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609호 (2007년 08월 06일)

벤치마크 지수와 수익률 비교 ‘필수’

기사입력 2007.08.01 오후 02:15

벤치마크 지수와 수익률 비교 ‘필수’


꿈의 주가지수라고 했던 2000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주식 펀드 가입자라면 자신의 수익률을 한번쯤 확인해 보면서 미소를 지을 것이다. 빼놓을 수 없는 펀드 투자의 즐거움 중 하나가 이처럼 자신의 성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가입 당시 이미 금리와 원금이 보장되는 은행 예금이나 적금에선 결코 느낄 수 없는 재미이기도 하다. 사실 이 같은 성과 평가는 자산 운용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투자는 계획 수립(Plan)-투자 집행(Do)-성과 평가(See)라는 세 단계로 이뤄진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투자 집행에는 익숙한 반면 계획 수립이나 성과 평가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편이다. 계획 수립이란 재무 설계로서, 투자자의 재무 상태를 진단하고 은퇴 준비나 자녀 교육비 마련과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을 짜는 것이다. 다음 투자 집행 단계는 실제로 펀드 상품에 자금을 집행하는 것이다. 투자 이후의 성과 평가는 투자 자산의 구성이 적절한지 점검하고 자신이 투자한 펀드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성과평가, 재무목표 달성 여부 따져야

성과 평가는 투자가 이뤄진 다음 사후적으로 수익률과 위험을 측정해 원래 계획했던 것이 제대로 달성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행동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성과 평가를 단순히 수익률만 파악하는 것으로 가볍게 생각하지만 사실 제대로 된 성과 평가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즉, 투자 과정 속에서 은퇴 자금이나 교육 자금 마련과 같은 재무 목표를 얼마만큼 달성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성과 평가는 크게 두 가지로 이뤄진다. 첫째는 투자자가 세운 목표를 얼마만큼 달성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자신의 재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리 정한 투자 계획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얼마 정도의 자금을 마련하고 현재 투자 계획상 필요한 자금으로부터 얼마나 부족한 상태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투자 계획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산 배분이므로 현재 자산 구성비를 파악하기 위해 주식, 채권, 부동산의 평가액을 파악해야 한다. 요즘과 같이 주가 상승으로 주식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졌다면 일부 주식 자산을 채권이나 현금성 자산으로 옮겨 원래 계획했던 비중으로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현재 투자하고 있는 펀드 상품이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만약 문제점이 발견되면 교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펀드는 6개월 단위로 운용 상황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 펀드 판매사가 발송해 주는 운용 보고서나 펀드 평가 회사의 정보를 이용하면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단기 수익률만 보고 경솔하게 의사 결정을 했다가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몇 개월 동안의 수익률만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적어도 3년 이상의 누적수익률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펀드매니저의 투자 철학이나 소신이 뚜렷하다면 장기간 믿고 맡기는 것도 좋다.

그렇다면 펀드의 성과는 어떻게 측정할까. 펀드의 성과를 평가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 바로 기준가격인데 이 기준가격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펀드는 매일 모든 자산을 그날의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가치를 발표한다. 펀드매니저의 투자 결정이 오후 4시쯤 모두 끝나면 이때부터 자산운용사 내에 있는 회계와 전산 담당 직원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투자하고 있는 모든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시장가격을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구한다. 그래야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그날 가치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 내에 들어있는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성 자산의 보유량에다 그날의 시장가격을 곱하면 펀드 자산의 시장가치가 산출되며 이를 전날 평가액과 비교하면 하루치 수익률이 계산되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펀드의 하루치 수익률을 0.15%처럼 발표하면 투자자들이 알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1000원을 출발점을 해서 매일의 수익률로 산출한 가격을 발표하면 알기 쉽다. 예를 들어 1000원으로 출발한 어떤 펀드가 첫날 15% 수익률을 올렸다면 1000원×(1+0.15)=1150원으로 계산해 발표하면 이해하기 한결 쉽다. 즉 1000원 하던 펀드가 1150원으로 올랐다면 수익률이 15% 상승했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매일 발표하는 1000원이나 1150원과 같은 수치를 펀드의 기준가격이라고 한다. 기준가격은 첫날 1000원이라는 기준 값을 매일의 수익률을 연속해서 곱해서 산출한 펀드의 총수익률을 나타내는 도구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식을 세는 단위를 한 ‘주’, 두 ‘주’ 하듯이 투자자들이 펀드를 구입하는 단위를 ‘좌(座)’라고 한다. 펀드가 처음 설정되면 최초 기준가격은 1000좌당 1000원(1좌에 1원)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투자한 펀드의 기준가격은 펀드에 가입한 판매사나 자산운용사 사이트, 자산운용협회 홈페이지 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기준가격만 보고선 펀드가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 평가하기 어렵다. 마치 어떤 크기를 재기 위해서는 잣대가 필요하듯 평가의 기준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준을 벤치마크(Benchmark)라고 한다. 펀드의 수익률을 평가하는 벤치마크로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의 수익률을 대표하는 지수를 사용한다. 즉 주식 펀드의 경우엔 대부분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사용한다.

투자계획 수립에도 벤치마크 지수 활용

이렇게 하는 이유는 주식 펀드매니저라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지 않고도 코스피지수 만큼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사실 주식 매니저가 코스피지수를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려야 좋은 펀드라고 생각한다. 결국 펀드매니저들은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우량한 주식을 사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기업을 방문하고 매매도 한다.

펀드매니저들의 모든 행동에는 벤치마크를 이겨야 한다는 가정이 깔려 있기 때문에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벤치마크로 활용한다. 마찬가지로 채권 매니저도 채권지수 수익률인 벤치마크를 이겨야 한다. 하지만 채권 펀드는 주식 펀드와 달리 투자자들이 잘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다. 채권시장에도 주식시장처럼 채권지수라는 시장평균 수익률을 측정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다.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채권 펀드는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린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채권 펀드가 마이너스의 수익률을 내면 당황해 한다. 채권 펀드도 주식 펀드처럼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변화한다.

시장에서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 하락으로 채권 펀드의 수익률도 하락하고, 반대로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채권 펀드의 수익률이 상승한다. 즉, 채권 펀드의 수익률과 시장 금리 간에는 역관계가 성립한다. 따라서 채권 펀드와 시장금리를 바로 비교해 평가하면 곤란하며, 오히려 채권 펀드와 채권지수를 비교함으로써 정확한 성과 평가가 가능해진다.

이처럼 펀드의 성과 평가 시 벤치마크를 이용하면 두 가지의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펀드의 수익률이 우수한지, 열등한지 평가할 수 있다. 펀드 수익률을 적절한 벤치마크 수익률과 비교하면 된다. 만약 펀드의 성과가 벤치마크 수익률보다 지나치게 낮을 경우 투자를 중단하는 등의 대처방안을 마련하면 된다.

둘째는 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 벤치마크를 이용할 수 있다. 투자 계획이란 은퇴 자금이나 교육 자금과 같이 재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자산 구성비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때 주식, 채권, 부동산과 같은 자산들의 수익률을 벤치마크 수익률로 간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식의 경우 1000개가 넘는 종목들이 다양한 수익률을 보이겠지만 투자 계획을 수립할 때는 모든 주식들의 평균수익률인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가정한다. 채권과 부동산도 마찬가지로 채권지수 수익률, 부동산 지수 수익률을 계획 수립의 기초 자료로 사용하면 된다.

민주영·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watch@miraeasset.com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07-08-01 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