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685호 (2009년 01월 19일)

불황기 대안 ‘부상’…안전판 ‘확실히’

기사입력 2009.01.15 오전 11:10

불황기 대안 ‘부상’…안전판 ‘확실히’
상대방 부동산이 꼭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상가나 아파트 등 매각이 쉬운 물건이라면 일단 교환을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부동산 맞교환을 의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현금이 오가는 매매가 쉽게 이뤄지지 않다 보니 급하게 팔려고 내놓아도 쉽게 처분되지 않는 부동산일수록 교환 거래를 원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맞교환은 돈을 매개로 하지 않는 원시적 물물교환이다. 서로 필요한 부동산을 맞바꾸고 차액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거래 방식이다. 대부분 토지나 상가, 전원주택 등 환금성이 떨어지거나 덩치가 커서 쉽게 팔리지 않는 대형 아파트나 연립주택 같은 종목들이 교환 매물의 대표 군단들이다.

맞교환은 일반 매매에 비해 거래에 따른 과정이 단순할뿐더러 시간과 경비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교환 방법을 잘 활용하면 애물단지인 부동산을 빨리 처분하고 원하는 부동산을 골라잡을 수 있다. 게다가 현금 없이도 거래할 수 있어 불황기에 적합한 투자 방법이다.

서울 천호동에 사는 황정호(43·가명) 씨는 경매에서 낙찰 받은 영등포구 신도림동 89㎡ 연립주택을 수도권 전원주택지와 맞교환으로 거래해 이득을 본 케이스다. 황씨는 2007년부터 연립주택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특별히 사는 사람이 없어 곤란을 겪었다. 간혹 매수 의사를 밝힌 사람과도 가격이 맞지 않아 계약까지 연결되지는 못했던 것이다.

황 씨는 결국 수도권 전원주택지와 맞교환하기로 하고 매수자 물색에 나서 경기 광주시 실촌읍에 3.3㎡당 25만 원대 297㎡ 대지가 매물로 나왔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황 씨는 곧 중개업소의 알선으로 토지 소유주와 접촉해 연립주택과의 교환 여부를 타진했다. 신도림동 89㎡ 연립주택의 시세가 3억 원선인 점을 감안, 주택 대출액 3000만 원은 융자를 승계하는 조건으로 토지 소유자로부터 4000만 원을 추가로 지급 받았다.

과정 단순·시간·경비 절약 ‘장점’

이처럼 교환 거래는 막상 물건 소유주끼리 협상만 잘되면 거래가 수월한 편이다. 게다가 부동산 거래 침체 국면이 장기화하면 맞교환 거래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교환 거래는 대부분 일선 중개업소에서 마지막 거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경기가 좋지 않았던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직후나 2002년 용인, 파주, 광주 등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대형 아파트 소유주들의 교환 의뢰가 잦았었다.

아파트는 부동산 물건 중 환금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교환된 사례가 거의 없었지만 요즘에는 거래 침체 때문인지 교환 시장에 종종 모습을 나타낸다. 그런가 하면 지자체가 보유한 부동산을 교환 물건으로 내놓기도 한다. 수도권 일부 시의 경우 J신도시 내에 팔리지 않은 시 소유 상업용지 12만㎡를 옛 도심 지역의 사유지 상업용지 7만㎡와 맞바꾼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교환 매물은 불경기 때 잘 팔리지 않는 부동산 종목들이 주류를 이루고 간혹 절세용 또는 증여나 상속, 대출 많이 낀 투자용 부동산들이 시중에 나온다. 즉, 매도자끼리 부동산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필요를 느끼지 못해 놀리고 있는 부동산을 처분하고 새로 원하는 부동산을 취득해 서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부동산 거래 방식이다.

요즘 자주 나오는 교환 매물들은 가격이나 면적이 커 환금성이 떨어지는 대형 아파트, 상가, 토지가 주류를 이룬다. 가끔 처분조건부 대출 때문에 제때 팔지 못해 시간에 쫓기는 부동산이나 양도세 비과세 만료일이 다가오는 일시적 2주택자들이 교환 거래를 선호한다. 최근에는 급급매 아파트 중에 교환 매물이 종종 눈에 띈다.

이 외에도 펜션과 모텔, 주유소와 공장, 상가주택과 토지, 연립주택과 아파트형 공장 등 교환의 대상이 되는 부동산은 다양하다. 아파트나 연립주택과 같은 주거 시설을 교환 매물로 내놓을 때는 다주택자가 투자용으로 매입한 경우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처분하는 것이고 상가나 토지, 건물 등을 내놓을 때에는 시세 차익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장기 보유 중인 부동산을 처분하고 싶어 하는 경우여서 부동산 교환이 성사되는 것이다.

‘불공정 교환’ 사례 수두룩해

자신의 물건이 비싸게 보여야 한 푼이라도 더 받아낼 수 있기 때문에 교환 시장은 조금 삭막하다. 게다가 팔려는 매도 업자의 도움 없이 맞바꾸거나 인터넷이나 신문에서 불법 중개업소 광고만 믿고 뛰어들었다가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부동산을 맞교환할 때는 베테랑 중개업자를 내세우는 게 유리하다. 초보자는 쉽게 다른 사람의 말에 동조하는데다 가격 협상에서 밀리기 일쑤다. 고도의 지능범들이 판치는 중개 시장에서 양심적이면서 교환 거래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중개업자를 찾아 의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부동산 맞교환 시 주의할 것 가운데 하나는 시중의 정상적인 시세에 따른 매매가 아닌, 매도자끼리 임의대로 매긴 부풀린 가격에 의해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불공정 교환이 발생할 여지가 높다. 부동산 거래 초보자는 특히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어 거래 사고에 빠질 확률이 매우 크다.

이러한 약점을 이용한 일부 무허가 중개업자는 거래 차익까지 챙긴다. 그래서 교환 전문업자는 ‘형제의 부동산도 거래를 위해 무조건 깎아 내린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다. 그만큼 부동산 가격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무척 어렵다는 뜻일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팔려는 매도자가 중개업자의 도움 없이 교환하거나 신문이나 정보지에서 교환 광고를 보고 뛰어들었다가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교환 거래는 물건과 물건을 서로 맞바꾼다는 거래의 특성상 위험도가 상당히 높다. 따라서 부동산을 맞교환할 때는 교환 전문 중개업자나 객관적으로 가격을 매기는 부동산 전문가를 내세우는 게 유리하다. 경험이 없는 초보 중개업자일수록 부동산 시세나 지식이 어두운 사람이 손해 보는 경우가 많으므로 되도록 공정한 거래를 자문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는 말이다. 만약의 거래 사고를 대비해 허가 받은 업소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교환 매매 대상으로 나온 상당수는 매매 거래가 힘들거나 흠이 많은 부동산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접근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부동산의 가치에 비해 과다한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설정돼 있거나 임차인들이 많아 권리상 하자가 있는 부동산도 있다. 또 거래 계약 후 기존 점유자가 명도(집 비우기)를 거부해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따라서 권리나 물건 상 하자 책임에 대한 단서 조항을 계약서에 빠짐없이 기재해 불이익을 받을 소지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등기부상 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이를 해지할 것인지, 넘겨받을 것인지를 계약서에 명기하고 채무 승계할 채권자가 이를 허락하는지도 본인이 직접 확인해 봐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계약만을 조급하게 서두르거나 재촉한다면 계약 후에도 낭패를 당할 수 있다. 귀찮더라도 중개업자의 말에 의존하지 말고 본인이 직접 현장에 가 하자 등에 대한 실사를 거쳐야 안전하다.

세금 문제도 미리 따져봐야 한다. 교환은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매각하고 다른 부동산을 대체 취득하는 ‘유상 거래’ 행위다. 현금 주고받는 것을 생략했을 뿐 교환도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으로 양도 차익에 대해 양도세를 부담하게 된다. 양도세는 교환 주체별로 계산하고 양도가액은 넘겨준 당시의 시가가 기준이다. 또 새로 취득한 주택 가격의 일정률로 취득세와 등록세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교환은 무엇보다 사람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가진 사람을 찾는다고 해도 가격 협상이 쉽지 않다. 상대방 부동산이 꼭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상가나 아파트 등 매각이 쉬운 물건이라면 일단 교환을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먼저 가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환 대상 물건의 시세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윤재호·메트로컨설팅 대표 metrocst@hanmail.net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09-01-15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