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선수는 발기부전 치료제…비만 치료제 ‘너도나도’

해피 드러그가 우리 앞에 부쩍 다가오고 있다. 제약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관련 제품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종류도 다양하다. 발기부전 치료제나 비만 치료제처럼 낯익은 제품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약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피로 해소와 노화 방지 등에 효능이 있다는 호르몬 주사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마늘 주사, 탈모 치료제 등이 그것이다. 토종 제품은 외국계 제품에 비해 인종 간 편차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해피 드러그의 대표선수를 꼽는다면 단연 발기부전 치료제가 될 것이다. 시장 규모도 가장 크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은 지도 가장 오래됐다. 얼마 전만 해도 외국계 제약사들의 텃밭이었지만 최근엔 토종 업체들이 신약을 개발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상태다. 동아제약의 ‘자이데나’, SK케미칼의 ‘엠빅스’, 종근당의 ‘야일라’가 그 주인공들이다.토종 1호 발기부전 치료제인 동아제약의 ‘자이데나’는 발매 1년 만에 매출 100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 20%를 차지하는 선풍을 일으킨 제품이다. 눈 충혈과 고환독성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발기 유발 효과가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쟁사의 제품이 작용 시간이 너무 짧거나 길다는 것에 착안, 적절한 작용 시간(12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한 것도 강점이다.종근당의 ‘야일라’는 비아그라처럼 발기를 억제하는 ‘PDE5’ 효소를 억제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비아그라보다 ‘PDE5’ 억제력이 10배나 강한 데다 발기부전 치료체의 효과가 적었던 고혈압, 당뇨병, 척추 손상 환자들에게도 잘 작용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국내 13번째 신약인 SK케미칼의 ‘엠빅스’ 역시 ‘PDE5’ 억제를 통해 발기를 유발한다. 국제발기력지수 측정에서 역대 최고의 점수를 획득해 화제를 모았다. 두통 같은 부작용이 적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최근 중국에도 진출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98년 개발에 착수해 지난 7월 허가를 받았다.비만 치료제는 애보트사의 ‘리덕틸’의 특허 기간이 만료되면서 토종 제약사들의 개량신약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해피 드러그 시장의 ‘관심주’다. 매년 10% 정도 성장을 거듭, 2001년 대비 55.6%가량 시장이 커진 상태다. 대표선수는 한미약품의 ‘슬리머’, 동아제약의 ‘슈랑거’, 대웅제약의 ‘엔비유’, 유한양행의 ‘리덕타민’, 종근당의 ‘실크라민’ 등이며 대부분 리덕틸의 성분인 ‘시부트라민’을 주성분으로 사용하고 있다.시부트라민은 포만감을 높여 식사량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되며 지방세포의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켜 감량을 유도한다. 통상 3개월 안에 체중의 5% 정도가 줄어들지만 개인차가 있다. 효과를 보기 위해선 장기 복용해야 하므로 업체들은 저마다 ‘안전성’이 높다고 알리고 있다. 같은 성분을 쓰기 때문에 약효는 대동소이하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다만 환자에 따라 시부트라민 함유율이 다르게 처방될 뿐이다.한미약품의 ‘슬리머’는 발매 3개월 만에 매출 100억 원을 올린 돌풍의 주인공이다. 신약에 버금가는 임상을 진행하며 제품력을 확인한 것이 강점. 최근 탤런트 김희애 씨를 홍보대사로 내세워 ‘살빼기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 제품이 나오자 애보트사가 리덕틸의 가격을 절반이나 내리는 초강수를 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대웅제약의 ‘엔비유’는 용해도와 용출률을 개선해 생체 이용률을 높였고 주단위 관리를 하면 효과가 높다는 데 착안, 7캡슐 단위로 포장해 눈길을 끄는 제품이다. 대웅제약은 로고타입 브랜드를 도입하고 ‘대한민국을 아름답고 당당하게’란 메시지로 비만 탈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제품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종근당의 ‘실크라민’은 과거 리덕틸보다 66%나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최근 먹는 탈모 치료제인 ‘프로페시아’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복제약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프로페시아에 함유된 ‘피나스테리드’는 탈모를 유발하는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는데 먹는 탈모 치료제는 모두 이 성분을 갖고 있다. 한미약품의 ‘피나테드정’과 유한양행의 ‘페로시아’가 대표적이다. 탈모 치료제는 프로페시아의 매출이 2001년 65억 원에서 2005년 163억 원으로 불어날 정도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대표적인 유망 해피 드러그로 꼽힌다.단,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제는 임산부의 경우 남성 태아의 외부 생식기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만지는 것만으로도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건드리지도 말아야 한다. 복용을 중단한 후 일정 기간(12개월 정도)이 지나면 치료 효과가 사라져 다시 탈모가 진행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한미약품은 2008년부터 탈모의 조기 치료 필요성을 홍보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매출 40억 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한양행의 ‘페로시아’ 역시 성인(18~41세) 남성의 남성형 탈모 치료제다.‘피나스테리드’가 먹는 성분인 반면 바르는 성분인 ‘미녹시딜’을 이용한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처방을 받지 않아도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어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방송과 인쇄 매체 광고가 허용되면서 매년 시장이 50% 정도씩 커지고 있는 상태다.한미약품의 ‘목시딜’, 중외제약의 ‘볼드민’, 태극제약의 ‘모바린’ 등 10여 개 업체가 제품을 내놓은 상태다. 특히 현대약품의 ‘마이녹실’이 유명하다. 발매 1년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적극적인 마케팅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제품들도 줄지어 나오고 있다. 호르몬제와 비타민제, 태만주사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주로 갱년기에 접어든 연령층을 위한 제품들로 피로 해소 등 갱년기 증산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녹십자의 ‘푸르설타민’은 일명 ‘마늘 주사’로 불린다. 마늘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비타민 B1 주사제다. 피로 해소와 체력 증진에 효능이 있다.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을 에너지원으로 전환시켜 준다. 정맥주사여서 효과가 빠르다. 태만주사인 ‘라이넥’이나 ‘그린플라’와 병용하면 효과가 더 좋다는 설명이다. 환자에 따라 용량을 달리하는 ‘맞춤형 시술’이 가능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LG생명과학의 성인용 성장호르몬(SR-hGH)제인 ‘디클라제’는 노년기에 접어든 연령층을 위한 제품이다. 지방 분해, 단백질 합성 등 대사 작용에 작용해 체중과 콜레스테롤을 줄여주고 근육량과 골밀도를 증가시킨다. 불면증, 우울증, 발기부전 등을 개선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1주일에 1회 투여하는 주사제로 생분해성이 강해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한미약품의 ‘테스토겔 1%’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주성분으로 한다. 남성 갱년기 증상에 효과가 있다. 성인병박람회, 노인병학회 등을 통해 일반인과 전문가 모두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할 예정이다. 연매출 10억 원이 목표다. 일양약품도 호르몬제인 ‘테스토스테론 패치’의 개발을 완료, 시판을 앞두고 있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