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의 대세가 오픈마켓으로 옮아가고 있다. 2003년 이후 매년 100%의 성장을 거듭, 올 연말에는 인터넷 쇼핑몰을 제칠 전망이다. 특히 G마켓은 단기간에 옥션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 업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상태다. 지난 상반기 거래량 1조원을 돌파, 지난해 전체 거래량에 육박했을 정도다.오픈마켓의 주요 고객은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층이다. 바꿔 말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얘기. 이는 G마켓의 주요 상품 카테고리 인기순위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우선 꼽을 수 있는 소비 키워드는 ‘실속’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만날 수 없는 파격적인 가격의 제품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한달(7월22일~8월21일) 동안 운동화 카테고리에서 1위에 올라 있는 나이키의 ‘코르테즈’가 대표적이다. 오프라인 대리점 가격의 절반 정도인 2만원대에 팔리고 있어 인기 상종가를 거듭하고 있다. 가볍고 캐주얼하면서도 어떤 옷에나 잘 어울려 10대를 비롯, 전 연령층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화장품 카테고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아모레 퍼시픽의 ‘마몽드 파우더 팩트’도 품질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책정, 찾는 이가 많다고 담당 매니저들은 말한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브랜드 파워다. 권연정 CM(카테고리 매니저)은 “가격은 물론 마몽드라는 유명 브랜드 제품이란 점이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요인”이라며 “투명 메이크업 트렌드를 공략한 제품 컨셉도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인터넷 쇼핑의 취약점 가운데 하나는 직접 물건을 보지 않고 구매한다는 점. 자칫 예상과 다른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이 널리 알려진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최근 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LCD TV의 판매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2곳의 유명 메이커 제품이 전체 카테고리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30대 중반 이상의 중산층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G마켓측은 설명한다. 현재 LG전자의 42인치형 엑스캔버스와 삼성전자의 2006년형 ‘보르도 TV’가 나란히 1·2위를 질주하고 있다.캐논의 ‘익서스 800is’가 디지털카메라 부문에서 1위를 독주하고 있는 것도 국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캐논’이란 브랜드 덕이 크다. 여기에 가격 대비 우수한 스펙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더해져 출시와 함께 거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G마켓측은 설명한다. 하루에 200대 이상 팔려나가고 신제품이 나온다 해도 한동안은 판매순위 상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인터넷에서도 ‘스타’의 힘은 강력하다. 인기스타가 광고모델로 나오는 제품은 거의 예외 없이 판매량이 증가한다. 탤런트 한가인이 모델로 나선 ‘마몽드 파우더 팩트’와 영화배우 장동건이 버티고 있는 삼성 케녹스의 제품들이 그렇다. 현재 삼성 케녹스의 S500은 캐논 익서스 800is와 1위를 다투고 있다. 가수 보아를 새로운 모델로 내세운 올림푸스의 약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할 ‘기본 제품’들도 잘 나가는 상품군이다. 유행을 반영하지는 못하지만 없으면 허전하고 불편한 제품들이다. 화장품에서는 기초화장품과 메이크업 제품 등이 이에 속한다. 색조화장품의 경우에는 화면으로 보는 것과 실제 색이 다를 수 있어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적다. 나이키의 코르테즈가 꾸준히 인기를 끄는 이유 가운데 하나도 무난한 스타일이기 때문이다.그렇다고 디자인이 튀는 제품이 외면받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인터넷만큼 유행에 민감한 곳도 사실 없다. 리복의 조리가 슈즈 부문 2위를 거머쥔 것도 타사 제품에 비해 디자인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G마켓측은 설명한다.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