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685호 (2009년 01월 19일)

가격 상승 시작 … 장기 접근 ‘바람직’

가격 상승 시작 … 장기 접근 ‘바람직’
2008년 7월까지만 하더라도 배럴당 150달러를 육박하던 국제 유가가 줄곧 하락하며 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렇게 날개를 잃은 듯이 추락하던 국제 유가가 재비상을 꿈꾸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 중단 발표와 팔레스타인 공격 소식 등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수급 우려로 국제 유가가 1주일 사이 22%(1월 5일 기준) 급등했다. 또한 미 에너지부가 1200만 배럴의 전략 석유 비축분을 구입할 것이라는 발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일일 220만 배럴 감산이 가시화되면서 유가 상승에 힘을 싣고 있다. 유가의 상승으로 인해 비철금속이나 농산물 등 다른 원자재들도 모처럼 기지개를 펴고 있다. 원자재 펀드에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유가, 경기 부양 기대감으로 오름세

국제 유가의 최근 반등은 지정학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러시아가 유럽 가스 공급의 가교 역할을 했던 우크라이나에 대해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됐고 이스라엘 역시 국제 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공습을 지속하면서 중동지역의 원유 공급 불안감을 자극했다. 이로 인해 원유는 물론 대부분의 원자재의 가격이 상승했다.

그러나 단기적인 시각보다 장기적인 전망을 통해 원자재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자재 상승 여건이 다 갖춰지지 않았지만 조금씩 여건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 원자재 시장은 ‘과잉 유동성’과 ‘금융 투자’라는 가수요가 만든 거품이 빠진 이후 현실화되고 있는 ‘수요 감소’를 본격적으로 반영하는 단계였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실수요가 아닌 가수요를 만들어낸 금융자본들이 이탈하면서 ‘생산자 우위’에서 ‘소비자 우위’로 시장이 변함에 따라 원자재 가격의 현재 반등은 단기간에 그칠 우려도 있다. 즉, 소비 감소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이 2009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먼저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의 2008년 12월 자동차 판매가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나타냈다. 자동차 판매 부진은 휘발유 재고 증가로 이어져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또한 원자재 최대 수입국 중 하나인 중국의 11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에 그쳐 최근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의 경우에도 유로 출범 이후 최초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이렇듯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다른 모든 요인들을 압도하며 원자재 가격의 하락 전망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영원히 떨어지는 것은 없다. 반등에 대한 조짐이 유가에서부터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먼저 OPEC가 원유 생산량 감산을 합의했다. OPEC는 장기적으로 유가가 70~80달러 수준으로 회복할 때까지 감산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마도 유가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유가의 투기적 거래 선물 포지션(옵션 포함)의 순매수 전환이다. 2008년 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 압력에 대해 헤지하기 위해 원유에 투자하면서 또 다시 유가를 상승시키는 순환 과정을 거쳤는데 미국의 원유 선물 투기 제한법 등 규제 강화가 본격화되면서 투기적 수요가 급격히 축소돼 투기적 거래 선물 포지션이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3주간 포지션이 순매수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유가의 하방 경직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셋째,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는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시장 전체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새 정부의 신 뉴딜 정책이나 중국의 4조 위안 규모의 경기 부양책과 앞에서 언급한 모멘텀이 맞물려 중·장기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 원자재 가격의 반등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자재 가격의 추가 급락 가능성이 감소하고 중·장기적 상승 모멘텀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말하기엔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원자재 관련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시기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원자재 관련 펀드도 다양하기 때문에 자칫 투자자가 원한 목적으로 구성돼 있는 펀드가 아닌 다른 원자재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원자재 관련 펀드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관련 펀드에 고르게 투자해야 유리

먼저 원자재 관련 기업 투자 펀드가 있다. 이는 주로 원자재 및 에너지 등 천연자원과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를 말한다. 둘째, 파생상품 펀드가 있다. 이는 원자재 관련 펀드 중 가장 먼저 출시된 펀드로, CRB(Comodity Reserch Bearsu) 인덱스나 로저스 국제상품지수(Rogers International Commodity Index) 등 원자재 관련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 또는 원자재(원유, 금, 옥수수) 관련 해외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가 대부분이다. 셋째, 대체에너지 펀드가 있다. 이는 대체에너지의 기술 개발 및 이용, 보급 등 대체에너지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그렇다면 어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은 어느 한 펀드에 집중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중·장기적으로 완만한 상승을 할 수 있겠지만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파생상품 펀드는 원자재 가격 변동과 직결된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원자재 기업 펀드나 대체에너지 펀드와는 다르게 고스란히 가격 상승분이 파생상품 펀드에 반영된다. 그러나 가격 움직임에 따른 타이밍 매수· 매도 전략을 취해야 하는데 일반 투자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즉시 대처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원자재 기업 펀드나 대체에너지 펀드도 같이 투자해야 한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지금 수준에서 안정이 된다면 분산 투자의 힘은 더욱 커질 것이다. 2008년 경제지표의 급격한 악화는 원자재 가격 급락에 따라 왜곡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경제 지표들이 더욱 악화된 모습으로 나타난 측면도 있다는 얘기다. 결국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왜곡된 경제지표 악화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이것이 수요 감소로 이어져 다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된다면 파생상품 펀드는 수익을 낼 수 없을지라도 원자재 가격 안정이 경제 주체의 심리를 안정시키며 원자재 기업 펀드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체가 녹색 성장을 내세우며 바이오 연료, 풍력,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추세다. 이로 인해 대체에너지 펀드 역시 원자재 펀드 안에서의 섹터 펀드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원자재 관련 펀드를 투자할 시 상기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원자재 관련 펀드는 대안 투자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산의 10% 내외를 투자하면서 헤지 수단으로서 원자재 펀드를 활용해야 한다. 원자재 가격이 글로벌 증시와의 상관관계가 비교적 낮은 반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변동성을 지니고 있어 분산 차원에서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펀드의 운용 구조를 파악하고 투자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펀드마다 추종하는 지수가 다르고 투자하는 기업이 다르다. 따라서 원자재 관련 펀드 투자 시 어떤 식으로 운용되는지 각 펀드마다 투자 설명서나 운용 보고서를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셋째, 원자재 섹터는 물론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역시 분산 투자를 통해 더 낮은 위험, 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해야 한다. 2009년 펀드에 투자할 때 선택과 집중보다 언제나 분산의 원칙을 지키면서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 자산을 지켜야 할 때다.

가격 상승 시작 … 장기 접근 ‘바람직’


안정균·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 jkahn@sk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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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01-15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