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609호 (2007년 08월 06일)

‘1000억 시장 잡아라’…신림동 ‘들썩’

기사입력 2007.08.01 오후 01:50


벌써 내년 8월이면 첫 시험을 치르게 될 로스쿨에 관련 업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업계는 로스쿨 사교육 시장 규모가 연간 1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00억~400억 원 수준이었던 사법고시 사교육 시장의 배가 넘는다.

로스쿨은 사법시험에 비해 다양한 ‘파생 시장’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업계에선 로스쿨 도입에 따라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을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분류했다.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한 입시 시장, 로스쿨 진학 후를 대비해 각종 법률을 배우는 선행 학습 시장,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가 되기 위해 치르는 변호사 자격시험 시장이 그것이다. 이중 입시 시장은 LEET(법학적성시험) 시장과 논술 시장, 영어 시장 등으로 세분화될 전망이며 외국의 사례로 볼 때 재학생 상대의 ‘과외’ 시장도 자리 잡을 여지가 있다.

사법시험 시장 3배 규모
이 때문에 각론 격인 시행령이 통과되지 않았음에도, 지난 2005년 로스쿨제도 도입이 공론화됐을 무렵부터 물밑 작업을 진행해 오던 업체들이 본격적인 ‘대전’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벌써 발 빠른 업체는 8월 중순 첫 강의를 시작하기로 확정했다. 다른 업체들도 9~10월 중 강의를 열고 각종 출판물, 동영상 콘텐츠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로스쿨 시장 대전의 첫 포문을 연 곳은 신림동 학원가다. ‘고시생의 요람’ 신림동 학원가는 베리타스 법학원, 솔트웍스 한국법학교육원, 한림법학원 등의 3강 체제다. 이 중 최대 규모인 베리타스 법학원은 오는 8월 13일 600명 규모의 LEET 강좌를 업계 최초로 열 계획이다. 류원기 베리타스 원장은 “LEET 강좌 개설은 이미 지난 2005년부터 충분히 대비해 왔다”면서 “전담 강사진이 꾸려진 지 오래이며 수업에 활용할 교재도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류 원장은 또 “초기 시장 파악 후 시장성이 있다면 논술이나 외국어 강의를 직접 운영할 여지도 있다”며 “법률 관련 수험 시장의 ‘적자’라고 할 수 있는 신림동을 로스쿨 입시의 메카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트웍스와 한림법학원도 8~9월 중 첫 강의를 시작할 것으로 못 박았다. 이재열 솔트웍스 원장은 “신림 본원은 물론 종로, 신촌 등 시내 중심지에 분원을 내고 LEET 강좌를 개설할 예정”이라며 “당장의 큰 이익보다는 직장인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로스쿨 관련 전담 출판사를 새로 설립할 만큼 전사적으로 적극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무 한림법학원 원장도 “별도의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하고 있으며 일본과 미국의 문제와 책을 연구하고 강의팀도 구성 중에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 도입으로 인한 ‘신림동 위기론’에 대해서 학원장들은 고개를 내저었다. LEET, 선행 학습. 변호사 자격시험 준비 등을 ‘원스톱’으로 강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곳은 신림동 밖에 없으며 LEET의 모델이 될 수 있는 PSAT(공직적격성평가) 강의도 신림동 학원가가 ‘최고’라는 설명이다.

물론 로스쿨이 자리 잡은 이후에도 신림동이 기존의 ‘절대적 권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갸우뚱했다. 한 학원장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을 뽑는다는 로스쿨의 취지로 봐서도 사회인들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남, 여의도 등 전문직이 몰려 있는 곳을 중심으로 로스쿨 교육 시장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치동 논술학원·대형 법무법인 등도 눈독

신림동 권 밖 업체 중 로스쿨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마친 곳은 김영한국대학편입사다. 메디컬스쿨(의·치의학전문대학원) 사교육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이곳은 이르면 9월, 늦어도 올 겨울방학 시작과 동시에 로스쿨 대비 전문학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최덕찬 김영한국대학편입사 본부장은 “로스쿨 입시는 기본적으로 ‘대학원 입시’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기존 의·치학 전문대학원 시장 부동의 1위 업체인 김영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의 중심지 곳곳에 분원이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의는 물론 출판, 동영상 콘텐츠 등 다양한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서울 노량진에서 공무원 학원인 메가고시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메가스터디도 로스쿨 학원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이사는 “아직 ‘한다’, ‘만다’를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꽤 오래전부터 LEET에 주목해 왔으며 LEET 역시 회사의 주력 사업인 수험 시장의 한 종류”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로스쿨 시장 진출 시 메가스터디가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직장인 대상 교육 콘텐츠로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답변했다.

또 노량진 권에서는 웅진싱크빅이 인수한 한교고시학원이나 PSAT 강좌를 개설하고 있는 남부고시학원 등도 로스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이야 공무원 시험의 인기가 높지만 일본의 예에서 보듯 영원하리란 보장은 없다”며 “노량진의 대형 공무원 시험 학원들도 로스쿨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업계에서는 외국어 과목을 중심으로 YBM 등 외국어학원, 논술 과목을 중심으로 대치동 논술학원, 선행 학습이나 ‘과외’를 중심으로 법무법인의 진출도 예상하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대치동 학원가로부터 합작을 하자는 제의나 유명 논술강사 등으로부터 강의 개설 제의를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학교수들 사이에서 대형 법무법인들이 시장을 타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법무법인들도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고려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련 업체의 움직임에 대해 로스쿨 사교육 시장이 지나친 과열 양상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도 PSAT나 MEET·DEET(의·치의학전문대학원입학시험)의 예에서 보듯 LEET도 도입 초기 우후죽순 격으로 학원들이 등장했다가 2~3년 만에 일거에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타 사에 비해 콘텐츠나 마케팅이 부족하다면 ‘한방’에 나가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LEET의 시장 규모가 예상보다 작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많은 학비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로스쿨에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로스쿨 관련 시장은 성인 대상 교육 시장의 블루오션”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경우 명문대생의 대부분이 적어도 로스쿨 준비에 ‘발을 담가보기’는 한다고 한다. 그 때문에 좀처럼 학원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는 미국에서도 관련 학원이 성업 중이라는 설명이다. 당연히 문화가 비슷한 일본에서도 학원이 로스쿨 인가를 직접 신청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하물며 사교육 의존도가 높고 ‘법조인’을 ‘가문의 영광’으로 삼는 우리나라에서 로스쿨 관련 시장의 확대는 두말할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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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7-08-01 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