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685호 (2009년 01월 19일)

재테크 리스타트 ‘빚 청산법’

기사입력 2009.01.15 오전 10:57

재테크 리스타트 ‘빚 청산법’
한 신문이 20세 이상 직장인 38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6.5%가 재산 증식을 최고의 새해 소망이라고 답했다. 뒤를 이어 빚 청산(20.5%), 건강관리(20.1%), 가정의 화목(18.2%), 자기 계발(9.2%), 이직 및 승진(5.4%) 등 새해 소망의 ‘단골 메뉴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눈여겨볼 점은 ‘빚 청산’이 재산 증식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건강이나 화목보다 빚 청산의 순위가 높다는 사실은 직장인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부쩍 ‘빚 문제’가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체 가계의 빚이 676조 원을 넘으면서 가구당 부채가 처음으로 4000만 원을 넘어섰다. 또 금융 위기로 주식 같은 금융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우리나라 개인들의 채무 부담 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작년 12월 발표한 ‘2008년 3분기 중 가계 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 빚은 전분기보다 15조7261억 원 늘어난 676조321억 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금융회사의 가계 대출 잔액 637조7081억 원과 신용카드사·백화점 등을 통한 외상 거래인 판매 신용 잔액 38조3240억 원을 합한 액수다.

가계 신용 잔액을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 수(1667만3162가구)로 나눌 경우 가구당 부채는 약 4054만 원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4000만 원을 넘겼다. 개인들의 채무 부담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15배를 기록했다. 갚아야 할 빚은 늘어가는데 주식과 펀드 같은 금융자산이 감소하면서 그만큼 개개인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금리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가 예상되고 있어 각국 중앙은행들이 2008년 4분기 이후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서도 2008년 상반기 인플레 압력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기준금리는 하반기 들어 하락세로 전환됐다. 실제 한은은 10월 이후 공격적으로 정책금리(5.25%→ 2.5%)를 인하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연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2.0% 수준까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라며 “하지만 대내외 금리 차의 축소와 저금리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할 때 최저 금리 수준이 어느 정도이며 금리 인하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오리무중”이라고 말했다.

불황기의 부채는 ‘독(毒)’

금리 하락이 예상된다고 해서 무리한 빚은 절대 금물이다. 실세 금리는 언제라도 기준 금리와 다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금리는 모든 금리 가운데 가장 늦게 내려가는 경향이 있고 하락 폭도 작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는 “통상 불황기는 자금 시장이 위축된다”며 “특히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기업이나 개인들의 고통은 몇 배로 커진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여기에 경기 침체로 소득의 힘을 의미하는 구매력까지 떨어지면 부채야말로 자산관리의 독(毒)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가계 돈의 흐름을 명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준은 전체 부채가 전체 소득의 36%, 주택 관련 부채가 전체 소득의 28%를 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이 이사는 “빚 줄이기, 즉 리파이낸싱(refinancing)의 요체는 부채 상환의 우선순위를 정해 고금리 부채부터 상환하거나 고금리 부채를 저금리 부채로 갈아타는 것”이라고 했다.

즉, 돈의 흐름에 대한 파악이 끝나면 자신의 대출 리스트를 만들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때의 순서는 사채→ 현금서비스→ 카드론→ 신용대출→ 주택 담보대출이 정석이다. 그리고 신용 대출이나 현금 서비스가 같은 급전성 대출을 담보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지 점검한다. 전환할 수 있다면 전환하고 그렇지 못하면 급전성 대출부터 갚아나가야 한다.

또 연체된 빚부터 먼저 갚고 이왕이면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게 좋다. 아울러 빚의 종류를 줄이기 위해 소액일수록 빨리 갚자.

물론 무조건 갚는 게 능사는 아니다. 최근 같은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빚보다도 유동성이다. 즉, 금고를 톡톡 털어서 부채를 갚기보다는 일단 최소한 3~6개월 정도의 비상금을 확보해야 한다. 일례로 실직될 경우 모든 수입을 빚 갚는 데만 썼다면 부채 상환과 투자를 같이한 경우보다 더 큰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 가족이 수술을 받게 되거나 사고를 당하는 등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변수들은 널리고 널렸다.

이와 함께 대출을 갈아탈 때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신용 등급의 변화 정도에 따라 혹은 은행에 따라 대출 이자율이 꽤 많이 움직인다.

하지만 이 경우 중도 상환 수수료나 세금 부담 비용 등으로 나가는 비용이 꽤 많다. 전문가들은 금리 차이가 최소 1.5% 정도는 돼야 대출 갈아타기의 실질적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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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01-15 1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