 비해 뒤처져 있는 만큼 ‘간다’의 강남 입성은 그런 면에서 무척 반가운 시도다.내용은 간단하다. 평강공주와 바보온달 이야기를 기본 토대로 평강공주를 보필하는 시녀 연이의 허영심, 그리고 그녀가 야생소년을 만나 얻는 깨달음을 그린다.한마디로 공연관람이 익숙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권할 만한 공연이다. 접근성 좋은 위치에다(웬만한 한국의 공연장들은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떨어지지 않는가!) 누구라도 알 만한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에서 모티프를 딴 스토리, 캐주얼한 옷차림일지라도 전혀 부담 없는 단출한 무대. 모든 조건이 공연을 처음 접하는, 특히 가족단위 관람객에게 딱 들어맞는다. 연인이라면 프러포즈 이벤트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하다. 하다못해 “극장 내에선 음식물 반입이 안된다”며 ‘까칠하게’ 반응하는 극장 안내원이 없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다.단 영화를 볼 때와는 다른 관람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스크린이 아닌 바로 내 눈앞에 살아 있는 배우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뜨거운 박수와 환호는 필수다. 9월10일까지(금요일~일요일)/CGV압구정 라이브관/1644-1122 q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공연&전시▶훔치는 타인들-memory storage김성한 세컨드네이처 무용단의 인간탐구 시리즈 그 첫 번째 무대. 다양한 기억과 시간의 만남을 영상과 몸의 결합으로 풀어낸 공연이다. 거울과 스크린을 활용한 독특한 형식의 무용극이 펼쳐질 예정이다. 안무를 맡은 김성한은 발레와 현대무용을 두루 거친 인물로 한국인 최초의 프랑스 파리 유학파 남성무용수다. 9월4일/충무아트홀 대극장/02-588-6411▶스튜디오76 개관기념 〈관객모독〉올해로 30주년을 맞은 극단76단이 100석 규모의 전용극장 스튜디오76을 열었다. 극단76단은 서울 신촌에서 출발한 단체로 〈순장〉, 〈마지막 테이프〉 등 1970년대 실험연극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다. 개관기념 공연이 될 〈관객모독〉은 오스트리아 태생의 작가 페터 한트케의 원작으로 뚜렷한 스토리 없이 관객과 배우, 그리고 연극 자체가 주체가 되는 형식의 작품이다. 10월22일까지/스튜디오76/02-764-3076▶중·일 합작 컬러그림자극 〈서유기-손오공과 백골마녀편〉중국의 당산시 피영 극단과 일본의 가게보우시 극단이 함께하는 작품. 인형과 배경에 다양한 색을 입힌 컬러그림자극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전시회장에 작은 블랙박스 무대를 만들어 관객들이 즐기면서 그림자극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KBS 애니메이션 〈날아라 슈퍼보드〉에 출연한 성우들이 더빙에 참여했다. 8월27일까지/센트럴시티 씽크아트홀/02-2264-6684뮤지컬 - 〈아이 러브 유〉 시즌3새로운 캐스팅, 활력 있는 무대2004년 11월30일에 개막한 〈아이 러브 유〉는 초연 당시 7개월 동안 17만명이 관람하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이후 이 작품은 시즌2와 지방공연을 거치면서 꾸준히 사랑을 받아 9월 초 지방공연이 끝나는 시점에는 총 600회 공연에 31만명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출연배우는 단 4명이지만 이번 시즌3에 캐스팅된 배우들까지 합치면 역대 출연배우만 15명이다. 이 같은 화려한 기록을 갖고 있는 뮤지컬 〈아이 러브 유〉의 시즌3 공연에는 이건명, 김재만, 김태한, 선우, 김경선, 방진의 등이 출연한다. 9월23일~12월17일/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501-7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