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제 562호 (2006년 09월 11일)

‘아주 특별한 사람들의 공간’

기사입력 2006.09.07 오후 02:53

“다들 제가 성씨가 ‘유’라서 그렇다고 생각하시는데 실은 ‘당신들을 위한 갤러리’라는 뜻이라니까요.”

유문화 사장의 항변(?)에서 느껴지듯 ‘갤러리 유’(Gallery You)는 처음 보는 사이에도 인사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손님 스스로 만들어가는 분위기를 지향한다. 캐시미어 니트 브랜드 TSE, 여성 핸드백 치치뉴욕 등을 수입·유통하는 에코모다의 백준식 대표가 이곳을 특별한 맛집으로 꼽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든지 사람 사이의 관계에는 문화가 숨어 있다”는 소신을 밝힌 유사장이 “갤러리 유에는 다양한 문화가 있는 만큼 여러 사람과 문화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꾸민 곳”이라고 자신 있게 밝힐 만큼 갤러리 유는 독특한 공간이다. 원래 ‘갤러리 편도나무’로 불리던 곳을 리노베이션했다. 한국 전통문화와 서양문화가 어우러진 동네인 종로구 사간동에 위치하고 있다. 한옥을 개조한 곳이지만 피아노, 빔 프로젝터와 스크린이 있고 벽이란 벽에는 미술품이 전시된다.

이런 특징은 갤러리 유의 메뉴만 봐도 금세 눈치챌 수 있다. ‘푸드 앤드 드링크’(food&drink) 대신 ‘culture(문화), exhibition(전시), art(예술), wine(와인), food(음식), tea(차)’가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10개 테이블에 40~50명 들어갈 법한 조그마한 공간이지만 유리천장이 덮인 마당에서는 밤마다 격일로 재즈보컬의 공연과 영화 상영이 이뤄진다. 한달 전에는 재일교포 뉴에이지 음악가 양방언의 작은 음악회가 바로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겨울이면 바비큐 파티 장소로 변신도 가능하다. 기업 단위의 30~40명 참석 행사는 지금도 종종 열린다.

갤러리라는 컨셉에 걸맞게 관장 격인 유사장이 전시에 참여할 작가를 직접 선택한다. 단골 손님 위주로 찾는 곳인 만큼 그녀의 취향뿐만 아니라 손님의 코드에 맞는 작품과 작가를 고르기 위해서다. 될 수 있는 대로 화려한 작품은 피하는 편이다. 새로운 전시회 오픈 날짜를 알리고 원하는 손님이 함께 축하할 수 있도록 전시 안내서를 테이블 위에 늘 비치한다. 기자가 갤러리 유를 찾았을 때는 9월4일부터 10월3일까지 전시되는 이택희 작가의 초대전에 대한 안내서가 놓여 있었다.

음식만 파스타와 스테이크, 차와 와인이 함께 있는 ‘퓨전’이 아니라 공간활용도 퓨전화돼 있다. 마당은 젊은층에게 어울리는 캐주얼한 자리로, 안채는 30~50대가 두루 즐기도록 클래식한 가구로 꾸몄다. 6~8석의 룸도 하나 있어 비즈니스 미팅도 할 수 있다.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나까지 기쁨을 느끼게 됐다”고 말하는 유사장의 세심한 정성이 구석구석에서 묻어난다. 농담처럼 건네는 “나중에 강남에다 프랜차이즈를 열까 봐요”라는 그녀의 말이 빈말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메뉴에서 눈에 띄는 것 또 한 가지는 차의 이름이다. 이곳의 차는 수제차로 유명한 ‘사루비아 다방’에서 공수한 것들이다. 양귀비가 좋아하는 열매로 만들었다는 ‘라이찌 블랙’부터 살구와 공후차가 만난 ‘살구어페어’, 야생열매가 보석처럼 담긴 ‘분홍반지’ 등 향과 맛만큼이나 이름이 독특한 차를 접할 수 있는 것도 갤러리 유의 매력이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갤러리 유의 자랑이라는 파스타는 9,000~1만3,000원대. 점심식사가 안되는 게 아쉽다. 낮에는 음료만 판매한다. (02-733-2798)

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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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7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