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의 진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PC 운영체제인 윈도 7의 일부 주요 기능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MS는 지난 10월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전문 개발자 콘퍼런스(PDC: Professional Develop ers Conference)에서 프리 베타 버전을 시연했다.윈도 7의 가장 큰 특징은 2개 이상의 손가락으로 모니터의 사진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멀티 터치 기능이다. 윈도 7을 깔고 터치 기능을 지원하는 모니터를 설치하면 손가락을 화면에 대고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MS는 이날 윈도 7의 터치 기능과 함께 실시간 정보를 띄워주는 가젯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가젯 프로그램은 주식, 날씨, 세계 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소프트웨어다.MS는 부팅하거나 인터넷에 접속할 때 속도가 너무 느리고 높은 PC 사양을 요구하는 윈도 비스타의 단점을 윈도 7에서 대폭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시놉스키 MS 수석 부회장은 “윈도 7은 빠르고 가벼워 사용자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윈도 7은 휴대전화 등 여러 모바일 단말기와 PC의 정보를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홈 그룹’ 기능도 갖췄다.윈도 7의 베타 버전은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이다.얼마 전 독특한 발상으로 네티즌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큰 인기를 끌었다. 화제의 동영상은 ‘MS 윈도’의 역대 시작화면과 소리를 모은 것. 1.0 버전의 단색 화면부터 올해 출시된 윈도 비스타에 이르기까지 초기화면과 소리의 변천사를 보여줬다.이 동영상은 한 달 만에 약 1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윈도의 역사와 함께해 온 네티즌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아이디 sonikku88은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영상”이라는 감상을 적었고 matt380은 “처음 컴퓨터를 사서 윈도 시작 소리를 듣던 때가 생각난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 “몇몇 버전이 빠진 것 같다”고 지적하거나 “어느 버전의 업그레이드가 가장 혁신적이었다”며 당시의 개발 성과를 평가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윈도 7의 베타 버전 출시를 눈앞에 둔 MS 윈도의 시작은 지난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 버전인 ‘윈도 1.0’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 개의 작업을 한 화면에서 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도스(DOS) 시절 유저는 한 화면에서 단지 하나의 작업만이 가능했다.1.0이 윈도의 시작이자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 ‘윈도 3.1’은 진정한 윈도 시대를 여는 ‘창’이 됐다. 아이콘과 버튼을 한 그래픽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텍스트 기반 운영체제를 사용해 온 유저들이 새 환경으로 이동하는 물꼬를 텄다. 윈도 3.1은 첫 6개월 만에 200만 세트가 팔려 나갔다.1994년 8월 출시된 ‘윈도 95(코드명 시카고)’는 본격적인 윈도 시대를 알린 운영체제다. 윈도 95는 32비트로의 전환뿐만 아니라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를 목표로 했다. 특히 윈도 95의 바탕화면, 시작 버튼 및 작업 표시줄과 같은 요소들은 이후의 윈도 운영체제의 기본 틀을 유지하는 요소들이다.1998년 6월 25일 출시한 ‘윈도 98(코드명 멤피스)’은 ‘더 쉽고 더 재미있게’를 모토로 윈도 95에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버전이다. 가장 큰 특징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던 당시의 ‘인터넷’에 최적화된 운영체제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윈도 탐색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 4.0을 일체화(액티브 데스크톱)함으로써 인터넷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아웃룩 익스프레스, 프런트 페이지 익스프레스, 넷미팅 등을 운영체제 안에 포함했다.2000년 2월 출시된 ‘윈도 2000(코드명 카이로)’은 개발 초기부터 가정용 운영체제(윈도 9x 계열)와 기업용 운영체제(윈도 NT 기반 시스템)의 통합을 주요 목적으로 일반 사용자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운영체제다. 이 때문에 많은 유저들 사이에서 ‘완성도가 가장 높은 운영체제’로 거론되고 있는 게 윈도 2000이다. 윈도 2000 이후 윈도 XP, 윈도 비스타가 출시된 현재에도 높은 안정성과 빠른 속도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이 애용하고 있으며 기업의 업무용, POS 단말기 분야에서 계속 사용되고 있다.2000년 9월 출시된 ‘윈도 ME(코드명 밀레니엄)’는 처음부터 가정용 운영체제로 개발됐다. 윈도 9x 시리즈의 마지막 버전인 윈도 ME는 알록달록한 색감의 인터페이스를 보여준다. 실제로 윈도 무비 메이커,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 7의 내장으로 멀티미디어 기능을 대폭 강화하며 ‘가정용’이라는 사명에 맞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윈도 ME는 다음 해 발표된 윈도 XP에 ‘신작’의 자리를 넘겨주게 돼 비운의 운영체제로 불리고 있다.2001년 10월 첫선을 보인 ‘윈도 XP’는 ‘최장수 윈도’이자 가장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 운영체제다. 윈도 XP는 NT 계열의 안정성과 9x 계열의 멀티미디어 기능과 사용성을 결합한 범용 운영체제로 거듭났다. 윈도 XP는 보안, 신뢰성에 더해 사용하기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합한 모든 윈도 운영 체제들의 집합체라고 평가 받는다.또 개인용 버전은 XP 이후 6년 만인 2007년 1월 31일(기업용 버전은 2006년 11월)에 출시됐다. 에어로 인터페이스, 사이드바, 인터넷 익스플로러 7,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 11, 백업 및 복원 센터 등 다양한 기능이 새로 포함됐다.윈도 비스타는 특히 보안이 강조됐다. 사용자 계정 컨트롤, 윈도 디펜더, 비트로커 드라이브 암호화, 윈도 방화벽이 바로 그것.한편 MS는 2006년께부터 운영체제로서의 윈도의 개념을 확장, 휴대 장치나 인터넷을 포함한 솔루션의 일환으로 ‘윈도 라이브’나 ‘윈도 모바일 ’등, PC용 운영체제 이외의 제품에 윈도(Windows)를 채용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전 세계 80% 이상이 사용하는 윈도는 MS의 전략과 야심이 담긴 거대한 브랜드이고 힘이다.지난 9월 9일 한국MS는 기능과 속도가 크게 향상된 ‘인터넷 익스플로러 8(IE8) 베타2 한글 버전’을 공개했다. IE 베타2 버전은 대폭 향상된 편의 기능과 검색 속도, 사용자 개인 정보를 위한 강력한 보안 기능, 웹 표준 적용 등을 통해 실제 인터넷 사용 환경에서 크게 요구되는 기능을 모두 구현했다. 특히 IE8 베타2는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와 ‘웹 슬라이스(Web Slice)’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 편의를 크게 높였다. 주소창 기능도 향상돼 검색 시간을 크게 단축해 주며 자바스크립트 병목현상 해소와 메모리 관리 효율화 등을 통해 브라우저 실행이나 새 탭 열기 등 브라우징 속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한국MS 장홍국 이사는 “이제까지 웹 브라우저의 성능 경쟁이 밀리세컨드(millisecond) 단위의 다운로드 속도를 기준으로 이뤄져 왔다면 액셀러레이터와 웹 슬라이스는 검색 단계를 단축해 분 단위의 시간 절약을 가능하게 해 준다”고 강조했다. IE8 베타2 한글 버전은 한국MS 홈페이지(www.microsoft.com/korea)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