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시대 기업 생존전략

유비쿼터스 시대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략은 각 업체마다 자신의 영역에서 얼마나 유비쿼터스의 개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느냐, 또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실현 가능한 기술을 적용해 사업 모델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개인 중심의 맞춤형 통합 서비스 ‘개인화’,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이동성’과 ‘연결성’, 사람과 장비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지능화’, 각 기술과 성능이 융합되는 ‘복합성’ 등이 중요해진다. 이런 특성 때문에 기존 사업 모델과 다른 다차원적인 사업 모델이 발생하게 되며 이런 변화에 눈을 뜨고 있는 기업들에 기회가 돌아가게 된다.유비쿼터스의 의미는 협의적·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광의적으로 해석해 너무 진보적이거나 이상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면 인프라와 소비자들의 인식이 따라오지 못해 사업성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협의적으로 해석해 낮은 수준의 사업 모델을 추진하면 빠른 기술 발전으로 인해 도태될 위험이 있다. 초기 유비쿼터스 모델은 국가·도시·산업을 묶는 광의적인 방향에서 접근됐지만 최근 추세를 보면 한 가지 부문 또는 기능에 집중하고 있으며 비슷한 성격의 연관되는 부문을 묶어 통합되는 추세다. 또 한 가지 부문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은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 부문과 결합해 해외까지 확산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유비쿼터스는 각 국가들이 처한 환경과 문화적 배경 등에 따라 성격이 다른데, 우리나라보다 빠르게 유비쿼터스가 적용되고 있는 해외의 경우에도 성향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과 일본은 유비쿼터스 기술 개발에 다른 방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기술적 비전 제시와 필요한 부문에서의 조기 응용을 강조하는데 반해 일본은 국가 차원의 정책적 추진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미국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토대로 ‘바이오기술(BT)’과 ‘나노기술(NT)’의 응용을 통해 정보기술(IT)을 발전시켜 유비쿼터스를 구현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자국이 보유한 기술력과 자원을 네트워크화해 유비쿼터스를 확산시키는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은 유비쿼터스에 컴퓨팅 및 소프트웨어 부문 강점을 결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일본은 전통적으로 강한 가전제품, 소형 전자 제품 등을 네트워크로 묶어 시너지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반면 우리나라는 2000년 초부터 유비쿼터스 컴퓨팅 및 네트워크 원천 기반 기술 개발 사업 등 정부 차원에서 유비쿼터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공적인 모델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초기 정부 주도 사업 모델에서 삼성전자·SK텔레콤·현대자동차 등 각 부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해당 부문 내에서 사업 모델을 만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각 기업들은 자신의 사업 영역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고도화된 기술 및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낮은 임금으로 무장한 개발도상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갖기 위해서는 이 같은 움직임은 어쩌면 필연적으로 볼 수 있다.우선 시스코·어바이어 등 세계적인 네트워크 기업들은 유비쿼터스 시대에 필요한 네트워크 장비 및 솔루션 시장을 잡기 위해 굵직한 서비스 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다. 특히 기존 유선전화·휴대전화 등을 인터넷 기반으로 바꾸는 IP텔레폰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현재 각 기기별로 구분돼 있는 통신 기반은 인터넷 기반으로 통합되고 바코드의 진화 형태인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태그가 각 제품과 기기 속으로 들어감에 따라 이 기기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내는 통신량은 현재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U시티 정책에 따라 각 지자체가 기존 통신망을 IP 기반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돼 이 시장을 잡기 위해 네트워크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개별 업체로 살펴보면 각 기업들은 기존 사업을 유비쿼터스 환경에 맞춰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부터 방송 수신기로서 정보를 전달했던 기존 TV를 뛰어넘어 인터넷 선이나 USB로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TV 2.0 개념을 도입했다. 특히 야후와 협력해 인터넷을 연결하면 뉴스·날씨·증권정보 등을 TV를 통해 볼 수 있으며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 사진 공유 서비스 ‘플릭커’ 등에 직접 접속할 수도 있다. 또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 홈 네트워킹 기술을 사용해 PC에 있는 콘텐츠도 TV에서 불러올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그동안 화질과 화면 크기로 경쟁했던 기존 TV 업계 경쟁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소니·샤프 등 TV 업체가 경쟁 업체가 아니라 폭스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업체와 경쟁하는 것이다. SK텔레콤과 KT는 현재 휴대전화와 고정식 인터넷 서비스 기반에서 이동이 가능한 휴대 인터넷 부문이 향후 중요해질 것으로 인식하고 와이브로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또 단순히 통신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휴대 인터넷을 통한 결제 서비스, 헬스케어 서비스, 방범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자동차 업체들도 센서를 이용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각 부문에 장착된 센서로 운전자 졸음 방지, 차선 탈선 방지, 추돌 예방 레이더, 자동 주차 기능을 구현했다. 현대자동차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지난해부터 차량 내 멀티미디어 및 정보 서비스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나이키가 운영하고 있는 ‘나이키 플러스’ 서비스는 운동화 안쪽에 센서를 달아 운동을 마치고 PC에 센서를 연결하면 운동량을 체크해 준다. 단순히 개인의 운동량을 체크해 주는 것이 아니라 매일 운동량을 누적해 보여주며 같은 서비스를 받고 있는 전 세계 다른 사람들과 순위를 표시해 준다.유비쿼터스 환경은 글로벌 업체들, 특히 한 분야에서 헤게모니를 갖고 있는 업체에 유리한 환경으로 옮겨가고 있다. 해당 분야의 영향력이 다른 부분과 연계되면서 경쟁력이 높아져 그 자체가 표준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네트워크화와 기존 제품과 개연성은 가구별로 제품이나 서비스가 구별됐던 이전 사업 모델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대표적인 기업으로 애플을 들 수 있다. 애플은 온라인 음악 콘텐츠 서비스인 ‘아이튠즈’를 음원 공급 서비스에서 TV 드라마·영화·오디오북·게임 등을 추가해 콘텐츠 업계 큰손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콘텐츠를 발판으로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 휴대전화인 아이폰, 컴퓨터인 ‘매킨토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애플은 여세를 몰아 교육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전자 교실 솔루션을 구축해 원격 교육을 실시, 지역에 상관없이 원하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아이튠스를 통해 미국 주요 대학의 강의를 공개하는 등 e러닝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유비쿼터스 시대에 국내 기업들은 현재 사업 영역에 국한하지 말고 다양한 업계와 협력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까지 전혀 다른 업종이었다고 하더라도 향후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밑그림을 그린 뒤 과감한 시도를 해야 한다. 유비쿼터스 시대에 시장 기회는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그 기회는 언제까지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이 주도권을 쥘 것이다.이형근 디지털타임스 기자 bruprin@gmail.com