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점포 입지 탐구 - 소형 커피 전문점

유명 해외 브랜드와 대기업 체인의 커피점들의 약진이 주춤하다. ‘별다방’ ‘콩다방’이란 애칭으로 유명세를 떨치던 스타벅스나 커피빈도 대형 커피점 브랜드들과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상권마다 포화 상태다. 당연히 커피 전문점의 새로운 입지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그러나 이런 대형 브랜드들의 치열한 경쟁 덕분에 테이크아웃 커피 문화가 확산됐으니 이 혜택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소형 커피점들이다. ‘별다방’ ‘콩다방’에 갈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이나 학생들 가까이에 자리를 잡아 이들의 니즈를 즉시 받아내는 쏠쏠한 틈새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최근 들어 매일 같이 새로운 이름의 중저가 커피 브랜드가 등장하는 것도 바로 이 시장의 성장성을 대변해 주는 현상이다.30.3㎡ 정도의 소형 커피점은 대부분 매장 테이블이라고 해봤자 2~3개가 고작이다. 물론 그 이상 되는 점포들도 있지만 구조적으로 매장 내 매출이 아니라 테이크아웃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점포의 입지를 정할 때는 전적으로 학교든, 직장이든 타깃 고객의 최종 목적지에 가장 가까이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중저가의 테이크아웃 커피는 맛이나 브랜드 로열티를 기대할 수 없어 고객의 동선을 움직이게 할 만한 힘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피스 상권이라면 직장인의 최종 목적지인 사무실 밀집지와 가장 근접한 곳이 최고의 목이 된다. 직장인 대상의 식당가가 형성된 이면 도로와 근접하게 맞붙은 입지도 좋다.일례로 전형적인 오피스 상권이 형성돼 있는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주변을 보자. 지금은 재개발로 문을 닫고 있지만 사무실이 대거 입주해 있는 국제빌딩과 맞붙은 100m도 채 안 되는 짧은 골목에 무려 4개의 소형 커피점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각각의 거리가 채 15m 남짓이지만 서로간의 매출은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국제빌딩 입구에 근접한 순으로 A, B, C, D라고 하면 회사 입구와 거의 맞닿아 있는 A점포의 일매출이 100만 원가량으로 가장 높고, B와 C는 각각 35만~40만 원 수준이다. 의외로 빌딩 입구와 가장 떨어져 있는 D는 A보다는 낮지만 B와 C보다는 높은 매출을 올리는데, 이는 D가 회사 입구와는 가장 멀어도 식당가와는 가장 가까운 점포이기 때문이다.결과적으로 A점포는 회사 입구에서 꾸준히 소비를 받아내고 있고 D점포는 비록 점심시간에 한정되긴 했지만 식사 시간 전후로 단기간 집중적으로 매출을 높이고 있다. 어정쩡한 위치의 점포들보다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소형 커피점의 가장 큰 경쟁력은 합리적인 가격에 있다. 대형 커피점보다 30~ 40% 낮은 한 잔당 1500~2500원의 가격에 적당한 품질을 갖춰 소비층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테이크아웃이 아닌 매장 내 매출만큼은 대형 커피점을 흉내 낼 방법이 없다. 괜스레 매장 내 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입지가 좀 처져도 큰 점포 규모에 인테리어를 과도하게 흉내 내 봐야 나중에 점포 처분만 힘들어질 뿐이다.이럴 때는 차라리 소형 점포의 한계를 알고 철저하게 ‘게릴라 작전’으로 가는 게 좋다. 점심 직후의 매출과 늦은 오후의 반짝 수요가 ‘내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여기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쓰면 어떨까. 실제로 소형 커피점의 대부분이 테이크아웃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낮 12시 반에서 1시 2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하루 매출의 80%가량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늦은 오후 간식 시간 즈음에 매출이 조금 살아나다가 저녁때에 가까울수록 매출이 떨어진다고 보고된다. 물론 계절적인 변수도 작용하는데 여름철 성수기와 겨울철 비수기의 매출은 30% 정도 차이가 있다.결국 빤한 시간대, 빤한 계절, 그리고 월 1000만~1500만 원의 빤한 매출이 소형 커피점의 재무제표인 셈이다. 그러니 투자를 높여 매출 목표를 높이는 것보다 고정비용을 줄여 순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임차료와 재료비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고정비는 인건비다. 소형 커피점의 서비스 인력은 높은 기술을 요하지 않으므로 고정 인력보다는 매출 패턴과 변수에 맞춰 탄력적으로 시급제 인력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점심 전후의 집중 매출 시간에는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작은 점포라도 사장을 포함한 인력이 3~4인 정도 집중돼 있도록 구성하고 이후 시간대에는 사장 혼자서 운영하거나 필요하다면 1명 정도의 점원을 더 두는 정도가 가장 효율적인 인원 구성이다.입지상 우위를 점하지 못한 소형 커피점이라면 또 다른 보완 장치를 할 필요가 있다. 피크 시간대에 매출을 충분히 올리지 못한다면 샌드위치나 핫도그 같은 사이드 메뉴를 추가할 만하다. 중소 규모의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오피스 상권에서는 음료 외에 간식 메뉴를 함께 배달해 매출 패턴을 다양화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소형 커피점에서 메뉴를 다양화하는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그러나 매출을 높이겠다고 무조건 메뉴를 늘리거나 배달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반드시 내 점포의 인력 구성과 부재료의 재고 처리 등을 고려해야 한다. 메뉴 추가나 배달 이후 손익을 꼼꼼히 따져보고 냉정하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소형 커피점은 여성형 창업 아이템으로 자주 추천되는 업종이다.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영이 간단하고 창업자가 직접 운영 인력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아닌 개인 점포로 창업을 하더라도 물류의 유통이나 인력의 채용이 비교적 쉬운 것이 커피점이다.하지만 운영이 간단하다고 해서 얕잡아 봐선 곤란하다. 모든 운영을 종업원에게 맡기고 폐점 때 수금만 하거나 투잡스(겹벌이)로 해보겠다는 생각은 핑크빛 꿈에 불과하다. 소형 커피점은 사장의 인건비가 곧 순수익을 좌우하는 업종이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서울 대표적인 메인 상권 중의 하나, 강남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최초로 상가 기준 시가가 떨어졌다는 우울한 기사가 발표됐지만 강남 상권은 삼성타운이라는 호재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삼성타운이 형성된 2호선 지하철 3, 4번 출구 인근 상권은 현재 빠르게 활성화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상주인구 1만2000여 명, 하루 유동인구는 6만~10만 명에 이르며 인근에 입주를 마친 트라펠리스Ⅱ 등 주상복합 아파트 거주자들도 상권의 호재 요소다.이 지역의 상가 권리금은 이미 이전보다 2배 정도 오른 상황이다. 한 점포 매매 컨설턴트는 “인근 롯데칠성 물류센터 부지가 개발되고 나면 일전에 청계천 주위의 상가 권리금 상승 때처럼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점포 매매시장에서 권리금은 낙폭이 큰 변수다. 호재들은 가시화되기 직전에 가장 큰 거품을 형성하므로 기회를 노리되 주의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한편 단가가 높은 와인바나 퓨전 레스토랑들은 시티극장과 점프밀라노 뒤쪽으로 상권을 확장하고 있다. 대로변 유동인구에 힘입어 먹자골목 라인이 두껍게 형성된 이 지역은 이면 도로에는 프랜차이즈 점포가 바짝 늘어서 있지만 언덕길로 올라갈수록 고급 레스토랑과 와인바가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상권이 커져 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로변보다 조용한 분위기로 객단가(1인당 평균 매입액)가 높은 점포들이 들어설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덕이다.지하철 9호선과 분당선 개통 예정 수혜 지역인 뉴욕제과~교보타워에 이르는 지역도 주시할 만하다. 삼성타운 지역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외된 탓에 호재가 시세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재영·김앤리 대표 redlee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