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확대 ‘절실’…수익배분도 ‘관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최근 10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한국 영화의 시장점유율은 60% 수준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 드라마는 중국 동남아에서 시작된 한류의 선봉으로 문화 수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 배경은 다음의 세 가지 이유로 정리 가능하다. 첫째, 경제 성장과 여가 증대에 따른 미디어 대량 소비사회로의 전이다. 둘째, 다매체 다채널 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요구 증대다. 셋째, 통신 미디어 콘텐츠 융합 시대의 역학구도 변화다.상기한 세 가지 이유를 사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경제 성장과 여가 증대로 인한 미디어 대량 소비사회로의 전이는 단적으로 영화 상영 시장의 변화 사례로 설명 가능하다. 과거 수입 쿼터제 등의 규제로 인한 콘텐츠 대량 소비가 원천적으로 제한받았던 시기가 종료되고 멀티플렉스의 일반화로 인해 콘텐츠 소비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대형 블록버스터의 제작도 가능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이 넓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왔던 경험을 연상해 보면 될 듯싶다. 다매체 다채널 환경으로 인한 콘텐츠에 대한 요구 증대는 케이블 TV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콘텐츠 자체 생산 및 다양화의 사례가 우선적일 듯싶다. 디지털화를 통한 케이블 TV 채널의 다양화는 과거 공중파 TV만의 전유물이었던 콘텐츠 유통 채널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케이블 TV는 공중파에서는 시간적 제약으로 다룰 수 없던 콘텐츠를 다양하게 유통시켜 왔다. 이러한 다매체 다채널 환경의 발전은 통신 미디어 콘텐츠 융합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한 내용은 위성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서비스를 하는 SK텔레콤과 IPTV에 목을 매고 있는 KT그룹의 연이은 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지분 투자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통신사업자의 시장 진입에 대해 기존의 강자인 공중파 방송사와 케이블 TV MPP(복수방송채널사업자) 사업자와 콘텐츠 제작을 겸해온 CJ 오리온 계열의 경쟁 구도가 격화되고 있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발전에 자금 측면에서나 영역 확장 측면에서나 가장 큰 성장 동인으로 기능하고 있다.사업자의 장기적 시장접근 필요이러한 성장 과정은 이미 해외 선진국의 메이저 미디어 사업자의 합종연횡을 통한 성장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디즈니의 사례를 볼 때에도 콘텐츠(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스포츠 등)-방송사-테마파크 등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자체 콘텐츠에서 시작된 경쟁력을 기타 부문으로 확장하며 성장하는 구조를 기본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화는 향후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발전에 있어서도 그대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대상은 CJ 오리온 등 MSP(PP 지분을 보유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 콘텐츠 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우산 아래 독립 제작사가 편성되는 국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 엔터테인먼트 사업자의 장기적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 2~3년 동안 변화하고 있는 산업의 구도 하에서 많은 사업자가 좀 더 빠른 성장을 위해 자금 확보를 위한 무리수를 둬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 과정에서 제시한 무리한 장밋빛 시장 및 성장 전망은 검증 결과 우려의 현실화 과정을 밟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조금 더 장기적인 전망 하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둘째, 수요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모색과 수익 배분에 대한 규칙 재정립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류의 대명사로 불리는 드라마 제작의 경우 높은 시청률을 올린다. 하지만 영화와 같은 수익률을 제작사가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은 일본 시장에 대한 고가 수출을 제외하고는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수익은 제작 지원비의 투자와 방영권을 가지고 있는 방송사와 출연한 스타급 배우의 몫으로만 남는다면 빛 좋은 개살구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작사 방송사 출연자 간의 합리적인 수익 배분과 해외 시장의 안정적 확보, 케이블 TV VOD 등 2차 시장에 대한 적극적 모색이 중요한 내용이 될 것이다.장영수·키움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