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562호 (2006년 09월 11일)

참여정부 부동산정책 문제점

기사입력 2006.09.07 오후 02:53

집권 4년차 참여정부는 집요하게 서울 강남 주택시장의 가격을 끌어내리려는 다양한 정책을 구사하고 거품론까지 동원했으나 강남의 주택가격은 미동도 않고 있다. 최근 정책홍보자료나 우호적(?)인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강남에 대한 주택공급 확대는 불필요하며 강남의 공급 확대론이 투기를 조장한다고 주장하면서 분석자료까지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소개하면 이런 식이다.

첫째, 강남의 주택보급률은 100%가 넘어 주택이 충분하고 공급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강남 아파트는 대략 24만가구 정도인데 송파 등에 5년간 11만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된다는 것. 1990년대 초반 5년간 강남에 3만여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되자 가격이 안정되었듯 강남의 아파트 가격은 안정된다고 강조한다.

둘째, 중대형 아파트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주택보유세가 강화되고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면 중대형 아파트 소유자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하고 처분하려고 해도 핵가족화에 따라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감소해 팔리지 않는 애물단지가 된다는 것이다.

셋째, 강남의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용적률을 상향시키면 강남의 도시기능이 마비되므로 균형개발을 통한 수요분산이 발람직하다고 본다.

따라서 강남의 공급확대 주장은 ‘강남불패’라는 미신을 뒷받침하는 버팀목이 되며 부동산 투기를 부추겨 시장참여자에게 그릇된 선택을 하게 할 뿐이라는 것. 즉 강남 공급 확대론이 투기의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강남 주택시장에 대한 참여정부의 인식은 주택시장의 실태와 관계없이 자의적 해석으로 점철된 매우 불합리한 것이다.

첫째, 주택보급률은 구매력의 크기, 주택의 질과 관계없이 주택수를 2인 이상의 비혈연가구수로 나눠 얻어지는 지표로 주택수요가 아닌 주택소요와 관련된 지표다. 따라서 주택보급률과 가격과의 관계는 처음부터 무관한 것이다. 낮은 주택보급률이 높은 주택가격의 원인이라면 강남은 집값이 떨어지고 주택보급률이 낮은 강북 등의 집값이 올라야 하는데 현실은 이와 정반대다.

둘째, 11만가구의 아파트가 계획돼 있으나 대부분이 표준건축비 이하로 지어지는 공공부문의 주택이며, 그 절반이 임대주택으로 고품질의 중대형 주택을 찾는 강남지역의 주택수요와는 거리가 있다. 90년대 초반 집값이 안정되었던 것은 강남지역에 주택이 공급돼서가 아니라 5개 신도시를 통한 주택 대량 공급과 용인 수지지역에서의 민간주택 공급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셋째, 2020년까지 수도권의 주택수요는 감소하지 않는다. 더욱이 현재 우리나라의 일인당 주거면적은 20.1㎡로 선진국 평균 43.8㎡의 절반이 채 안된다. 소득수준이 향상된다면 가구원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넓고 품질 좋은 주택의 수요는 증가한다.

보유과세를 강화한다면 중대형 주택의 수요는 감소할 것이나 보유세 부담으로 중대형아파트 구입을 포기하는 것은 극히 일부의 한계소득 계층이다.

넷째, 강남의 주택수요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강남이라는 공간적 범위 내에서만 주택을 건설해야 한다고 보는 전문가는 없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강남의 주택수요라는 것은 좋은 입지에 건설된 고품질의 주택을 대유(代喩)한 것이다. 따라서 도시기능을 마비시킬 정도로 재건축아파트 단지의 용적률을 상향시켜야 한다는 데 동의할 전문가는 없을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일찍부터 강북 등의 균형개발을 통해 수요를 분산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해왔다.

공급이 부족해서 집값이 오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투기를 야기한다고 강변하는 것은 환자를 진찰한 결과 암을 선고한 의사에게 의사의 진단 때문에 암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담당자들은 강남 주택가격 상승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을 배척하고 불합리한 논리로 전문가들과 비생산적 논쟁을 유발하기보다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이제라도 바른 길이 아닐까.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zchangss@hanmail.net

약력: 1957년생. 94년 서울대학교 건축공학 박사. 대한주택공사 부설 주택연구소 선임연구원. 건설교통부 주택정책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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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7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