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타임머신 등 부가기능 다양…지금이 구매 적기

거실에 있는 브라운관 TV가 바로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현재 TV 시장은 LCD, PDP 등 평판 TV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평판 TV 시장은 2006년 5000만 대, 올해 7700만 대를 넘어 내년 1억 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대수만 많아지는 것이 아니다. 기존 브라운관 TV와 달리 빠른 시간 내에 대형화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을 비롯해 소니와 샤프 등 해외 업체들까지 1억 대 평판 TV 시장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이들 업체들이 공통으로 내세우는 향후 평판 TV 시장 키워드는 ‘대형화’와 ‘풀HD’다. LCD와 PDP 논란보다 소비자들에게 넓은 화면에 선명한 화질을 제공할 수 있는 기능적인 가치가 TV 업계에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평판 TV는 32인치이지만 이들 제품은 대부분 세컨드(second) TV 개념으로 사용되고 소비자들은 거실에 놓는 TV로 37인치 이상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05년 전 세계 7%에 불과했던 37인치 이상 평판 TV는 2006년 19%를 넘어섰으며 올해는 2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르게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평판 TV 시장에서 37인치 이상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8%로 알려진다. 대부분의 고객이 40인치 이상 TV를 선호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갈수록 강해져 내년에는 46인치 이상 제품 비중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업체들도 가격이 비싼 대형 제품을 선호한다. 30인치대 제품의 경우 중국이나 대만 업체들이 저가 제품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에 차별화를 위해 40인치 이상 대형 제품에 주력하는 것이다. 평판 TV는 화면이 커질수록 부드럽고 선명한 화면 처리에 관한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메이저 업체들에 유리하다. 또 대형 제품 수요자들도 유명 브랜드 업체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풀HD도 향후 평판 TV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다. 기존 HD급 평판 TV는 HD 최대 화질인 1080p를 재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또 32인치 작은 화면에서 풀HD 환경을 구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따랐지만 최근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42인치 이상 대형 제품군에서는 LCD와 PDP 모두 풀HD 성능을 뽑아낼 수 있다.공중파 방송뿐만 아니라 차세대 DVD도 풀HD를 지원하기 때문에 평판 TV의 풀HD 이동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HD캠코더, 디지털카메라, 콘솔게임기 등도 풀HD를 지원하는 제품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제품과 연계할 수 있는 풀HD 평판 TV 보급은 필연적이다.지난 2005년 세계 평판 TV 시장에서 12%에 불과했던 풀HD 제품은 지난해 15%로 소폭 성장했다가 올해 21%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올해 판매된 평판 TV 중 풀HD 제품의 비중이 올해 43%로 전 세계 평균치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대형화와 마찬가지로 풀HD 환경에서는 각 업체 간 기술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TV 전문 업체를 중심으로 기술력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삼성전자는 ‘보는 TV’가 아닌 ‘똑똑한 TV’를 추구하고 있다. 화질은 기본, TV에서 뉴스 날씨 증권 정보 등을 볼 수 있는 인포링크(Info-link) 기능을 제공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TV를 인터넷과 연결한 뒤 리모컨에 있는 인포링크 버튼을 누르면 바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인포링크 기능은 일부 프리미엄 제품에만 적용했으나 앞으로 보급형 제품에도 적용할 계획이다.LG전자는 다른 회사 제품에는 없는 타임머신 기능을 앞세워 평판 TV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별도 녹화기기 연결 없이 HD 방송을 녹화, 재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생방송을 보는 도중 잠시 멈추었다가 볼 수 있는 타임시프트(Time Shift) 기능도 제공한다. 대형화 및 풀HD 전략도 강화해 120㎐ 풀 HD를 지원하는 52인치 LCD TV를 비롯해 40인치 이상 대형 제품군도 강화할 예정이다.소니코리아는 대형 및 풀HD 수요에 맞춰 신제품 라인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소니코리아는 지난 4일 프리미엄 풀HD TV ‘브라비아 X(52인치 2종, 46인치 1종)’와 매스티지 제품인 ‘브라비아 W(52인치 1종, 46인치 2종, 40인치 2종)’ 총 8종을 출시했으며 모두 풀HD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특히 소니코리아는 KT와 손잡고 플레이스테이션3을 셋톱박스로 활용해 IP TV 서비스 ‘메가 TV’를 보급할 계획이다.국내 TV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고 있어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평판 TV 시장을 폭발시킬 수 있는 수요는 30인치 초반대의 보급형 제품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은 풀HD 대형 평판 TV로 움직이고 있지만 실제 구매자들은 100만 원 이하의 30~32인치 제품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전 세계 평판 TV 업체들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 시장을 들여다보면 향후 TV 시장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파악할 수 있다. 미국 내 전자제품 유통망을 대변하는 베스트바이(www.bestbuy.com)나 서킷시티(www.circuitcity.com)에는 500달러에서 700달러 사이의 디스플레이 전문 브랜드 32인치 LCD TV가 1, 2위를 다투고 있다. 19인치 LCD TV도 3위권 안에 들고 있다. 비지오(Visio), 인시그니아(Insignia) 등 대만 업체들은 브랜드 제품처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거나 세련된 디자인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낮은 가격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업계에서는 향후 평판 TV 시장이 브랜드 업체가 주도하는 프리미엄 대형 시장과 중소업체들이 경쟁하는 30인치 급 보급형 시장으로 양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주위에서 “TV를 바꿔야 하는데 LCD를 살까, PDP를 살까?”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전까지는 ‘몇 인치’에 회사만 결정하면 TV를 구입할 수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PDP, LCD 두 가지 중 고민에 빠져 리뷰 사이트와 각종 정보를 모으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LCD와 PDP는 각자 특색이 있기 때문에 정답은 ‘그때그때 다르다’는 것이다.TV 업체들은 소비 전력, 시야각, 떨림, 명암비 등 수많은 사양으로 자사 제품이 우월하다고 유혹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오히려 디자인이나 애프터 서비스, 편의성이 TV를 사용하는데 더 큰 영향을 미친다.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가격’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제 어느 정도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어 하루라도 먼저 사서 영화 한 편이라도 더 보는 것이 이익이다.게임기 사면 HD급 DVD 영상 재생 가능눈 딱 감고 거금을 들여 풀HD를 지원하는 평판 TV를 구입했다 하더라도 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으면 무용지물에 가깝다. 이 때문에 AV 마니아들은 TV 못지않게 HD TV를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를 구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가장 쉽게 HD 영상물을 접하는 것은 공중파 방송이다. 현재 KBS, MBC, SBS, EBS는 전체 프로그램 중 25% 이상을 HD로 방송 중이며 점차 그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케이블 TV 방송국에서 제공하는 HD 재송출이나 스카이라이프 ‘HD’ 유료 채널도 이용해 볼만하다.차세대 DVD라 불리는 ‘HD-DVD’ 플레이어 또는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직 플레이어 가격이 100만 원 이내로 높지만 50만 원 이내에 구입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360(HD-DVD 지원)이나 플레이스테이션3(블루레이 디스크 지원) 등 게임기를 구입해 플레이어로 사용해도 된다.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해 HD 콘텐츠를 내려 받아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PC와 직접 TV를 연결하거나 HD를 지원하는 디빅스(DivX) 플레이어를 활용해 TV에서 감상할 수 있다. HD 디빅스플레이어는 디비코, 에이엘테크, 새로텍 등 국내 업체들이 제조하고 있으며 가격은 30만 원대다.이형근·디지털타임스 기자 brupr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