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제 609호 (2007년 08월 06일)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스펙터클’

기사입력 2007.08.01 오후 02:36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스펙터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용가리(1999)〉로부터 무려 7년, 한국 SF영화의 혁신을 이루겠다던 심형래 감독이 〈디 워〉로 돌아왔다. 승천을 꾀하는 이무기의 이야기 〈디 워〉는 바로 〈용가리〉 직후 떠올린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제작비였다. 선뜻 그 누구도 SF영화의 불모지라 불리는 이 땅에서 낯선 이무기 이야기에 돈을 대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이무기는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좋은 콘텐츠”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던 그는 데모 영상을 언제나 노트북에 가지고 다니면서 투자자들을 설득했고 장소를 얻을 때도 데모 영상으로 주인을 설득하면서 오로지 ‘된다’는 두 글자만을 떠올렸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동안 자신의 어이없는 사망설까지 나도는 등 끊임없는 ‘외환’에 시달렸지만 결코 ‘내우’는 없었다. 그가 대표이사로 있는 ‘영구아트’는 7년 동안 끊임없이 한길만을 달려왔기 때문이다. 남들이 바깥에서 엎어질지도 모른다고 수군대건 말건 어쨌든 그들은 쉼 없이 일해 왔다. CG에 있어 할리우드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은 그렇게 서서히 만들어졌다.

LA 도심 한복판에서 의문의 대형 참사가 벌어진다.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 이든(제이슨 베어 분)은 현장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비늘을 보고 회상에 잠겨든다. 어린 시절 골동품 가게의 주인 잭(로버트 포스터 분)으로부터 옛 한국의 전설을 들었던 그는 그 비늘이 바로 이무기의 것임을 직감한다. 이무기가 용으로 승천하기 위해서는 여의주를 지닌 처녀를 제물로 삼아야 하는데, 과거 승천에 실패했던 이무기가 다시 그 제물을 찾아 LA에 나타난 것이다.

그리하여 이든은 호위무사가 되어 여의주를 지닌 신비의 여인 세라(아만다 브룩스 분)를 찾아내 보호한다. 한편, 전설의 재현을 꿈꾸는 악한 이무기 ‘부라퀴’의 추종 세력들 역시 LA로 몰려든다. 이제 그들은 세라를 찾기 위해 LA 도심을 무대로 거대한 전쟁을 벌인다.

〈디 워〉는 당대 한국 SF영화가 오를 수 있는 최고점이라 할 만하다. 경찰의 통제 하에 80여 대의 컨테이너 차량이 동원되고 현지 할리우드 스태프만 250여 명, 그리고 수백 명의 엑스트라들이 동원된 LA 도심 액션신은 장관이다. 부라퀴의 추종 세력인 익룡 등이 하늘을 뒤덮고, 또 다른 괴물들이 시가지를 진군하는 모습은 영구아트가 그간 쌓아 온 노하우를 입증한다. 특히 부라퀴가 LA 최고층 빌딩인 73층 높이의 US뱅크타워를 휘감고 있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이처럼 기술적 문제로 주로 야간 전투신이 많았던 〈용가리〉와 비교하면 대낮의 LA 도심을 질주하는 〈디 워〉의 성취는 놀랍다.

하지만 익히 예상했던 바대로 구성상의 허술함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세트 디자인이나 대규모 군대의 모습에서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연상시킨다는 의혹도 깊이 새겨둘 만하다. 평범한 모방처럼 보이는 그런 설정들이 세계 시장 공략이라는 명제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접근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쨌든 〈디 워〉는 오는 9월 미국 전역 1500개 스크린 이상에서 개봉한다. 〈디 워〉가 세계 ‘몬스터 무비’ 팬들의 마음을 뺏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하다.

개봉영화

▶기담

도쿄 유학 중이던 엘리트 의사 부부 인영(김보경 분)과 동원(김태우 분)은 갑작스레 귀국, 경성 최고의 서양식 병원인 ‘안생병원’에 부임한다. 이들은 병원 원장 딸과의 정략결혼을 앞둔 여린 의대 실습생 정남(진구 분), 유년 시절 사고로 다리를 저는 천재 의사 수인(이동규 분)과 함께 경성 생활을 시작한다.

경성에 연쇄 살인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어느 날 자살한 여고생 시체, 일가족이 몰살한 교통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열 살짜리 소녀가 실려 오면서 섬뜩한 사건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1408

어린 딸을 잃은 공포소설 작가 마이크 엔슬린(존 쿠삭 분)은 ‘사후세계’라는 소재에 사로잡혀 있다. 어느 날 그에게 ‘1408호에 절대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엽서가 오고, 새로운 작품을 구상 중이던 엔슬린은 미스터리로 가득한 뉴욕의 돌핀 호텔을 찾는다.

호텔 지배인 제럴드 올린(사무엘 L 잭슨 분)은 95년간 1408호에 묵은 투숙객들이 1시간을 못 넘기고 죽은 일들을 알려주며 들어가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하지만 엔슬린은 기어코 그 방에 들어선다.

미스터리 소설의 귀재 스티븐 킹의 1992년 원작 소설을 영화화했다.

▶힛쳐

캠퍼스 커플인 그레이스와 짐은 방학을 맞아 둘만의 여행을 떠난다. 어두운 밤, 굵은 빗줄기 속에 외딴 도로를 달리던 이들의 차량은 도로 한가운데 서 있던 남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교통사고를 낼 뻔하고 미안한 마음에 이 낯선 남자를 태워준다.

그러나 차에 태운 남자 존 라이더(숀 빈 분)가 자신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인물임을 알게 되면서 이들의 즐거웠던 휴가는 순식간에 끔찍한 공포로 뒤바뀐다.

주성철·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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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7-08-01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