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ㆍㆍㆍ세게 5위 반도체 기업 '점프'

하이닉스반도체가 10위 안에 진입했다. 2005, 2006년 <한경비즈니스> 100대 기업에서 각각 12위였던 하이닉스반도체는 이번에 9위를 차지했다.하이닉스는 1983년 창립된 뒤 메모리 반도체 전문 기업으로 꾸준히 발전해 왔다. PC와 노트북, 서버, 휴대전화, 게임기, 디지털 TV, 메모리 카드, MP3 플레이어 등에 사용되는 다양한 메모리 제품군을 생산하며 성장을 거듭해 왔다.주력 제품은 D램(Dynamic Random Access Memory)과 낸드 플래시(NAND Flash)다. 경기도 이천의 본사를 비롯해 충북 청주와 서울에 국내 사업장을 두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 유진시와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해외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미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 걸쳐 30여 개의 판매법인과 해외 사무소를 운영한다.하이닉스를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하게 만든 원동력은 고유의 기술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이다. 1995년 256Mb SD램 개발을 시작했다. 2001년 회사의 유동성 위기로 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하이닉스는 새로운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최소 투자로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내겠다는 일념으로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였다. 150나노급 블루칩 기술을 시작으로 2005년 90나노급 다이아몬드칩 개발에 이르기까지 칩 패밀리 기술 개발에 성공을 거뒀다. 그 결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또 유동성 위기로부터 회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2006년 2월 경쟁사보다 늦게 시작한 80나노 기술로 512Mb DDR(Double Data Rate)2 제품을 개발했다. 인텔의 인증을 획득하며 경쟁사 대비 기술 개발 우위를 확보했다. 2006년 10월에는 66나노 기술로 개발된 1Gb DDR2 제품이 또 다시 세계 최초로 인텔의 인증을 받았다.DDR2 제품 이후의 DDR3에서도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 경쟁력을 선보였다. 특히 2006년 9월 준공한 300mm 웨이퍼(Wafer) 연구소의 도움으로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했다. 또한 향후 50나노급 이하의 기술 개발에도 우위를 다지게 됐다. 올 들어서는 66나노 제품 양상 시작과 54나노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이닉스는 기술 혁신을 위해 산학연계와 인재 육성에 힘쓴다. 더불어 국내외 장비, 재료 업체와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체계적인 글로벌 생산 전략과 마케팅도 하이닉스의 힘이다. 지난해 중국 우시 공장 완공으로 한국 중국 미국 등 주요 전략 지역을 잇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공급 능력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시장의 특성을 분석,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역별 마케팅 전략을 집행한 것도 적중했다. 특히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신흥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며 브릭스(BRICs) 지역을 포함한 신흥 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이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정보기술(IT), 전자, 반도체 기업과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상호 윈윈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2003년 ST마이크로와 차세대 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협력한 데 이어 중국 현지 합작 공장 설립을 함께 추진했다. 대만의 프로모스(ProMOS)와 300mm 웨이퍼 생산에 대한 협력 체제를 갖춘 것도 성과 중 하나다. 2007년에는 미국 샌디스크와 ‘x4’ 제품을 포함, 메모리 제품 생산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스템 솔루션 판매를 위한 합작사 설립에 대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지난해 하이닉스는 원화 절상 등 경영 환경 악화로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핵심 사업인 D램과 낸드 플래시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 매출과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지난해에는 창사 이후 최대의 매출, 14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거뒀다.지난해의 성과로 하이닉스는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5위로 뛰어 올랐다. D램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 2위,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3위를 차지했다. 낸드 플래시의 경우 2004년에 사업을 시작한 뒤 시장 점유율이 급속도로 확대돼 톱3 안에 들었다.지난해 D램 시장은 노트북 PC의 출하량 증가율에 힘입어 전체적인 PC 출하량이 2005년 대비 10%가량 증가하는 등 메모리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DDR2 칩셋 공급 부족이 해소되면서 D램 수요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주요 PC 업체들이 윈도 비스타(Window Vista) 수요를 선행한 레디(Ready) PC를 출시하면서 메모리 사용량이 늘었다. 인텔과 AMD 간의 CPU 가격 인하 경쟁도 메모리 사용량을 증가시켰다. 이런 이유로 D램의 수요가 확대됐다. 결과적으로 2006년 D램 시장은 1995년 이후 최대 규모의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하이닉스반도체는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 2005년 41억 달러에 비해 37% 증가한 56억 달러의 D램 판매 실적을 올렸다. 시장점유율 또한 2005년의 16%에서 다소 증가한 17%를 기록했다. 메모리 중심의 D램 시장 성장에 맞춰 시장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한 결과다.이와는 달리 지난해 낸드 플래시 시장은 힘든 시기를 거쳤다. 2005년과 달리 뚜렷한 수요 견인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공급 업체 간 생산 능력 확대와 기술 전환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공급 초과 현상이 지속됐다. 이로 인해 연평균 가격은 2005년 대비 60% 이상 급락했다. 경쟁력이 뒤지는 일부 업체는 낸드 플래시 사업 포기를 선언할 정도였다. 주요 업체들도 일부 생산 라인을 다른 제품 생산으로 전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출하량를 계속 늘리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매출 또한 2005년 16억 달러에서 50% 증가한 23억 달러를 기록했다. 모바일용 낸드 MCP(메모리 적층칩) 사업을 강화하며 매출을 높이는 동시에 제품 다양화를 꾀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아이서플라이(iSuppli)에 따르면 2006년 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 시장점유율은 18%로 2005년의 13%에 비해 올라섰다.이와 같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하이닉스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대내외적인 경영 여건은 하이닉스의 도전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업체간 제품·기술 경쟁은 날로 격화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반도체 업계의 제휴와 인수·합병(M&A)이 빈번하다.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제품 개발력 강화는 미래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면서 “도전과 당면 과제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아가기 위해 하이닉스 전 직원은 ‘제2의 창업’을 선언하고 도약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0년까지 세계 3위의 반도체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