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609호 (2007년 08월 06일)

성장 잠재력 ‘으뜸’… 의약품 수요 ‘급팽창’

기사입력 2007.08.01 오후 01:57

성장 잠재력 ‘으뜸’… 의약품 수요 ‘급팽창’
제약 산업을 규제 산업으로 규정지으며 성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를 가끔 접하게 된다. 개발, 생산, 유통뿐만 아니라 보험약가와 광고까지 정부의 규제와 간섭을 받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주장이다. 제약 산업은 과연 규제 산업일까. 통상적으로 규제 산업이라고 하면 자연 성장이 거의 없는 가운데 각종 규제로 인해 성장성이 더욱 더 제한되는 산업을 말한다. 이에 반해 제약 산업은 각종 정부 규제를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의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규제 산업이 아니라 성장 산업의 범주에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2007년 하반기 제약업 경기도 성장 산업이라는 전제 하에서 이해해야 한다. 지난해 5월 발표돼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비롯해 제약 업계에 불리한 다수의 정부 정책이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구조적 요인에 의한 성장 잠재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제약 산업 경기는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R&D 성과 ‘주목’… 신약개발 ‘붐’

특히 주요 제약사의 영업실적 모멘텀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욱 강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상위 8개 제약사의 영업이익은 지난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되는데, 하반기에는 20%대의 높은 증가가 예상된다. 이런 모멘텀에는 지난해 하반기에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등 일부 대형 제약사의 영업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과 플라빅스 리덕틸 등의 대형 제네릭 출현에 따른 영향도 함께 기여할 것이다. 반면 우려가 큰 정책 리스크의 악영향은 적어도 2009년까지는 예년 수준을 크게 상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약 산업의 성장을 강력하게 견인하는 구조적 요인은 고령화와 웰빙형 라이프스타일의 확산이다. 고령화는 의약품 수요 확대의 일등공신으로, 앞으로 그 위세가 더 강화될 전망이다. 60세 이상 연령대의 경우 2006년 기준 전체 인구 중 비중은 13%인 반면 사용하는 약제비 비중은 무력 39%에 이른다. 60세 이상 노령 인구의 경우 1인당 약제비가 평균보다 3배 정도나 더 많다는 의미다. 약제비 비중이 월등히 높을 뿐만 아니라 증가율도 가장 높아 한마디로 의약품 수요 확대의 보고(寶庫)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웰빙(Well-being)은 아이로니컬하게도 만성질환자를 양산(量産)해 의약품 수요 확대를 견인하게 된다. 건강검진을 받고 난 후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환자가 돼 장기간 약을 복용하는 등 약값을 지출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자각증상이 없을 정도의 경미한 만성질환의 경우 건강검진에서 환자로 밝혀지고 의사의 처방을 받아 조기에 잘 치료함으로써 수명 연장과 함께 약물 복용 기간도 길어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제약회사와 환자 간의 윈윈(Win-win)형 선순환 구조다.

하반기에 주목할 만한 정책 리스크는 약물 경제성을 평가해 보험 급여 등재 여부를 판별하는 선별목록제(포지티브 시스템: PLS), 처방 수량에 따라 약가를 조절하는 약가 재조정제, 신약에 대한 품목별 GMP(생산·품질관리기준) 도입 등으로 대표되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다.

하반기에는 약업 경기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부문의 성과와 업계 구조 재편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 일양약품 동화약품 등의 신약 개발 성과에 이어 글로벌 신약 개발의 토대가 될 해외 임상 및 기술 수출 등에서 주목할 만한 진척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바이오신약 개발의 점검도 중요하다. 대부분 아직 초기 단계이나 제약 기업과의 제휴, 임상 진입 등에서 서서히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책 리스크와 R&D 성과는 향후 제약 업계 구조 재편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제약주의 2차 리레이팅(Re-rating)은 이미 지난 2분기 후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재평가 국면은 적어도 2008년 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에는 실적을 기반으로 한 차별적 상승이 예상되고 그 후에는 인수·합병(M&A) 등 업계 구조 재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다.

제약주의 강세를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실적 모멘텀이 견조하고 밸류에이션(Valuation) 매력도 좋아졌다. 일반적인 우려와는 달리 제약사의 영업실적이 2009년까지는 좋을 것이고 투자 지표도 시장 평균 수준을 약간 밑돌고 있다.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 신약 개발 성과, 해외 사례 등을 감안하면 시장 대비 20~30% 정도의 프리미엄이 적정해 보인다.

둘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약제비 적정화 방안 등 시행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실제로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만 정책안에 대한 확정은 투자 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업계 구조 재편에 대한 기대감이다. 향후 M&A 등 업계 구조 재편에 대한 여건이 성숙되면 경쟁력이 있는 제약사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요인에 의한 장기 리레이팅 가능성과 하반기 제약사의 실적 모멘텀은 제약주 강세의 배경이 될 것이다. 제약주에 대한 투자는 적립식 펀드에 돈을 저축하는 형태가 좋아 보인다. 즉, 제약주는 비교적 긴 조정 후 단기 급등을 반복하고 거래량도 작기 때문에 조정기에 꾸준히 사 모아 단기 급등에서 재미를 보는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 또한 편애(偏愛) 전략도 중요하다. 차별적 주가 흐름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대웅제약 녹십자 한미약품 유한양행 중외제약 등 경쟁력을 갖춘 대형 제약사 중심의 선별 투자가 필요하다.

대웅제약은 신약 도입력 및 마케팅 능력에서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신약의 마케팅 능력은 향후 신약의 추가 도입에서 좋은 협상 무기(Track record)가 돼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도입 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올메텍, 위장관 조절제 가스모틴 등이 엄청난 속도로 초대형화됨에 따라 성장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훌륭히 사냥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코엔자임Q10 함유 건강기능성 식품 코큐텐VQ와 플라빅스 제네릭 클로아트정 등에 대한 기대가 크다.

M&A 등 업계 구조 재편 ‘기대’

녹십자는 2004년 시작된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재평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제품 구조상 혈액 제제 등 특수의약품 비중이 높아 정책 리스크에 덜 민감하다. 또한 바이오신약의 개발에서도 국내 기업 중 가장 앞서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GreenGene)’과 골다공증 치료제 PTH에 대한 임상 3상(국내)과 2상 시험(해외)을 국내외에서 진행 중에 있다.

중외제약의 투자 포인트는 지주회사체제 전환과 영업실적 개선이다. 도입 신약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 등의 고성장과 API(핵심원료)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영업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게다가 지주회사체제 구축과 함께 ㈜중외에 대한 부담을 떨쳐 냄으로써 주당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대표 제약주로서 나름대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의약품 사업, 유통 사업, API 사업 등 본업의 호조와 유한킴벌리 등 자회사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제네릭 시장에서의 막강한 경쟁력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업에서의 성과, 최고경영층의 스피드 경영 등이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고 있다.

한편 2007년 하반기에 공정위 조사 결과(과징금) 발표와 약가 재평가 대상 품목 확정이 제약주 투자 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고 품목별 GMP 도입, 생동성 실험 의무화 품목 확대, 경증 환자 본인 부담 정률제 도입 등도 당장 제약사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일단 부정적인 요인이다.

임진균·대우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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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7-08-01 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