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의 조건없는 도전기

●안대회 지음/휴머니스트/436쪽/1만9000원조선의 18세기는 묘한 시대였다. 동양과 서양, 중세와 근대, 재래와 신문물이 도입되고 뒤섞이고 대립했다. 어떤 것이 옳고 어떤 것이 그른지, 정체성과 가치관이 흔들리던 때다. 수백 년간 정체됐던 문화는 젊은이의 혈관처럼 팔팔한 활기가 돌았다. 조선의 르네상스라고 할 수 있다. 서양의 그것이 수많은 천재를 배출했듯이 조선에도 셀 수 없는 인재들이 나왔다.〈조선의 프로페셔널〉은 18세기 조선 사회에서 독보적인 ‘기예’를 쌓았지만, 후대에 알려지지 않고 뜬소문처럼 사라진 10인의 행장이다. 저자는 당시의 기록들을 뒤져 조각난 채로 묻혀 있던 이들의 삶을 복원해냈다. ‘역사가 주목하지 않은 분야의 프로페셔널’을 200년이 넘은 현재로 끌어낸 것이다.‘그들의 직업을 보면 여행가, 프로 기사, 춤꾼, 만능 조각가, 책장수, 원예가, 천민 시인, 기술자 등등 역사 교과서는커녕 자유롭게 서술한 역사책에서도 한 줄 소개가 되지 않는 분야와 사람입니다. … 그렇게 세상을 구성하는 다양한 분야와 인간들을 작으나마 조명할 수 있다면, 역사와 문화는 더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으로 다가올 것입니다.’10인의 프로페셔널들은 한마디로 ‘괴짜’라고 할 수 있다. 한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 그 외의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들이다. 수년간의 무문관(無門官) 수행은 기본이었다. 돈도 명예도 안 되는 일에 미친 그들은 세상을 마음껏 조롱했다. 하지만 그들의 자긍심은 하늘도 높지 않았다. 조각가 최천약은 ‘무슨 물건이든지 그대로 새기지 못하는 것이 없다’고 호언했고 책장사 조신선은 ‘책을 아는 천하 사람 가운데 나보다 나은 사람이 없을 게요’라고 자랑했다.책은 단순히 ‘괴짜’들의 생을 기록한 데서 그치지 않고 당대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렌즈를 제공한다. 당시의 사회상, 지식인상, 경제와 문화, 정치적 이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새로운 역사 서술법을 도입했다고 할 수 있다.두말할 것도 없이 사회의 변화와 혁신은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몰두하는 사람들에게서 근원적인 힘을 얻는다. ‘자신이 믿는 한 가지 일에 조건 없이 도전한 사람들’이 없고서야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의 프로페셔널〉은 2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한 삶의 방식을 소개한다. 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경제·경영 베스트셀러(3.22~28)1.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신시아 샤피로 지음/서돌/1만1000원2. 청소부 밥/토드 홉킨스·레이 힐버트 지음/신윤경 옮김/위즈덤하우스/1만 원3. 아버지의 가계부/제윤경 지음/Tb/1만 원4.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1만 원5.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정철진 지음/한스미디어/1만2000원6. 대한민국 30대, 재테크로 말하라/최성우 지음/한스미디어/1만2000원7.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정지영 옮김/한국경제신문사/9000원8. BBQ 원칙의 승리/윤홍근 지음/중앙m&b/1만2000원9. 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부자/로버트 기요사키·도널드 트럼프 지음/리더스북/1만5000원10. 전쟁의 기술/로버트 그린 지음/안진환·이수경 옮김/웅진지식하우스/2만5000원(집계: YES24)〈불량 경제학〉모이제스 나임 지음/이진 옮김/청림/376쪽/1만3000원‘불량 경제학’보다는 ‘범죄 경제학’ 정도의 제목이 어울릴 듯한 책이다. 무기 거래상, 마약상, 인신 매매 등 공분을 일으키는, 수많은 피해자의 희생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돈 때문에 태어나지도 않은 신생아를 거래하고 살아 있는 사형수의 장기를 적출해 내다 파는 미치광이들의 기록이다. 세계 경제의 33%를 차지한다는 지하 경제의 실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중국이 세계를 바꿀 때〉에릭 이즈라엘르비츠 지음/강민들레 옮김/토담미디어/1만2000원중국은 세계 경제에서 어떤 존재일까. 유례없는 고속 성장, 13억이라는 거대한 인구,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저렴한 제품 등 중국 경제의 상징들은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결론적으로 중국 경제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문제라는 게 책의 주장이다. 자원 일자리 주식 등 중국은 세계 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있다. 2020년 중국을 전망한다.〈여자, 우아하게 쓰고 앙큼하게 모아라〉전세영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264쪽/1만 원여자든 남자든 경제 관념이 없으면 살기 힘든 시대다. 악착같이 모아도 집 한 칸 마련하기 힘들다. 쓸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책은 ‘여자’에 초점을 맞춘다. 부유해지기 위해 버려야 할 편견들, 부자가 되기 위한 마인드, 효과적인 소비 습관, 재테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전한다. 절약이 재테크의 시작이라고 말한다.〈대학생 창의교육 이론서〉권현종 지음/두양사/228쪽/1만2000원창의력이 교육과 조직의 핵심 화두가 되고 있다. 구태의연해서는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창의력 교육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그램은 러시아에서 개발된 ‘트리즈(TRIZ)’다. 책은 트리즈 이론에 뿌리를 둔 ‘NFTM-TRIZ’, 즉 ‘지속적인 창의력 형성 및 창의적 문제해결’ 이론을 소개한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능률적 사고 방법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