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터스는 전 세계의 외식 업체 가운데 가장 따가운 시선을 받는 곳 중 하나다.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이 창업 이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국내에 상륙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단명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섞여 있었다. 하지만 세간의 걱정은 완전히 빗나갔다. 후터스 1호점은 승승장구했고 지난 7월 말에는 2호점의 문을 열었다.“1호점의 성적이 매우 좋습니다. 전 세계 500여 개의 매장 가운데 톱 5안에 들 정도입니다. 2호점은 더 잘할 것 같습니다. 전 세계 최고의 후터스 매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후터스 2호점의 개장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코비 브룩스 본사 회장의 표정은 다소 상기돼 있었다. 주변의 우려를 실적으로 잠재운 후터스코리아에 대한 신뢰와 성공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일본 사업권을 한국 후터스에 넘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다.“한국 후터스는 3년 안에 8개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인데 그 정도의 시장은 된다고 판단합니다. 한국 후터스가 지금까지처럼 잘 해주리가 믿습니다.”2호점이 1호점에 비해 규모가 1.5배나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브룩스 회장이 2호점의 성공을 점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후터스가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선정성 문제가 풀리지 전까지는 본격적인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브룩스 회장은 이에 대해 여유로운 입장이었다.“미국도 한국 못지않게 보수적인 사회입니다. 후터스의 콘셉트가 시장에서 공유되는 데에도 긴 시간이 필요했죠. 한국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억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입니다.”그렇다고 후터스가 오로지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후터스의 상징이자 논란의 중심인 후터스 걸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성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후터스 걸에겐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준다는 설명이다. 후터스 걸에 대한 정책은 미국이든 호주든 캐나다든 한국이든 동일하게 적용된다.“한국의 후터스 걸들은 정말 대단해요. 본사의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시킵니다. 잘 훈련돼 있고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만족스럽습니다.”후터스가 국내 시장에서 조기 정착할 수 있었던 데에는 본사의 지원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이번 2호점을 개장할 때에도 본사에서 매니지먼트, 요리 전수, 후터스 걸 교육 등을 위해 전문 인력들이 파견됐다. 브룩스 회장은 “신규 매장에 대한 지원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당연한 의무”라며 “해외 매장의 경우 본토의 매장과 같은 질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설립된 지 25년이 지나고 있으며 성공을 거듭하고 있지만 후터스에도 걱정거리는 있다. 유사 매장의 난립이 그것이다. 브룩스 회장도 후터스의 콘셉트가 모방하기 쉽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에 따라 유사 매장과 차별화될 수 있는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다. 음식의 질도 그중 하나다. 바닷가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 프랜차이즈답게 넉넉한 인심을 담은 음식이 후터스의 매력이라는 얘기다.브룩스 회장은 “후터스의 고객은 상류층이나 화이트컬러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후터스는 누구나 쉽게 찾아오고 편안하게 즐기는 캐주얼 식당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고객들이 후터스를 부담 없는 휴식 공간으로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애초부터 후터스의 콘셉트는 패밀리레스토랑과 스포츠바의 결합이었다.약력:1969년생. 92년 클렘슨대 졸업. 94년 내추럴리 프레시 대표. 96년 후터스 골프 투어 대표. 2001년 후터스 부사장. 2003년 후터스 회장(현).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