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항공사는 LCC(Low Cost Carrier), 즉 저비용 항공사로 불리기도 하는 신개념의 항공사다. 저가 항공사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단어이지만 이미 유럽 및 미대륙 항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비교적 정부 규제가 심했던 한국 중국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에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그러나 저가 항공사라는 신개념으로 항공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우리에게 세계적인 경기 침체, 환율 급등, 유가 불안정(지금은 다소 진정됐지만) 등 부정적 요인이 존재하는 현시점이 위기일까, 아니면 기회일까.전문가의 시각으로 부정적 요인을 분석하면 그 이면에 긍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인해 고객들이 항공요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경영 마인드를 실현할 수 있는 저가 항공사에는 쉽게 고객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또한 환율 상승은,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Out-bound) 여행객을 감소시켰지만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인바운드(In-bound) 여행객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엔화 환율이 상승한 덕분에 ‘저렴한 한국 여행’을 즐기기 위한 여행객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중·단거리 인바운드 여행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저가 항공사에는 환율 급등이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세계적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의 2007년 항공 시장 전망 보고(Current Market Outlook 2007)에 따르면 앞으로 20년 안에 아시아 태평양권이 세계 항공 시장의 36%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제작 주문된 항공기 대부분이 중·단거리용 여객기이며 아시아의 밀집된 지리적 특성을 감안하면 저가 항공사가 목표로 하는 중·단거리 노선의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최근 한·중·일 항공 자유협정의 체결이 2010년으로 기정사실화됐다. 비교적 규제가 심해 저가 항공사의 시장 진입이 늦어진 이들 3개국의 항공 시장이 전면 개방됨에 따라 중·단거리 항공 시장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졌다고 할 수 있다. 한·중·일 세 나라의 인구는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15억 명으로 작년 3개국을 오간 항공 승객은 1560만 명에 이르며 영공 개방(Open Skies)이 이뤄지고 나면 항공교통 운송량은 64조 원에서 100조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2010년 이후 한·중·일 3개국 간의 자유로운 항공 승객의 교류는 항공 업계에 엄청난 이익을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국토해양부의 국제선 취항을 위한 규제 완화도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 지난 6월부터 국제선을 운항하기 위한 국내선 운항 기준이 2년 2만 편 이상 무사고에서 1년 1만 편 이상 무사고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제선을 취항할 수 있는 길이 한층 더 가까워진 것이다.하지만 이런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저가 항공사들이 해결해야 할 난제들도 존재한다. 첫째, 참신하고 혁신적인 경영으로 운영비용을 줄여야 한다. 외국의 성공한 LCC 항공사인 이지젯, 라이언에어, 사우스웨스트의 사례를 참고하되 이를 한국적인 상황에 잘 부합하도록 적용해야 한다.둘째, 안전 운항을 보장해야 한다. 작년에 국내의 모 항공사가 운항을 중단한 결정적 이유는 항공기 기종 선택의 실패에서 기인됐다.저가 항공사는 감성적이고 친근한 리더십을 요구한다. 직원들이 비전과 가치를 공유, 회사가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고 튼실한 자기만족이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 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력적인 항공요금에 안전성이 보장된다면 저가 항공사에 큰 기회가 될 것이며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이스타항공 대표이사약력: 1953년생. 1977년 공군사관학교 졸업. 1992년 충남대 경영대학원 석사(국제무역). 1993년 미 행정부 국제통계 연수센터 수료. 2007년 이스타항공 대표이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