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돌보는 따뜻한 경제학

●낸시 폴브레 지음/윤자영 옮김/또하나의문화/360쪽/1만6000원자유주의 고전경제학의 이론적 토대는 자유롭게 사고팔다 보면 바람직한 질서, 다시 말해 ‘시장’이 작동하고 그 결과 경제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라는 애덤 스미스는 이를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보이지 않는 손’은 자본주의 탄생 이후 수백 년 동안 많은 일을 해냈다. 사회의 생산성은 유례없는 속도로 발전을 거듭해 많은 사람들이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났고 억압적인 신분 제도는 민주주의와 평등으로 대체됐다.고전경제학은 경제적 가치 창출의 원천을 ‘노동’에서 찾았다. 여성이든 아동이든 노약자든 동일한 노동에 대해선 동일한 대가를 받을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는 가정이다. 하지만 현실은 많이 다르다. 불공정한 대우에 신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가사노동(책은 이를 ‘돌봄의 노동’이라 표현한다)은 경제학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비시장적인 노동이라는 수상한 이름표를 얻었을 뿐이다.〈보이지 않는 가슴〉은 ‘보이지 않는 손’이 놓친 ‘비시장적 노동’의 가치를 탐구한다. 시장적 노동은 가사노동을 비롯한 ‘사랑 의무 호혜’의 비시장적 노동에 크게 기대고 있다고 주장한다. 단적으로 가정 없이 어떤 사회가 존속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중요성에 비해 이 노동은 그동안 너무 홀대를 받아 왔다. 시장의 존속에 불가피한 요인인 이타주의와 도덕 감정을 ‘이미 주어진 것’으로 가정했기 때문이다. 책이 ‘돌봄의 경제학’을 정립하기 위해 보수 경제학의 정체부터 밝히겠다고 나선 배경이다.책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선 ‘돌봄의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족과 정부가 함께 비용을 분담하고 함께 ‘돌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유와 의무, 성취와 돌봄을 조화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가사노동은 사실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사회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가사노동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도 없다. 하지만 별다른 진전도 없었다. 오히려 가사노동의 질과 양, 가치가 추락했을 뿐이다. 세계화가 진전되고 경쟁이 격화될수록 이런 양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삶의 질과 사회의 존속이 위협받기 시작했다. ‘돌봄의 경제학’은 위기에 직면한 사회와 경제에 새로운 상상력을 환기시킨다. 〈행동하는 낙관주의자〉수잔 세거스트롬 지음/비전과리더십/408쪽/1만4000원같은 상황이라도 각자의 ‘유전자’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수준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행복은 유전자의 소관이니 불행하더라도 행복을 탐내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낙관주의를 통해 유전자의 한계를 넘어 행복에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낙관주의를 얻기 위해서는 낙관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낙관주의를 체득할 수 있는 학습법도 소개한다.〈86% 시장에 도전하라〉비제이 마하잔·카미니 방가 지음/럭스미디어/262쪽/1만5000원세계 인구의 85%를 차지하는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으라고 주문한다. 높은 성장성과 잠재력을 가진 이 시장이야말로 글로벌 경제의 성장 동력이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 효과적인 제품, 마케팅, 유통, 가격 전략을 세워야 한다. 가난하지만 생각보다 복잡한 시장에 차별적인 아이디어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실제 성공 사례를 통해 신흥시장 공략법을 제안한다.〈열정을 경영하라〉진대제 지음/김영사/420쪽/1만3000원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자기 경영법이다. 반도체 신화를 일군 과정과 비결, 뒷이야기를 상세하게 실었고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의 경험도 담았다. 최고경영자(CEO)와 장관으로서 거둔 성과를 자랑하기보다 그 과정에서 겪은 고민과 극복 과정을 털어놓았다. 효율적인 조직 관리법, CEO의 덕목과 마음가짐 등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과 충고가 들을 만하다. 지난해 출간된 것을 증보했다.〈죽림칠현, 빼어난 속물들〉짜오지엔민 지음/곽복선 옮김/푸른역사/496쪽/2만 원죽림칠현은 부조리한 정치 권력을 피해 대나무 숲에 들어가 사상과 문학을 벗하며 일생을 마친 고대 중국의 일곱 현자들을 가리킨다. 그들은 욕심 없는 삶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책은 고상한 죽림칠현의 삶을 정치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은둔의 배경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 사상적 이상을 위해 모였다는 것도 허구라고 지적한다. 그들은 서로 반목했고 속되게 사라졌다고 말한다.경제·경영 베스트셀러(3.15~21)1.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신시아 샤피로 지음/공혜진 옮김/서돌/1만1000원2. 청소부 밥/토드 홉킨스·레이 힐버트 지음/신윤경 옮김/위즈덤하우스/1만 원3. 아버지의 가계부/제윤경 지음/Tb/1만 원4. 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부자/로버트 기요사키·도널드 트럼프 지음/리더스북/1만5000원5.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정철진 지음/한스미디어/1만2000원6.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1만 원7. 전쟁의 기술/로버트 그린 지음/안진환·이수경 옮김/웅진지식하우스/2만5000원8.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정지영 옮김/한국경제신문사/9000원9. 피드백 이야기/리처드 윌리암스 지음/이민주 옮김/토네이도/1만2000원10. 에너지 버스/존 고든 지음/유영만·이수경 옮김/쌤앤파커스/1만 원(집계: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