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향 및 전망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대규모 파생 금융상품 손실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촉발됐고 이와 함께 글로벌 증시 및 부동산 등 자산 가격 급락이 소비 침체로 이어지며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 시나리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융 위기 및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2008년 4분기 이후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하 및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정책 공조와 궤(軌)를 같이하며 국고채 금리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2008년 상반기 인플레 압력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국고채 금리는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 파산 보호 신청 이후 미국 투자은행의 매각 또는 은행 지주회사 전환 및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신용 경색을 계기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한은은 2008년 10월 이후 총 275bp(5.25%→ 2.50%)의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하에 나섬에 따라 9월 말 6%에 육박하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08년 말 3.41%로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했다.한편 2009년 들어서도 수출 여건 악화에 따른 산업생산 활동 부진과 투자 및 소비지표 악화로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며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또 변동금리부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고 있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한은의 단기 유동성 공급 확대 및 정부 정책으로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CD 91일물 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하락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CD 91일물이 단기물인 점을 고려할 때,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폭과 단기 유동성 상황에 따라 하락 폭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올해 한은의 기준금리 저점을 2.0% 수준으로 가정할 때 CD 91일물 금리는 2분기 중 2%대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2009년은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폭과 적자 국채 발행 증가, 신용 스프레드 추가 축소 가능성 및 시점, 외국인 채권 투자 자금의 이탈 가능성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며 금리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구체적으로는 첫째, 2009년 중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어느 시점에 얼마만큼 단행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국내 경기 침체 우려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2.0% 수준까지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지배적이기는 하지만 대내외 금리 차 축소 및 저금리에 따른 부작용 등을 고려할 때 최저 기준금리 수준 및 금리 인하 단행 시점에 대한 궁금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둘째는 신용 스프레드의 축소 가능성과 시점의 문제다.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신용 리스크 해소가 미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중 정부 주도 하에 추진될 강력한 구조조정과 은행의 건전성 개선 속도 및 추가 정책 등이 신용 스프레드 축소 시기와 폭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셋째는 기업 및 산업 구조조정 이후 나타날 신용 채권시장 내 차별화 가능성이다. 기업 및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시행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이 과정에서 신용 채권별 수요가 차별화될 가능성이 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의가 요구된다.넷째는 외국인 채권 투자 자금의 점진적 이탈 가능성이다. 외국인의 재정거래가 주로 선물환 거래와 연계돼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선물환 거래 만기 도래와 함께 외국인의 재정거래 관련 포지션도 청산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외국인의 채권 투자 자금이 재정거래 만기 도래로 인해 점진적으로 이탈할 것인지, 아니면 재투자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다섯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재정 지출 확대와 이에 따른 적자 국채 발행 증가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국채 발행 물량 증가는 국고채 금리 하락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신용 리스크 해소 미비로 금리 하락이 부진했던 신용 채권은 투자 메리트 부각과 산업 구조조정 이후 리스크 완화로 금리 하락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김완중·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wjkim@hanaif.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