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가 지난해 처음으로 ‘웰빙 아파트 대상’을 시상한 후, 웰빙 아파트 건설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친환경, 건강 중심 아파트가 아니고는 명함을 내밀지 못할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하루가 다르게 웰빙 관련 설비와 서비스가 등장해 소비자의 눈과 귀를 놀라게 하고 있다. 그만큼 아파트 품질 수준도 쑥쑥 높아만 가는 추세다.최근 등장한 웰빙 아파트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건강’을 모토로 삼는다는 것이다. 친환경 성분의 마감재로 새집증후군을 줄이고 최대한 자연의 모습을 단지 조경에 반영하려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피트니스클럽과 산책길, 골프연습장, 사우나 등을 단지 내에 배치한 곳도 최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입주민의 오감 만족을 넘어 미래의 건강까지도 배려하는 게 요즘 웰빙 아파트의 특징이다.올해 대상을 차지한 대림산업의 경우 지난 2003년 5월 입주한 서울 신도림 4차 e-편한세상에 풍부한 녹지와 실개천이 살아 있는 조경을 선보여 친환경 아파트 브랜드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이번 수상작인 계룡시 두계 e-편한세상 역시 수려한 자연경관을 최대한 살리는 단지 설계를 기본으로, 구석구석 쾌적성을 높이는 장치를 아끼지 않아 심사단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대림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에코프로젝트를 적용해 ‘집과 자연이 하나 되는’ 웰빙 아파트를 모든 단지에 실현하고 있다. 새집증후군의 주원인인 실내 유해공기는 베이크 아웃(Bake-out)시스템으로 최소화하고 모든 자재와 설비를 친환경 중심으로 바꾸는 식이다. 베이크 아웃 시스템은 입주 전 일정기간에 환기와 난방을 통해 유해공기를 없애는 기술로, 이미 2년 전부터 연구개발에 들어가 적용을 시작했다. 김종인 대림산업 부사장은 “계룡 e-편한세상은 대림의 아파트 기술력을 모두 모은, 최고의 아파트로 지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경남기업의 경우 대형건설사를 제치고 광고신뢰도 1위를 차지할 만큼 급상승한 인기를 바탕으로 고객만족 부문 수위에 올랐다. 경남아너스빌의 자랑거리는 강도6의 지진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내진설계, 채광면적을 넓히기 위한 ‘3베이(Bay)’설계, 욕실 저소음 배관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참숯을 이용한 바닥재 등 친환경 마감재와 높은 녹지율 등이 고객만족도를 극대화시키고 있다는 평이다.지난 2002년 용인 구성면에 1,836가구 대단지를 분양하면서 웰빙 개념을 적극 도입한 바 있는 동일하이빌은 모든 단지에 수준 높은 웰빙 시스템을 접목시키고 있다. 특히 입주 이후에도 끊임없이 고객 반응을 살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고객 요구 듣기에 나서 소비자신뢰 분야에서 후한 점수를 얻었다. 일부 업체가 하자 보수 정도에만 애프터서비스를 실시하는 것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나눔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는 우림건설 역시 웰빙 아파트 리스트에서 빠질 수 없다. 최근 새로운 브랜드 ‘필유’를 런칭하고 사람과 자연, 첨단기술이 어우러진 유토피아 건설에 초점을 맞춘 우림은 분양에 앞서 특별한 문화마케팅으로 고객의 감성적 만족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활발한 문화사업 지원과 함께 지역사회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두루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을 펴는 중이다. 특히 필유는 브랜드 런칭 3개월 만에 인지도 5위권에 오르는 등 인기를 더하고 있다.비발디의 ‘사계’에서 브랜드 이름과 아파트 컨셉을 따온 한라건설은 말 그대로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조경이 특장점이다. 용인 구갈2블록에 건설한 ‘한라비발디 아델70’의 경우 단지 내 조경을 ‘야곱의 사다리’라는 그림에서 모티브를 얻어 회화적으로 표현해냈다. 모두 11개의 테마공원에 다이아몬드식 단지 배치, 각종 디지털 편의시스템 등이 어우러져 환경친화적이면서도 첨단기술이 살아 있는 단지를 실현해냈다는 평이다.‘푸르지오’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대우건설은 2,350가구의 길음뉴타운 단지에 전원형 문화단지, 로하스(LOHAS) 아파트를 만들어냈다. 처음부터 주변 자연과 잘 어울리도록 단지를 설계해 어느 하나 튀지 않고 융화되는 느낌을 살렸다. 개인과 가족을 넘어 ‘우리’라는 공동체적 삶을 중시하는 로하스 기본개념을 살려 개인의 웰빙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인 웰빙으로 확대시킨 것이다.쌍용 스위닷홈의 경우 입주민의 정신적 행복까지 고려한 첨단편의시설이 눈길을 끈다. 새로 입주할 예정인 단지에 요가 · 필라테스장과 허브와 약초를 심은 클리닉 가든을 만들어 피로한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줄 계획이다. 또 퍼팅그린과 게이트볼장, 암벽등반장, 피트니스센터 등을 만들어 건강 편의시설에 대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입주민이 텃밭을 가꾸며 자연을 체험하는 공동채마원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이처럼 웰빙 아파트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의 접목으로 시간이 갈수록 진가를 더하고 있다. 불과 1~2년 전 도입 단계였던 때와는 차원이 다른, 한층 세밀하고 수준 높은 ‘친환경 건강 아파트’들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이제 웰빙 아파트는 한때 트렌드가 아닌, 주택건설업계 주류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이는 사람이 살기에 더욱 편하게, 더욱 건강한 아파트를 짓겠다는 공통 목표를 향해 업체들마다 연구개발을 멈추지 않은 결과다.하지만 8ㆍ31부동산대책 이후 분양시장이 차갑게 식으면서 엄청난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게 주택건설업계 현실이기도 하다. 11월 초 실시된 서울동시분양에는 현대건설 1개 업체만이 참여했지만 그나마 미분양을 남기고 말았다.한 업체 관계자는 “미분양이 돼도 공정은 일정대로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자금부담이 만만찮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앞으로는 좋은 아파트 짓기라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수요를 놓치지 않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결국 좋은 품질의 주택상품을 만들어 내놓으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이는 시장환경이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된 만큼 명실상부 ‘품질’로 승부할 때가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비자에게 선택의 주도권이 있는 만큼, 선택을 받기 위해선 아파트 품질을 더욱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더욱 행복해지게 생겼다. 당분간 다양한 형태의 웰빙 아파트가 계속 등장, ‘고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