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1024명을 한 방에 놓아두고 모두에게 동전을 10번씩 던지라고 해보면 평균적으로 한 명 쯤은 10번 연속으로 앞면이 나올 것이다. 그 사람을 워런 버핏이라고 부르자.’이 간단한 지문은 주식 투자를 바라보는 가장 근본적인 전제를 담고 있다. 시장은 합리적이며 따라서 통계적인 결과를 따른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익률을 내고 있는 워런 버핏은 극소수의 예외에 불과하다. 게다가 버핏의 고수익은 그의 실력이 아니라 연이은 ‘행운’의 결과라고 폄훼된다.이런 식의 결론에 동의할 투자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버핏이 단지 행운아일 뿐이라면 그의 투자법을 배우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데다 부질없는 짓에 지나지 않는데 말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이 부질없고 어리석은 믿음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수없이 많은 투자자들이 ‘깡통’을 찬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는 주식시장을 분석하는 틀은 전제부터가 잘못됐다고 비판한다. 시장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비열하기까지 하다. 신뢰받아 마땅한 분석에 근거한 투자를 배신하기 일쑤다. 도무지 돼먹지 못했다.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따져보자. 많은 투자자들이 배신을 당해 왔는데 도대체 왜 ‘합리적인 시장’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원인은 시장이 아니라 투자자 자신에게 있다. 머리가 도마뱀 수준이어서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도마뱀의 뇌는 누적된 경험을 패턴화해 판단한다. 인간의 뇌도 별 다르지 않다. 이런 작동원리는 변화가 적은 상황에서는 쓸모가 많다. 하지만 변화의 폭이 크고 속도가 빠른 분야에선 오히려 유명무실해진다. 현대 금융시장이 바로 그곳이다.그렇다면 해법은 하나다. ‘도마뱀의 뇌’를 깨면 된다. 그렇게만 되면 비열한 시장은 관대한 보물창고가 된다고 책은 주장한다. 책은 경제와 심리를 결합한 신경경제학의 시각으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투자시장 전반을 둘러보고 물가 인상 등 투자 환경에 따른 적절한 투자법을 제시하고 있다.라젠드라 시소디어 외 지음/권영설·최리아 옮김/럭스미디어/396쪽/1만8000원앞으로는 사랑받는 기업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랑받는 기업이란 종업원, 주주, 거래 업체, 사회 등 기업의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는 기업이다. 불나방처럼 이익을 맹종하기보다 나은 사회를 지향하는 기업들이다. 구글, 도요타, 아마존, 할리데이비슨 등 이미 많은 기업이 놀라운 수익성을 올리는 동시에 사랑받는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고 강조한다.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 제작팀 지음/위즈덤하우스/352쪽/1만6000원소비자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도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때로는 위해를 입히는 제품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책은 KBS의 인기 프로그램인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에 방영된 내용을 바탕으로 꾸며졌다. 방송에서 다루지 못했던 내용들을 추가하고 방송 후의 뒷이야기도 담았다.박기현 지음/역사의아침/288쪽/1만2000원정도전 하륜 신숙주 등 조선을 대표하는 전략가들의 삶과 철학, 리더십을 소개한다. 이들은 각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의 원형을 구현했다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다. 태조와 함께 창업을 주도한 정도전은 상부상조의 리더십을 추구했고 강력한 왕권을 원한 태종의 참모 하륜은 철저하게 왕의 신하임을 자처하고 왕의 뜻을 보좌했다는 식으로 리더십의 특징을 구분했다.그렉 브레인드 외 지음/이창미·최징 옮김/쌤앤파커스/368쪽/1만4000원2012년은 과학, 기술, 종교,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과학자들은 태양 흑점 폭풍이 이 해에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금융위기를 반복하는 미국 경제는 이 해에 마침내 파탄날 것이란 전망도 들을 수 있다. 이런 주장들의 신빙성을 따져본다.경제·경영 베스트셀러(2.28~3. 5)1.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공경희 옮김/한국경제신문사/1만 원2. 몰입-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황농문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1만2000원3. 경제상식사전/김민구 지음/길벗/1만2800원4. 절대긍정/김성환 지음/지식노마드/1만2000원5. 20대, 공부에 미쳐라/나카지마 다카시 지음/김활란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1만 원6. 일 잘하는 당신이 성공을 못하는 20가지 비밀/마셜 골드스미스 지음/이내화·류혜원 옮김/리더스북/1만3500원7. 미래를 읽는 기술/에릭 갈랜드 지음/손민중 옮김/한국경제신문사/1만3800원8. 세계 버블경제의 붕괴가 시작됐다/마쓰후지 타미스케 지음/이연숙 옮김/원앤원북스/1만2000원9. 자동으로 부자되기/데이비드 바크 지음/김시현 옮김/황금가지/1만 원10.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김경환·정지영 옮김/한국경제신문사/9000원 (집계: YES24)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