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수익률’ 철저히 따져야… 도심 소형 오피스도 인기

부동산 투자의 새 시대가 열렸다. 예전처럼 ‘무조건 사놓고 오르기’만 바라는 부동산 투자 패턴은 잊어야 한다. 부동산을 팔 때 세금까지를 고려한 세후 투자 수익률 따지기가 요즘 부동산 투자의 필수 요건이다.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부과, 비활용 토지의 이행 강제금 부과, 부재지주의 양도세 중과 같은 세제로 인해 투자 수익률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이뿐만 아니다. 주택·토지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처분 후 소득, 즉 ‘자본적 수익(capital gain)’만을 취할 수 있는 투자 상품에서 탈피해 오피스텔, 상가처럼 매달 고정적인 수익을 주로 취할 수 있는 ‘수익형 투자(income investment)’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최근 민간 부동산 정보 업체가 지난 9월 가을 이사철 성수기의 서울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사철임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값이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성수기에도 아파트 값이 하락한 것은 8·31 부동산종합대책이 나온 2005년 9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일 정도로 주택 시장 분위기가 냉랭하다.미국도 주택 시장을 떠받들고 있던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주택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져 들었다. 결과적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이어져 미국 경제의 시스템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고령화 사회로 진입할수록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특히, 주택·토지와 같은 자본적 투자 상품에 묶여 있는 고정 자산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게 불문율이다. 10년 후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시기를 맞게 되면 주택 시장이 장기 하락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자본적 투자 상품은 수익률이 낮은 것은 물론 제때 팔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한국발 서브프라임 사태가 시작되면 가계는 물론 국가 경제를 통째 흔들 수도 있다.이런 이유 등으로 수익형 투자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는 연령대일수록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매달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고 환금성이 뛰어난 수익형 상품에 투자하는 요령을 익혀야 한다. 핵심 지역 오피스텔과 상가가 대표적이다.이러한 수익형 부동산은 향후 금리가 상승해 대출이자 부담이 가중되더라도 금리 상승분을 임대료에 포함시킬 수 있어 어느 정도 헤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수익형 투자 상품을 살펴보자.4855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인천 송도신도시의 ‘더 프라우’ 청약 이후 수익형 상품인 오피스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각종 규제로 상대적으로 수익형 투자 상품인 오피스텔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오피스텔은 다른 주택 상품에 비해 여러 모로 장점이 있다. 대출에 있어서도 아파트보다 여유롭고 1억~2억 원의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수억 원대의 오피스텔을 업무용으로 보유한 경우에도 현행 청약 가점제 하에서는 무주택으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요즘 틈새 투자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서울 지역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2004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이는 곧 투자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또한 전매제한이나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등 각종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 게다가 1인 가구 비중이 계속 높아져 오피스텔 투자성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1인 가구는 1995년 12.7%, 2000년 15.5%, 2005년 20%로 계속 증가 추세다.그렇다고 오피스텔 모두가 수익형 투자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이왕이면 서울 강남권과 용산, 마포, 분당 등 ‘오피스텔 투자 핵심 지역’으로 투자 반경을 좁히는 게 좋다. 이들 지역은 역세권에 개발 호재를 갖춰 일정 규모 이상의 오피스텔은 임대 수익뿐만 아니라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의 임대 수익률은 대부분 연 6~8%대라서 은행 예금 수익률을 훨씬 웃돌고 있다.최근의 시세 변화 역시 오피스텔의 인기를 방증하고 있다. 특히 여유 자금 있는 투자자들이 오피스텔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 남부터미널 역세권인 현대슈퍼빌 오피스텔 79.2㎡(옛 24평)는 최근 2~3개월 만에 1억6000만 원이던 시세가 1억8000만 원으로 올랐다. 용산 지역의 오피스텔도 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 발표 이후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2~3개월 전 ㎡당 270만 원 하던 한강로 3가 대우트럼프월드Ⅲ 오피스텔 92㎡(옛 28평)는 최근 303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인근 한강로2가 대우디오빌한강도 마찬가지다. 76㎡(옛 23평형)의 경우 두 달 전 ㎡당 200만 원에서 최근 ㎡당 224만 원으로 호가가 올랐다. 하지만 용산 지역의 오피스텔 가격은 아직 여의도, 마포, 강남 같은 도심과 비교할 때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도심권 소형 오피스는 요즘 ‘희귀 상품’으로 분류된다. 최근 2~3년 사이 오피스 빌딩이 들어설 자리에 주상복합이 우후죽순으로 공급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달 금리가 비교적 저렴한 대규모 자본과 과학적 분석력으로 무장한 외국계 자본들까지 가세하면서 우량 오피스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또한 정부의 주거용 부동산 규제에 따라 투자자들이 관심이 점차 상업용 부동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강남권 중소형 오피스 빌딩은 매물 품귀에다 호가 상승 현상이 뚜렷하다. 게다가 부동산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증가로 인해 지속적인 가격 상승세가 예상된다. 자산운용 회사들과 리츠, 외국계 투자 기관 등의 매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서울 외곽지역뿐만 아니라 수도권 지역까지도 입지 여건 등이 좋은 오피스는 거래 확산 속에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2~3명의 공동 투자자 그룹까지 가세해 오피스의 몸값은 계속 올라가는 중이다.이런 배경을 업고 도심 오피스 부족 현상과 임대 수요 증가로 인해 공실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당분간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매매가 급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았던 임대료도 가파른 상승세가 예상된다. 따라서 비교적 소액으로 오피스에 투자하기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도심권 소형 오피스에 집중하는 게 좋다. 테헤란로에서 서초역으로 이어지는 강남권 오피스 밀집 지역은 임대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1층이 아닌 경우 ㎡당 500만~800만 원선에 가격대가 매겨져 있다.3억~4억 원 정도의 자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소형 오피스도 있다. 서울 강남권과 광화문, 종로, 분당권의 신규 오피스 분양 물건에 관심을 둘만하다. 상가도 오피스텔과 같이 대표적인 수익형 투자 상품이다.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수록 상가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주택 시장이 침체되면 상가 시장은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곤 한다. 게다가 아파트와 달리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어 환금성이 좋다.보유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다. 재산세의 경우 상가 건물 부분만 내면 되고, 건물분은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분산 투자용으로 적합하다. 상가에 부속 토지가 있어도 공시지가 합계액이 40억 원을 초과해야 종부세 대상에 속한다. 따라서 부속 토지가 많지 않다면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상가 투자 초보자일수록 안전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 미래 예측이 쉽지 않은 신규 상가는 안목이 여물지 않은 투자자에겐 위험도가 큰 상품이다. 완공 후 활발하게 운영 중인 근린상가에 투자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운영 중인 근린상가는 보통 연 수익률이 4~7% 정도로 투자 자금은 10억~30억 원선이다. 요즘 노후 대비용으로 이 가격대 근린상가에 투자하려는 이가 적지 않아 매달 고정 수입은 물론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박상언·유앤알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