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패션 Up! 나들이 재미도 Up!

는 일본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이다. 마흔일곱 살인 주인공 스즈키 하지메가 아끼고 사랑하는 하나뿐인 딸이 어느 날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권투 유망주 이사하라에게 폭행당해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딸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한 달 보름 동안 힘겨운 특훈을 강한 부정(父情) 하나로 묵묵히 참아낸다. 마침내 결전의 날 스즈키는 딸을 폭행했던 이사하라를 녹다운시키고 마침내 딸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당당한 아버지로 거듭난다. 다소 진부하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는 내용이다.하지만 이 시대의 현실 속의 아버지는 묵묵히 일하고 자식과 대화로 표현하지는 못해도 마음으로 사랑하면 된다는 예전의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의미와 역할에 있어서 다소 차이가 있는 듯하다. 휴일에는 아이들과 놀아주어야 하고, 대화가 통하려면 아이들이 관심을 갖는 것에 같이 관심을 두어야 한다. 또한 외모는 또래 아이들의 아버지보다 젊고 세련돼 보여야 아이들 앞에서 자랑스럽고 당당한 아버지로 거듭날 수 있으니 패션에 대해서도 기본기는 다지고 있어야 한다.‘추리닝’ 벗고 쿨한 아빠로가정의 달 5월을 보내다 보니 싱글인 필자도 가정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단란한 가정을 가진 이들과 결혼을 앞 둔 이들에게 특별한 이벤트가 될 만한 일들로 가득한 달인 5월. 당신이 기혼이건 미혼이건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혹은 한 여자의 남자로서의 이미지를 연출하기에 좋을 때다. 진부한 아저씨로 남느냐, 항상 새롭고 멋진 이 시대의 패밀리 맨으로 거듭나느냐는 이제 당신의 선택이다. 이 5월 근사한 패밀리 맨이 되는 룩을 상황에 맞게 아이템으로 정리해 보았다.5월처럼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달력에 정해 놓은 달은 없다. 패밀리 드레스코드(dress code)를 아예 염두에 두고 자신의 분위기의 의상으로 통일감을 주는 룩을 연출해 보자. 이때 가족 의상의 전체 분위기를 깨지 않으면서도 출근할 때 평소처럼 옷 입는 법(착장법)에서 조금은 더 부드럽게 탈피해 적절히 멋을 내는 센스를 발휘해 보는 게 어떨까. 다정다감하고 가정적인 아버지 혹은 삼촌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패밀리 맨 룩으로 변신을 시도해 보자.봄기운이 만연한 화창한 날이 많은 요즘,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교외의 수목원이나 자연 학습 체험장 등지로 즐거운 나들이를 가도 좋을 것 같다. 이때 평생 기억에 간직하고 싶은 멋진 가족사진을 원한다면 평소와 다른 옷차림을 연출해 보자. 그렇다고 당장 값비싼 새 옷을 장만해 두라는 의미가 아니다. 옷장을 열면 누구나 갖고 있을 만한 기본 아이템과 소품으로 믹스 매치만 잘한다면 쿨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변신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테니 말이다. 아내가 챙겨주기 전에 자신이 먼저 부지런을 떠는 것 자체가 아내를 감동시킬 수도 있다.휴일에 아이들과 함께 집 근처 놀이터나 유원지로 나가 공놀이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일반 나들이보다는 더욱 활동적인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스포츠 룩으로 의상을 연출해 보자. 집과 멀지 않은 곳에 나가 땀을 흘릴 게 분명하니 대강 입고 나가자는 생각으로 여태껏 소위 ‘추리닝’이라 부르는 트레이닝복 바지에 꾸깃꾸깃한 티셔츠를 선택했었다면 이번부터는 마인드를 바꿔 쿨한 아빠, 쿨한 삼촌의 스타일리시한 룩을 보여주자.운동을 즐길 때의 의상은 흰색과 네이비처럼 시원하고 가벼워 보이는 컬러가 좋다. 이때 피케셔츠(PK shirt)를 잘 활용하면 된다. 피케셔츠가 없다면 신축성이 우수한 저지(jersey)나 통기성이 좋은 면으로 된 라운드 셔츠를 입거나 흰색과 푸른색 줄무늬가 조화를 이룬 머린 룩(marine look) 셔츠를 입으면 좋다. 하의는 회색이나 흰색으로 된 스트링 팬츠(string pants)를 입으면 깔끔하다. 이렇게 입으면 본인부터도 자신감이 생기고 아이들한테서도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 룩도 산뜻하고 모던해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늘 같이 생활하는 가족이지만 외식을 하러 나가게 될 경우에는 늘 보던 가족과 함께 하더라도 기분이 괜스레 들뜨게 되고 행복감에 빠져들게 마련이다. 이럴 때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아들로서, 삼촌으로서, 사위로서 가족에게 자신을 좀 더 듬직하고 품위 있어 보이도록 어필하고 싶다면 옷 입을 때 전략이 필요하다.저녁 식사 때 친부모님이 포함돼 있는지 아니면 처갓집 식구들이 포함돼 있는지에 따라 의상의 분위기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테지만 어쨌거나 웃어른들과 함께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온전한 캐주얼 룩을 입기보다는 세미 포멀(semi formal)로 차려입는 것이 낫겠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듯싶다.파스텔 톤 카디건으로 다정다감하게격식 있는 차림과 캐주얼한 차림의 중간에 있으면서 다양한 연출로 활용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포근하고 단정해 가정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카디건(cardigan)을 입어보자. 더구나 입고 벗기 편해 요즘 같이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입기 적당한 아이템이니 말이다.앞을 오픈할 수 있는 풀업 카디건은 안에 입는 옷과 같은 계열의 컬러를 입되 한 톤(tone) 어두운 것으로 매치하고, 스웨터형 카디건은 이너웨어의 컬러를 밝고 화사한 것으로 입는 것이 무난하다. 컬러는 어둡고 칙칙한 색상에서 벗어나 생동감 있는 봄의 이미지와 맞게 그린, 핑크, 오렌지, 아쿠아, 블루, 바이올렛 등 파스텔 계열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데 슬림한 실루엣이 도드라지는 디자인으로 본인의 피부색과 체형을 고려해 착용해 보자. 카디건의 소재는 면 소재를 중심으로 아크릴과 면 혼방 제품이 대부분이다. 이는 두께가 얇고 가벼워 입기에 부담이 없어 좋지만, 만일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라 걱정된다면 첨단 소재인 쿨맥스(cool max) 100% 소재로 된 것을 입으면 된다.카디건 안에 입을 이너웨어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자. 흰색이나 은빛이 도는 옅은 회색의 심플한 셔츠나 카디건과 같은 톤의 스트라이프 셔츠를 매치하면 모던해 보인다. 이때 넥타이를 매치하고 싶다면 폭이 5~6cm 되는 내로타이(narrow-tie)를 착용하고 넥타이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셔츠의 버튼을 두세 개 정도 풀어야 시원해 보인다. 하의는 정장 바지 혹은 치노 팬츠나 화이트 팬츠가 어울린다.부인 혹은 결혼을 앞두고 있는 피앙세(fiancee)와 로맨틱한 데이트를 즐기고 싶다면 노타이에 파스텔 톤의 밝고 화사한 셔츠나 화이트 핀턱 셔츠(Pin Tuck Shirt: 천을 일정한 간격으로 집어서 꿰매어 가느다란 주름이 장식처럼 있는 셔츠)를 입어보라. 핀턱 셔츠는 남성의 넓고 각진 어깨와 단단한 가슴 근육이 실루엣으로 나타나게 해 이지적이고 섹시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역할을 하니 말이다. 소매는 자연스럽게 접어서 팔꿈치 정도까지 올려 입으면 멋을 부리지 않아도 은근한 남성미가 흐르는 분위기를 낼 수 있다.이때 하의는 심플한 팬츠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바지의 폭은 넓지 않은 것으로 일자형으로 길게 떨어지는 라인이 전체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진다. 카키 팬츠나 스모킹 팬츠는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며 하체가 날렵해 보이도록 해준다.여기에 구두는 앞코가 뾰족해 트렌디한 느낌을 주는 캐러멜 색의 로퍼, 평평한 구두코에 금속 버클 장식이 달린 검정색 몽크스트랩 슈즈(Monk-Strap Shoes) 등 장식이 절제된 심플한 것을 신는 것이 좋다. 만일 좀 더 스타일리시한 룩을 연출하고 싶다면 구두코 장식이 새의 날개 모양을 하고 있는 다크 브라운 컬러의 윙팁 슈즈(Wing-Tip Shoes)를 착용하면 된다.그동안 센스 있는 옷차림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른 채 손에 잡히는 대로 걸쳐 입는 아저씨 스타일을 고수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어떤 옷차림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다.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외모와 옷 잘 입는 사람이 자기 관리 능력도 탁월하고 성공한다는 인식이 확산돼 가고 있는 요즈음 부인과 아이들이 엄지손가락을 들며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멋진 패밀리 맨으로 이번 5월을 통해 거듭나길 바란다.황의건·(주)오피스에이치 대표이사 h@office-h.com1994년 호주 매커리대 졸업. 95~96년 닥터마틴·스톰 마케팅. 2001년 홍보대행사 오피스에이치 설립. 각종 패션지 지큐·앙앙·바자 등에 칼럼 기고. 저서에 샴페인 에세이 〈250,000,000버블 by 샴페인맨〉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