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상·부패경찰관은 무죄다’

●월터 블록 지음/이선희 옮김/지상사/310쪽/1만7000원누구도 옹호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부패 경찰관, 화폐 위조범, 고리대금업자, 공갈 협박꾼, 마약 밀매상, 아동 노동 착취자, 악덕 상점주 등이 그렇다. 도대체 이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보호할 수 있단 말인가. 할 수 있다 해도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는 일이다.〈디펜딩 더 언디펜더블〉은 아무나 하지 못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사회적 암’으로 간주할 수 있는 자들을 두 팔 벌려 감싸주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영웅이란 칭호를 내려주는 일도 주저하지 않는다. 자유주의 시장에서 그들은 나름의 경제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들을 ‘공공의 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더 이상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이러한 사회악들은 극단적인 특성의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실제로 이들은 사회에 이익을 준다. 만약 이들의 활동을 금지한다면 결국 손해 보는 것은 우리다.’저자의 논리는 이렇다. 사람들은 마약 밀매상을 저주하는데 실제로 마약으로 인한 온갖 사회적 부작용은 오히려 마약을 금지하는 정부의 정책 탓이라는 주장이다. 규제가 없다면 수요 공급에 따라 밀가루나 설탕처럼 저렴하게 마약이 유통될 테고 그렇다면 마약을 마련하고 판매하기 위한 폭력과 살육도 없어질 것이란 얘기다.‘그건 아니잖아’를 연발하게 하는 저자의 주장은 부패 경찰관, 화폐 위조범, 고리대금업자에게도 이어진다. 모두가 제 역량만큼 사회와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현직 교수가 얼토당토않은 것처럼 보이는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자유주의 철학’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자유주의는 폭력은 오로지 상대방의 공격에 대한 복수의 경우에만 정당화될 수 있다고 답하는데 우리가 비난하는 악당들은 공격적인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므로 ‘정책’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그들에 대한 폭력은 정당화되기 힘들다는 것이다.책의 주장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궤변’이라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엔 저자의 논리가 만만치 않다. 결과적으로 책은 우리가 의심한 적이 없던 악당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든다. 다만 저자는 이들의 행동은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을 뿐이지 도덕적이거나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 아닌 해명을 하고 있다. q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프랜드십-내 인생에 부족한 2%〉톰 래스 지음/정준희 옮김/해냄/196쪽/1만 원직장에 친구가 있다면,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당연히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벼울 것이다. 책은 우정이 기업의 실적에 얼마나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갤럽의 심리 전문가답게 방대한 설문 조사를 토대로 주장을 펼친다. 바람직한 친구의 역할 8가지는 실천 전략으로 손색이 없다. 사내에 우정이 꽃피게 할 수 있는 기업의 방법론도 제시하고 있다.〈갈등 조정, 그 소통의 미학〉박진·채종헌 편저/굿인포메이션/376쪽/1만6000원사회 이곳저곳에서 갈수록 갈등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민주화되고 있다는 얘기도 되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엄청난 사회적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책은 의약분업, 비정규직 법안, 한탄강댐 등 그동안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던 7가지의 갈등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테마별로 저자가 다르지만 이전의 연구에 비해 체계적인 분석틀에 기반하고 있다. 갈등 관리에 대한 제언도 실었다.〈과학으로 생각한다〉이상욱 외 지음/동아시아/336쪽/1만4000원과학과 인문학의 통합을 시도한 책이다. 과학과 공학을 전공한 후 철학과 경제학 등 인문사회과학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4명의 젊은 과학 저술가들이 힘을 모았다. 뉴턴과 다윈에서 시작해 아인슈타인, 괴델, 피터 갤리슨 등 위대한 과학자들의 사상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인문학적 과학사인 셈이다. 이론을 둘러싼 다양한 논쟁을 통해 과학의 진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나이듦의 즐거움〉김경집 지음/랜덤하우스/252쪽/9500원오십을 코앞에 둔 한 인문학자의 편지를 모았다. 남들이 주식과 채권을 사 모을 때 우표를 수집하고 10년 넘게 같은 차를 타면서도 삶에 대한 기쁨을 놓치지 않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크지 않지만 작고 사소한 것에서 얻은 깨달음으로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마다 유서를 쓰면서 사색과 반성,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늙은 청년’의 내면 풍경을 엿볼 수 있다.경제·경영 베스트셀러(1.4~1.10)1.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정철진 지음/한스미디어/1만2000원2. 청소부 밥/토드 홉킨스·레이 힐버트 지음/신윤경 옮김/위즈덤하우스/1만 원3. 부의 미래/앨빈 토플러·하이디 토플러 지음/김중웅 옮김/청림/2만4800원4. 밀리언달러 티켓/리처드 파크 코독 지음/김명철 옮김/마젤란/1만 원5.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1만 원6.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정지영 옮김/한국경제신문사/9000원7.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이민규 지음/더난/1만 원8.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박경철 지음/리더스북/1만2000원9. 인생은 경제학이다/공병호 지음/해냄/1만2000원10. 늙어가는 대한민국 재테크로 승부하라/백영 지음/원앤원북스/1만3000원 (집계: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