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나들이 ‘제격’… 선택권 ‘다양’
유럽의 관광 도시에서 봤을 법한 2층 버스로 약 100분간 청계천을 순환하는 청계천 버스 투어가 등장했을 정도니 청계천이 서울의 명소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뿐만 아니라 청계천 일대에서 지방에서 단체 관광객을 싣고 올라온 관광버스를 보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청계천에는 사람만 모여드는 게 아니다. 관광객이 몰리다보니 외식업자들도 모여들었다. 강남의 화려한 레스토랑을 전전하던 데이트족이 청계천으로, 강북으로 모여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다.광화문의 맛집 리스트는 크게 청계천 일대와 세종문화회관 부근, 그리고 광화문 사거리 근방으로 나눠 볼 수 있다.청계천 부근 레스토랑 중 데이트족을 설레게 하는 곳은 역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중식 레스토랑 공을기객잔은 청나라가 흥하고 명나라가 쇠퇴하던 시대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객잔(중국의 지방 상인의 숙박 시설)의 모습을 재현한 형식이다. 언뜻 낡은 듯 보이는 테이블과 의자 등 독특한 인테리어는 실제 중국에 와 있는 느낌을 준다. 여기에 직원들이 중국말로 주문을 받는 것도 이 레스토랑만의 독특한 콘셉트다. 베이징 광둥 상하이 쓰촨 항저우식 요리를 망라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청계광장의 분수와 첫 번째 다리 모전교가 훤히 보이는 위치가 강점이다. (02-318-6700)모전교를 기준으로 공을기객잔과 대각선 맞은편에 있는 크라제 버거 광화문점은 지난해 2월 오픈했다. 크라제 버거는 프리미엄 햄버거, 또는 웰빙 햄버거의 대명사로 떠오른 외식 업체다. 주로 강남에 점포를 갖고 있던 이 업체는 광화문점을 기점으로 강북 진출에 적극 나섰다. 첨가물을 섞지 않고 100% 쇠고기로 만든 햄버거 패티와 수제 빵을 사용한다. 6000~7000원대로 다른 브랜드 햄버거에 비해 가격대가 높지만 웰빙 트렌드와 함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날씨가 따뜻한 날에는 햄버거를 테이크 아웃해 청계천에 내려가 데이트를 즐기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02-738-1536)바로 이웃한 동아미디어 센터로 발길을 옮기면 일민 미술관 1층의 카페 이마가 눈에 들어온다. 카페 이마는 80석 규모의 카페테리아로 특히 여성 고객에게 인기가 많다. 정통 에스프레소 커피와 샌드위치 등을 즐길 수 있다.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를 제외한 모든 커피가 사발만한 머그잔에 담겨 나와 일명 ‘사발커피’로 불리기도 한다. 생크림과 신선한 과일, 아이스크림 등을 얹어 나오는 와플, 함박스테이크도 인기 메뉴다. 카페 이마는 미술 관람과 관계없이 소문난 맛집이지만 역시 미술관 로비에 있는 만큼 예술작품 감상과 커피 한 잔 즐기는 로맨틱한 데이트 코스에 넣기에도 손색이 없다. (02-2020-2088)서울 파이낸스센터 지하 아케이드도 광화문의 맛집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다. 트렌디하면서도 이국적인 레스토랑이 종류별로 다양하게 입점해 있어 메뉴를 정하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게도 단골 모임 장소다.그중에서도 난시앙 광화문점은 요즘 미식가들이 즐긴다는 소롱포를 전문으로 하는 중식 레스토랑이다. 소롱포는 딤섬의 일종으로 육즙이 가득한 만두 요리를 말한다. 중국 4대 요리 중 하나로 돼지고기로 속을 채운 선육소롱포, 상하이 민물게를 넣은 게살선육 소롱포, 게살&샥스핀 소롱포 등 총 8가지의 난시앙 소롱포가 판매되고 있다. ‘상하이 요리의 꽃’으로까지 표현되는 소롱포의 맛을 현지 느낌 그대로 살리기 위해 중국 본토 요리사들이 직접 조리하고 있다. 중국 옛 무릉의 어부가 복숭아꽃 만발한 숲을 지나 동굴로 들어가 소박하고 밝은 사람들의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는 고사, 도화원기를 디자인 콘셉트로 삼아 간결함과 화려함이 공존하는 것도 이 레스토랑의 특징이다. 서울 파이낸스센터는 청계천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난시앙 광화문점은 비즈니스맨뿐만 아니라 데이트족에게도 각광받는 코스다. (02-3789-0874)세종문화회관 뒤쪽에도 괜찮은 맛집이 꽤 있다. 세종문화회관 뒤 분수대쪽에서 고려쇼핑 쪽으로 가는 골목 모서리에 있는 일품당은 일본식 샤부샤부와 스키야키(일본식 쇠고기 요리의 대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패밀리 레스토랑 느낌의 깔끔한 인테리어로 신세대들까지 소화하는 게 이 레스토랑의 특징이다.얇게 저민 쇠고기를 가쓰오부시와 다시마로 우린 국물에 살짝 데쳐 깨 소스나 일품당 소스에 찍어먹는 게 일품당 메뉴의 대표적 스타일이다. 테이블마다 개인별로 인덕션이 설치돼 있어 모든 요리는 1인분씩 제공된다. 식사로는 야채와 육즙이 우러난 육수에 죽과 면을 끓여준다. (02-733-4949)김치찌개만 30년 가까이 팔아온 광화문집 역시 세종문화회관 주변의 명소다. 신 김치와 생 돼지고기 목살에 두부, 파,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을 주재료로 만든 양념이 듬뿍 들어가는 김치찌개가 대표 메뉴다. 두께가 족히 5cm는 넘을 법한 두툼한 계란말이도 이곳의 인기 메뉴다. 데이트 코스라 하기에 남루한 듯하지만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예술인들이 첫손에 꼽는 ‘맛집’인 만큼 맛으로 승부하는 곳이다. (02-739-7737)분위기를 찾는다면 경희궁의 아침 단지 내에 있는 카페&비스트로 시소(seesaw)도 추천할 만하다. 즉석에서 만드는 샌드위치와 파스타, 샐러드, 수프 등이 주요 메뉴며, 주말에는 프렌치 토스트, 오믈렛 등 브런치 메뉴도 판매한다. 각종 치즈를 비롯해 시소만의 여러 가지 디저트, 버터 스콘, 머핀, 쿠키, 과일 잼 등을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고 케이크 주문도 받는다. 케이터링 서비스도 가능하다. 그동안 미술관 오프닝, 외국 문화원 행사, 럭셔리 브랜드 런칭 행사 등에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해 각종 행사나 모임에 알맞은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게 카페 측의 설명이다. 방부제나 제빵 개량제를 사용하지 않고 발효해 굽는 샌드위치용 빵을 사용하며 직접 재배한 허브 등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이나 회의 또는 모임에도 샌드위치, 샐러드 등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02-736-0177)세종문화회관에서 큰길가인 광화문 사거리 쪽으로 나와서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더플레이스(THE PLACE)가 연인들에게 어울리는 장소로 꼽힐만하다. ‘뉴욕 스타일 다이닝 카페’를 표방하는 더플레이스는 샐러드&애피타이저바(bar)인 동시에 파스타 수프 에스프레소 케이크 맥주 와인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 공간이다. 한마디로 ‘맛있고 편리하면서 신나는(Delicious, Convenient&Exciting)’ 장소라는 게 CJ푸드빌 측의 설명이다. 샐러드&애피타이저 바의 경우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 양을 선택할 수 있다. 신선한 생야채와 다양한 샐러드, 사이드와 드레싱 등이 골고루 갖춰져 있어 나만의 스타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합리적인 가격의 와인 리스트와 다양한 치즈, 살라미도 갖추고 있다. 샐러드와 애피타이저, 수프, 콜드샌드위치 등의 메뉴는 ‘매일 매일 신선원칙(Everyday Fresh)’에 따라 일정 시간이 지나면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당일 소진은 기본이다. (02-722-1300)광화문 사거리에서 교보문고를 지나 종로구청 쪽으로 가다보면 매운 맛으로 유명한 서린낙지가 나온다. 서린동에서 시작해 1992년 청진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철판에 콩나물 김치 감자 양파 등을 깔고 낙지 국물에 양념을 해 베이컨과 소시지를 익혀 먹는 메뉴가 인기다. 입맛에 따라 낙지볶음을 함께 얹거나 따로 먹기도 한다. 소시지를 겨자와 케첩에 찍어먹는 맛이 일품이다. 젊은 고객이 많은 편이어서 매운맛이 그리운 커플에게 좋은 데이트 코스가 될 수 있다. (02-735-0670)분위기 있는 곳에서 깔끔하게 차로 데이트를 마무리하고 싶다면 성곡미술관 찻집이 제격이다. 광화문 구세군회관 왼쪽 길로 300m쯤 올라간 곳에 있는 성곡미술관은 고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옛 저택에 자리 잡은 자연친화형 미술관이다. 특히 찻집은 조각공원의 사계절을 향긋한 차 한 잔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건물 밖으로 테라스와 야외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독특한 기분을 만끽할 수도 있다. 커피 녹차 홍차 유자차 쿠키 등을 판매하는데 유자차와 호두가 들어간 쿠키는 박문순 관장이 직접 만든 찻집 추천 메뉴다. (02-736-3993)©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