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제 562호 (2006년 09월 11일)

웃고 신나게 일하면 ‘주인의식’ 싹터

기사입력 2006.09.07 오후 02:53

몇몇 소규모 점포 사장들이 모여 한탄했다.

스포츠용품 - “88올림픽 이래 최대 불황이야.”

주유소 - “70년대 석유파동 이래 최대 불황이야.”

전자대리점 - “일제강점기 이래 최대 불황이야.”

마지막으로 서점주인이 한마디 하자 모두 입을 다물었다.

서점주인 - “우리는 훈민정음 창제 이래 최대 불황이야.”

재미있는 광고판이 있다.

미용실 - 언젠가 사람들을 외모로 판단하는 시대가 막을 내릴 것입니다. 그때까지 염색과 파마는 우리 헤어살롱에 맡겨주시기 바랍니다.

레스토랑 - 만일 5분 이내에 주문한 음료가 나오지 않으면 아마 8~9분 아니면 12분 정도 기다리면 됩니다. 그러니 그냥 편하게 쉬고 계세요.

정신과병원 - 건망증 환자 치료비는 선불입니다.

담배회사 - 한 갑당 한 장씩 쿠폰 드려요. 5만장 모으면 폐암수술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앞자리의 사장들은 부정적이고 지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뒷자리 사장들은 긍정적이며 고객을 웃기는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 대조가 된다. 경영자는 과연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그동안의 유머형 인간의 자세를 총정리하는 의미에서 유머경영에 대해 말하려 한다. 경영자의 권위란 현실에 대한 판단과 미래에 대한 비전, 그리고 과감한 결단력 등 경영적 요소에 의해 확보되는 것이지 단순히 엄숙한 표정이나 행동을 보인다고 해서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신세대 사원들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에는 그런 딱딱함이 오히려 경영자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세계적인 기업 카운슬러 데브라 밴턴의 말을 들어보자.

“나는 최고경영자(CEO)가 종업원들의 얼굴에 파이를 던지고, 행운의 편지를 써서 보내고, 공개적으로 속옷을 선물하고, 긴 내의를 입고 식탁 위에서 춤추고, 친구의 화장실 변기 위에 가짜 폭탄을 설치하는 등의 익살스러운 장면을 많이 봤다.”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경영자들은 과연 부하직원들로부터 ‘점잖지 못한 노친네’라는 비웃음을 받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밴턴이 관찰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대기업을 이끄는 일류경영자들이다. 그들은 자기가 언제 진지한 모습을 보여야 하고 언제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경영자들에게 유머러스한 액션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그들의 말과 표정과 행동은 간부와 사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혹은 회사가 위기에 봉착한 순간에 경영자가 심각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순식간에 회사 전체가 동요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때로는 약간의 ‘연기’를 통해서라도 부하들을 안정시켜야 한다.

‘이거 도입해 보면 어떨까요?’ 기업에 강의 나가면 CEO나 인사책임자를 만나는데 간혹 건의도 했다. 그냥 노는 것보다 서로 입장을 바꿔 익살스럽게 표현하기 말이다. 그날 하루는 사장이 경비실에 서거나 상점을 돌아다니며 영업을 한다. 말단 신입사원 중 한 사람이 임원 입장에서 결재를 한다.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을까. ‘그래 나도 언젠가는 이 회사의 사장이 될 거야’라는 꿈도 심어줄 수 있다.

사내에 유머룸(Humor Room)을 만들어보자. 여긴 신성불가침 지역이다. 여기선 어떤 낙서나 고함도 풍자나 비난도 용서가 된다.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비윤리적 모습도 고발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연·혈연·학연 따라 모이기, 공과 사 구분 못하기, 회사 비품 마음대로 가져가기, 아랫사람 깔보기 등 회사의 발전에 문제가 되는 것도 모두 벽에 적어보자. 또한 이곳은 일에 지친 직원의 휴양소도 되고 때로는 피난처도 된다. 유머데이(Humor Day)도 한 방법이다. 창립기념일 혹은 아무 날이나 하루를 정해 멋진 모자를 쓰고 오는 날, 꽃남방을 입고 오는 날, 청바지를 입고 오는 날로 정해보자. 스트레스나 불만을 품고 끼리끼리 모여 수근수근, 눈치나 보며 구시렁구시렁 뒷말이나 하는 조직에는 미래가 없다. 유머경영은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윤리경영, 투명경영으로 연결된다. 웃고 신나게 일하는 가운데 직원들에게 자연스레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김진배·유머경영연구원 원장 humor119@naver.com

약력: 건국대, 연세대, 감신대 대학원 졸업. KBS <아침마당>, SBS <인생대역전> 등 출연. 동양화재 현장영업소장과정, 한양대 사회교육원, 이화여대 최고위과정, 삼성그룹 차장과정 등 500여 업체에 출강. <유머가 인생을 바꾼다>, <유쾌한 유머> 등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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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7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