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605호 (2007년 07월 09일)

단번에 상위권 입성한 신진 ‘수두룩’

기사입력 2007.07.03 오전 10:04

단번에 상위권 입성한 신진 ‘수두룩’

베스트 애널리스트 조사의 꽃은 물론 각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다. 최고는 언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제와 오늘이 아니라 내일로 시야를 넓히면 ‘베스트’만큼 영예로운 게 ‘다크호스’다. 아직은 1위에 미치지 못했지만 무서운 속도로 정상으로 치달아 오르며 미래의 ‘스타’를 예고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 상반기가 베테랑들조차 ‘처음 경험하는 장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다크호스’들의 활약은 눈이 부실 지경이다. 애널리스트로 입문한 지 1년이 채 안 돼 10위권에 진입한 신예들이 있는가 하면 4~5계단이나 순위가 수직 상승한 중견도 적지 않다.

8개월 경력 김미연 당당 ‘3위’

동양종합금융증권(이하 동양종금)의 김미연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1위에서 무려 8계단이나 뛰어 제지·교육 부문에서 3위에 올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애널리스트로 데뷔한 것이 1년도 안 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제지·교육 업종을 담당하며 애널리스트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니 데뷔한 지 2개월 만에 11위, 8개월 만에 3위에 오른 셈이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 조사에서 1위도 노려볼 만하다.

김 애널리스트는 “해당 기업은 물론 경쟁사와 관련 기업을 수십 차례 탐방한 후 보고서를 쓰고 있다”며 “고지유통상, 지류유통상, 제지협회 등 도움이 될 만한 곳은 모두 찾아가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며 비결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그동안 불황에 허덕이던 제지 업계의 부활을 알린 보고서 ‘2007 골판지 업계의 봄’은 이런 노력의 산물이다.

알고 보면 김 애널리스트는 ‘준비된 애널리스트’다. 애널리스트 생활은 짧지만 이전에 동양종금 투자전략팀의 포트폴리오 파트에서 7년이나 근무하며 ‘내공’을 쌓은 것이 보약이 됐다. 1999년 동덕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동양종금에 입사해 8년째 근무하고 있다.

자동차·타이어 부문에서 4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증권의 김재우 애널리스트 역시 무서운 신예다. 지난해 4월 애널리스트로 입문한 지 1년 만에 상위권에 진입한 것. 스스로 ‘행운’이라고 낮춰 말하지만 다양한 관점의 분석 보고서는 벌써부터 시장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지난 2월 쌍용자동차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예측해 주목을 받은 데 이어 3월에는 GM대우의 고성장과 그에 따른 수혜 종목을 가려내 화제가 됐다.

김 애널리스트가 적중도 높은 보고서를 연이어 낼 수 있었던 데엔 GM대우에서 근무한 경험이 큰 힘이 됐다. 1998년 연세대에서 금속공학과 석사 학위를 마친 후 곧바로 GM대우에 입사해 5년간 근무했다. 공학도 출신답게 요즘에도 각종 기술관련 심포지엄과 콘퍼런스를 찾아다니며 최신 동향을 챙기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권해순 애널리스트도 전공과 직장 경력을 밑거름으로 단기간에 상위권에 진입한 케이스다. 서울대 약대를 졸업해 다년간 약사로 일한 것을 자산으로 이번 조사에서 제약·바이오 부문 5위에 올랐다. 약사 시절 재무와 회계 공부를 시작해 2004년 KICPA 1차 시험에 합격한 후 2005년부터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무장한 권 애널리스트의 상반기 대표 보고서는 부광약품에 대한 것이었다. 이 회사의 B형 간염 치료제인 ‘레보비르’가 기업 가치 상승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최근 부광약품의 주가는 보고서가 나온 시점보다 약 30% 상승한 상태다. 권 애널리스트는 “약대 출신인 점이 애널리스트로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해외 제약사들의 분석 자료를 탐독하고 제약회사와 정부기관, 언론사 등에서 근무하는 약대 선배들과 만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틸리티 부문에서 5위에 오른 최지혜 애널리스트도 ‘압축 성장’한 예다. 지난해 10월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 한화증권에 입사해 2년간 금융공학팀에서 근무하며 증권맨으로서의 재능을 키워 왔다. 지난해 3월 한국가스공사의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의 잠재력을 분석한 보고서로 적지 않은 반향을 모은 바 있다.

최 애널리스트는 “펀드매니저들과 함께 기업 탐방을 자주 다니며 업계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와 기업의 전망이 세계 경제와 동조화되고 있는 데다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유틸리티 기업들이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세계 경제와 기업 동향 분석력을 향상시키는 데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화증권에서 맥쿼리증권으로 둥지를 옮겼다.

수직 상승 중견 애널 ‘봤지?’

김갑호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도 다크호스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5년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해 이번 조사에서 통신장비·네트워크장비·단말기 부문 6위에 올랐다. 김 애널리스트는 “정보기술(IT)장이 계속 좋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상승장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 철저히 준비해 나갔다”며 “중소형 증권사의 특성에 맞춰 대형 증권사가 커버하지 않는 중소형주에 관심을 기울인 것이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스스로 “경력이 일천하다”고 말하지만 증권업계에 몸담은 지 벌써 8년째인 중견이다. 처음에는 영업맨이었다. 2000년 교보증권에 입사해 3년간의 지점 근무를 통해 주식과 파생상품 매매 기법을 익혔다. 2003년 사내 리서치 공모에 합격하며 투자 전략과 스몰캡 부문에서 각각 1년간 근무한 후 2005년 섹터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했다.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한 신예들 못지않게 주목받는 중견 ‘다크호스’도 상당수다. 10위권 안에서 순위가 4~5계단이나 뛰어오른 애널리스트들이 그들이다. 애널리스트 순위가 상위권으로 갈수록 벽이 높고 두터워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통신서비스·초고속인터넷 부문의 이동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조사보다 5계단이나 상승한 4위를 기록했다. 2002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대신경제연구소에서 시스템 트레이딩을 담당하다 2004년부터 섹터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주요 투자 기관의 펀드매니저와 동료 애널리스트와 정보 교류가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자평한다. 이 애널리스트는 “통신 서비스업처럼 성장성에 한계에 직면한 업종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의 아이디어가 비슷해지고 논리가 빈약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남과 다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석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중공업·기계 부문에서 순위가 크게 올랐다. 10위에서 5위로 5계단 껑충 뛰었다. 조선 업종에 대한 긍정적이고 장기적 예측이 시장에서 현실화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주가가 12만 원선이던 무렵 23만5000원, 지난 5월 26만 원일 때 45만 원의 목표 주가를 제시했는데 실제 주가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분기별 실적이 아니라 전 세계 해운업에 대한 장기 전망을 근거로 조선 수요를 예측하고 주가를 전망하고 있다”며 “조선업이 과거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데이터는 물론 각종 서적과 최신 자료를 분석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1997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장기신용은행과 맥킨지컨설팅에서 근무하다 2000년 애널리스트로 전업했다.

푸르덴셜증권의 박한우, CJ투자증권의 심규선, 대우증권의 박영호 애널리스트 등은 10위권 내에서 4계단씩 순위가 올랐다.

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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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7-07-03 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