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562호 (2006년 09월 11일)

개성 살린 레이어드 연출이 대세

기사입력 2006.09.07 오후 02:53

여성복 - 블랙과 미니멀리즘

올 가을 여성복 컬러는 블랙이 대표적이며 주로 어두운 컬러 또는 은은한 무채색 계열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LG패션의 여성복 컬러리스트 한승희씨는 “화이트가 주류였던 지난 봄·여름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연한 그레이부터 블랙에 가까운 진한 그레이까지 명도가 다른 다양한 그레이 컬러가 유행”이라면서 “카키가 가미된 베이지나 블루가 감도는 그레이에 생동감을 느끼게 해주는 골드나 레드가 포인트로 더해져 우아하고 럭셔리한 룩을 완성시킨다”고 말했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하는 퍼플과 바이올렛도 올 가을·겨울 시즌의 유행 컬러다.

스타일 면에서는 예전보다 여성스러운 요소를 배제하고 남성적인 디자인을 응용해 매니시(Mannish)한 느낌을 주는 스타일이 트렌드의 한축을 이룬다. 볼륨감 있는 포켓과 남성셔츠의 디자인을 응용한 블라우스 등 90년대 아방가르드 패션을 연상시키는 아이템들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커리어우먼의 경우 상하 블랙 컬러의 슬림한 정장 스타일이 큰 흐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부드럽고 페미닌한 면을 억제하고 남성적 면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시즌 매니시 슈트 룩의 경우 남성의 클래식 슈트를 그대로 가져온 듯한 머스큘린(남성의, 남성다운) 슈트와 스카프 타이, 남자 바지처럼 허리 부분에 턱을 잡은 와이드 팬츠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머스큘린 스타일과 나폴레옹이나 고전적 장교의 복장에서 영감을 받은 레트로 밀리터리 스타일이 정교하게 재해석됐다. 이 같은 트렌드는 모스키노의 턱시도 스타일의 하이 웨이스트 팬츠, 마르니의 넉넉한 배기 스타일 팬츠와 재킷 등에서 볼 수 있다.

액세서리 역시 남성복에서 영향을 받은 클래식한 분위기의 소품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광택 나는 에나멜과 메탈 소재의 단추장식, 밀리터리 영향의 화려하고 장식적인 금박을 바른 듯한 골드 장식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귀족적인 브리티시 무드도 이번 가을·겨울 패션의 중요한 키워드다. 돌체앤가바나에서는 나폴레옹 시대를 재현하거나 스코틀랜드의 타탄체크를 절제된 우아함으로 표현한 보테가 베네타, 킬트(스커트의 일종)를 입은 청년들을 런웨이 무대의 배경으로 내세운 모스키노 쇼 등에서 이번 시즌, 패션계의 귀족과 하이클래스 무드를 엿볼 수 있다.

LG패션의 경우 새롭게 런칭하는 브랜드인 모그(MOGG)에서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풍성한 러플이 달린 화이트 블라우스를, 헤지스 레이디스에서는 레드 재킷에 골드 버튼이 달린 장교 재킷을 선보이고 있다.

소재의 가장 큰 특징은 광택감이다. 새틴이나 실크 소재 등을 사용했거나 벨벳 등에 가공을 해 광택감이 느껴지는 제품이 지난 시즌에 이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소재들은 볼륨감을 살려주면서도 무거워 보이지 않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또 코튼이나 울 소재에 골드, 메탈 느낌의 소재를 믹스해 우아한 분위기를 내는 것이 많다. 소재에도 매니시한 감성이 나타나 울 소재의 경우 스트라이프와 솔리드, 홈스펀, 헤링본 등 고급스러운 광택의 특수모 소재가 주요 경향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게 의류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남성복 -‘S라인’의 강세

남성복 역시 올 가을·겨울 시즌에는 블랙 컬러의 사용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가을부터 트렌드 컬러로 부상한 블랙 컬러는 올 가을 역시 그레이와 함께 메인 컬러로 자리잡았다. 솔리드 블랙 슈트나 은은한 조직감이 느껴지는 블랙 슈트는 더 이상 ‘장례식 패션’이 아닌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이와 함께 블랙 컬러가 줄 수 있는 답답한 느낌을 피하기 위해 블랙과 화이트를 매치하고 타이나 포켓치프 등 광택이 있는 액세서리를 매치하는 ‘모노크롬 코디’는 지난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올시즌에는 그 인기가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브라운 역시 트렌디 컬러다. 특히 브라운 컬러는 피부색에 황색이 도는 동양인에게 잘 어울리는 컬러다. 브라운 컬러는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고 있는데 골드와 섞여 은은한 광택을 머금은 브라운은 정장 쪽에서, 오렌지 빛이 섞여 밝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브라운은 콤비재킷이나 캐주얼 쪽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봄시즌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었던 그린 컬러와 레드, 퍼플, 오렌지 등의 컬러가 스티치나 재킷의 안감 등에 포인트 컬러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베이지, 카멜 같은 내추럴 컬러를 활용해 차분한 스타일을 연출하거나 네이비와 블랙이 만나 도시적인 세련미를 표현하기도 한다.

실루엣을 강조하는 경향이 한층 강하게 나타나는 것도 남성복의 올 가을·겨울 트렌드다. 많은 브랜드들이 허리 라인의 위치가 약간 위쪽으로 올라오고 재킷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전체적으로 하체가 길어 보이는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여성복의 대세로 자리잡은 ‘S라인’ 바람이 남성복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특히 절제미를 풍기는 테일러드슈트는 이번 시즌 가장 대표적인 신사복으로 꼽히고 있다. 테일러드슈트는 사전적 의미로 맞춤 신사복이란 뜻이지만 통상적으로 맞춤 신사복의 디자인을 살린 신사복을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슈트는 몸에 붙는 듯한 실루엣이 특징이며 클래식하면서도 품격 있는 디자인이 강조된다. 이은경 제일모직 ‘빨질레리’ 디자인실장은 “새로운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신사복도 절제된 세련미가 강조되고 있으며 남성미를 살려주는 샤프한 실루엣과 어둡고 깊이감 있는 컬러가 유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트의 실루엣이 전체적으로 슬림화되고 기장도 짧아지면서 셔츠와 타이는 슈트의 경향에 어울리는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셔츠는 정장의 컬러 트렌드인 모노톤 코디에 어울리도록 화이트와 블루가 주류를 이루며 핑크, 바이올렛, 오렌지 색상도 세련된 연출이 가능하다.

소재는 보온성이 좋은 울 소재가 각광받고 있다. 여성복과 마찬가지로 로맨티시즘을 반영해 광택감 있는 실크 소재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울 소재의 경우 볼륨감이 느껴지고 보온성을 높인 기모가공을 한 소재의 사용이 늘었다. 울과 실크를 혼방한 소재도 특유의 광택 때문에 슈트의 원단으로 여전히 각광받고 있다.

타이는 블랙 슈트에 어울리는 은은한 광택감을 가진 핑크와 레드, 와인 컬러가 주된 컬러로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캐릭터 정장에서 많이 선보였던 ‘내로타이’(Narrow Tie·타이의 폭이 6~7㎝ 정도로 좁은 타이)의 유행도 확산되고 있다.

캐주얼 및 스타일 노하우

캐주얼의류의 경우 중성적인 경향과 함께 에스닉하고 보헤미안의 느낌이 나는 의상과 스포티한 의상이 공존하게 될 전망이다. 신원의 캐주얼 브랜드 쿨하스는 루스한 실루엣의 데님과 패치워크가 들어간 데님, 여성스러운 실루엣의 패딩 점퍼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의상을 동시에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스타일을 완성하는 노하우의 경우 두세 벌을 겹쳐 입어 더욱 트렌디하게 연출하는 레이어드의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가을·겨울 시즌 레이어드의 주류는 시폰 등 얇고 가벼운 소재의 블라우스에 스포티한 레깅스와 버뮤다팬츠를 함께 입는 식이다. 결국 이번 시즌 스타일링의 화두는 입는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매치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느낌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여성적인 디테일의 러플 블라우스를 남성적인 느낌의 팬츠나 재킷에 매치한다든지, 원피스에 턱시도 재킷을 매치하는 식의 스타일링이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selfzone@kbizweek.com

도움말: 제일모직, LG패션, 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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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7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