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 자존심’…명성 ‘부활’

현대건설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한다. 한국 경제의 동력을 자처하며 국내외 개발 현장을 누빈 세월이 반세기가 훌쩍 넘었다는 뜻이다. 수명 50년 넘는 기업이 손에 꼽을 정도인 현실에서 현대건설의 위상은 외형과 상관없이 ‘최고’ 수준이다. 더구나 외환위기 여파로 좌초 위기를 겪었던 터라 지금의 회생이 더욱 값지다는 평이다.최근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내놓고 주택시장 왕좌 탈환을 선언한 현대는 다시 되찾은 기운을 자랑이라도 하듯 명성 높은 기업 순위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인지도 조사에서 늘 밀렸던 ‘래미안’의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눌렀다. 또 톱10에 새롭게 진입한 기업들 가운데 가장 순위가 높은 것은 물론 KT, 국민은행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을 아래로 거느리는 기쁨도 맛보게 됐다.이 같은 결과는 현대건설이 오랜 회생 노력을 거쳐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점, 이와 더불어 건설 명가라는 전통성과 가치가 다시금 부각됐다는 게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지난해 상반기 워크아웃 졸업의 과제를 해결한 현대건설은 하반기 들어선 눈에 띄는 공격 경영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2006년 9월말 힐스테이트를 런칭하고 11월 서울숲 사업지에서 첫 분양을 한 결과 무려 75.4 대 1로 청약 1순위 마감되는 기록을 세웠다. 또 12월에는 태안 기업도시 개발계획 승인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2006년 초에 세운 8조3000억 원의 신규 수주, 5조685억 원의 매출, 3537억 원의 순이익 등 사업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의 주무기인 해외 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연속 25억 달러를 웃도는 수주량을 달성, ‘제2의 중동 특수’를 현실로 만들었다.현대는 ‘미래를 향한 도전과 성장’을 올해 캐치프레이즈로 삼았다. 60년 동안 축적한 세계적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 탁월한 인재 등을 바탕으로 향후 세계 10대 선도 건설회사로 발돋움한다는 포부다.이를 위해 특히 해외 건설 도약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현대는 지난 1965년 한국 건설 업체 중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해 전 세계 47개국에서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의 명성을 떨쳐 왔다. 지난해 8월 총 13억 달러 규모의 카타르 ‘펄(Pearl) GTL 공사’를 수주하는 데 이어 올해는 이란 카자흐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신흥 개도국에서 30억 달러 이상의 수주를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들 지역에서 대규모 수주가 유력시 되고 있어 전망은 밝은 편이다.현대건설은 올해 인수·합병(M&A)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다시금 레이스 출발선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이종수 사장은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건설 명가의 전통성과 가치는 목에 힘을 준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고객의 코드에 주파수를 맞추고 더 나은 고객 만족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결국 고객밀착 경영, 고객 최우선 경영을 위한 노력이 현대건설을 명성 높은 기업으로 이끈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