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라 포르게따’

4월에 문을 연 ‘라 포르게따’는 근사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피자와 파스타를, 그것도 주머니가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맛볼 수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라 포르게따’는 이탈리아어로 ‘포크’를 뜻한다.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포크부터 집어야 하듯 시작하는 마음을 지키겠다는 뜻에서 이름 지었다고 한다. 불필요한 거품을 걷어 내고 손님에게 최대한의 편안함을 주겠다는 것이 라 포르게따의 첫 마음이다.이 집 피자는 도우가 얇고 바깥쪽은 공기를 넣어 부풀려 바삭하다. 한 조각을 돌돌 말아 바삭한 바깥쪽과 토핑이 가득한 안쪽을 한입에 넣으면 그 맛이 색다르다. 요즘 가장 트렌디한 피자 스타일이지만 앞으로는 화덕을 들여놓아 정식으로 도우를 구워낼 생각이다. 이탈리아의 사철 재료를 담았다고 할 수 있는 ‘꽈트로 스테죠네’가 대표적인 피자다. 마늘과 날치 알이 들어간 ‘볼파이아’도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파스타에서는 면을 적당하게 익히는 데에 신경을 쓴다. 대충 삶은 면에 강한 소스를 넣어 맛을 감추기보다 면 요리답게 제대로 맛이 나는 면, 그 자체로 승부하고 싶어서다.물론 소스도 맛있다. 버섯과 명란이 크림소스에 곁들여진 ‘까비알레’는 중독성 높은 파스타다. 올리브오일 소스에 매운맛을 가미한 ‘보따르가’는 속을 화끈하게 달래 줘 파스타로 해장이 될 정도의 별미다.어느 음식이든 제대로 된 손님 대접을 위해서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 ‘봉골레’에는 반드시 바지락과 모시조개를 섞어서 쓰고 ‘그랑세올라’에는 살아 있는 킹크랩을 사용한다. 크림소스와 토마토소스가 섞인 ‘그랑세올라’는 선분홍빛에 고소한 맛까지 더해져 고급 메뉴로 자리 잡았다.이 밖에 전채요리, 스파게티, 차, 디저트, 와인 등 메뉴의 종류가 다양하다. 안초비 소스 생가리비 구이인 ‘까페산테’는 전채요리 가운데 제일 반응이 좋다. 레몬과 마늘향이 풍기는 해산물 샐러드 ‘리모네’도 추천 메뉴다. 디저트로는 이탈리아에서 원재료를 수입해 온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국내 최고의 맛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또한 커피는 일리, 홍차는 웨지우드처럼 세계적인 브랜드의 제품만을 쓴다.식사 메뉴에만 그치지 않고 상당한 양의 곁가지 음식들을 구비해 놓은 이유는 라 포르게따의 콘셉트를 ‘카페&다이닝’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들어서는 입구는 고급 레스토랑 같지만 실내는 산뜻하고 모던하게 꾸며놓은 카페 같다.공간은 최대 100명까지 손님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다. 화이트와 오크가 어우러진 의자와 하얀 테이블이 화사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초록 잎사귀를 그린 오렌지색 벽으로 포인트를 줬다.마땅히 갈 곳 없는 근처 직장인들이 회식이나 미팅 장소로도 이용할 수 있게끔 10명 내외 최대 20명까지 들어가는 룸도 마련했다. PDP가 있어서 프레젠테이션을 한 후 식사와 뒤풀이까지 해결할 수 있다. 룸 외에도 홀에 있는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의 거리가 멀어 방해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괜찮은 분위기에서 특별한 식사를 하고 싶은 날, 포근한 서비스와 합리적인 가격도 놓칠 수 없다면 ‘라 포르게따’가 제격이다.영업시간: 오전 10:30~새벽 02:00메뉴: 런치 코스 2만2000원, 디너코스 4만9000원, 파스타 1만3000원~2만 원대, 피자 1만5000원~2만 원대(부가세 별도). 위치: 성수대교 남단 LG패션 골목 입구 좌측 문의: (02)548-9782김희연·객원기자 foolfo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